
출범 30주년을 맞았지만, KBL에서는 ‘왕조’라 불릴 만한 팀이 많지 않았다. 왕조의 기준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왕조와 명가를 구분 짓는 기준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핏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기 때문이다.
KBL 출범 후 리핏은 단 두 차례 있었다. 부산 KCC의 전신 대전 현대가 1997-1998시즌부터 1998-1999시즌까지 두 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고,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는 2012-2013시즌을 시작으로 역대 최초의 쓰리핏 위업을 이뤘다. 이 가운데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을 스윕으로 장식할 정도로 압도적인 면모를 자랑했다.
이후에는 어느 팀도 리핏을 이루지 못했다. 안양 KGC(현 정관장)가 2020-2021시즌 ‘퍼펙트텐’ 달성 후 2021-2022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KGC의 리핏을 가로막았던 서울 SK 역시 2021-2022시즌 통합우승에 이어 2022-2023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지만, 트로피를 따내진 못했다. KGC와의 시리즈에서 3승 2패 우위를 점했지만, 6차전 막판 다 잡았던 승기를 넘겨준 게 화근이 됐다.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KCC는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을 병행하며 올 시즌을 소화한다. 주전과 벤치 전력의 차가 큰 팀일수록 체력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KCC는 2024-2025시즌 EASL에서 1승 5패 B조 최하위에 그친 바 있다.
당시 코치로 EASL을 치른 바 있는 이상민 감독 역시 “KBL 일정이 빡빡한 편이다 보니 힘든 일정이긴 하다. 그래도 KBL을 대표해서 출전하는 만큼 집중해서 임해 좋은 결과로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B리그에서 온전히 한 시즌을 치러야 하는 송교창과 달리, 최준용은 복귀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도 KCC가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미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게 우선이겠지만, 만약 최준용이 돌아온다면 KCC는 충분히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 소용돌이를 일으킬 만한 전력을 갖추게 된다. 건강한 최준용과 함께하는 KCC의 위력은 최근 두 차례 우승을 통해 이미 증명이 됐다.
KCC는 각 팀 감독들로부터 우승 후보로 지목됐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한 표도 받지 못했다. 부담을 덜어내고 맞이하는 시즌이 됐지만, 목표 의식만큼은 여전히 뚜렷했다.
이상민 감독은 “지난 시즌에 ‘슈퍼팀’, ‘우승 후보 0순위’라는 평가를 받아 부담이 컸다. 올 시즌은 즐거운 농구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6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0%의 기적’을 만들었는데 그것보단 조금 더 높은 순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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