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수원/홍성한 기자] 승리에도 이현중은 웃지 않았다. 오히려 냉정하게 경기력을 돌아봤다.
니콜라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31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7 FIBA(국제농구연맹)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윈도우4 F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85-72로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4승 4패가 되며 F조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에이스 이현중의 존재감이 빛났다. 25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승리에 앞장섰다.
그러나 이현중의 평가는 냉정했다. 13점 차 승리에도 만족보다는 반성이 먼저였다.
이현중은 “승리 자체는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경기였다. 사우디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력으로 봤을 때 우리가 30~40점 차로 이겼어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승리했다고 안주할 게 아니라 ‘도대체 뭐가 문제지?’라고 생각하면서 반성해야 할 시기다. 모두가 그래야 한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나를 포함해 선수들이 반성해야 할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승리 과정에서 적지 않은 과제를 노출했다. 3쿼터까지 64-51로 앞섰지만 4쿼터 초반 사우디에 추격을 허용했다. 4쿼터 스코어는 21-21. 앞선 경기에서 계속됐던 마지막 10분의 불안함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이현중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상대가 흐름을 탈 때 급박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계속 4쿼터 경기력이 좋지 않다. 슛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자신 있게 던져야 한다. 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서로 살려주고, 잘라주는 움직임을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수에 걸쳐 보완해야 할 점도 짚었다. 이현중은 “아직 너무 단조로운 부분들이 보였다. 감독님도 감독님이지만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이 더 냉정하게 경기해야 한다. 공격이 단조롭기도 하고 수비에서도 선수들의 1대1 수비가 아직 부족하다. 상대에는 귀화선수를 비롯해 큰 빅맨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도와줘야 하는 부분도 많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누구 한 명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과 스태프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우리는 높이가 낮기 때문에 윙맨들도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한다. 고쳐야 할 부분이 많지만 무조건 고칠 것이다.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풀어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현중 개인적으로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NBA 구단 미니캠프 참가를 위해 미국을 다녀온 뒤 대표팀에 합류했고, 곧바로 레바논 원정까지 소화했다. 한국과 미국, 레바논을 오가는 강행군이었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인 만큼 이를 이유로 들지 않았다.
이현중은 “이동 거리는 다 핑계다. 사우디도 이동했고 우리도 이동했다. 내가 여기저기 다닌 것도 내가 선택한 일이다. 힘들다고 해서 코트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컨디셔닝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경기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핑계를 대면 안 된다. 그만큼 컨디션을 더 잘 조절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시선은 아시안게임으로 향한다. 대한민국은 필리핀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일본으로 이동한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이현중은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발전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는 뜻이다. 지금은 더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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