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참여 어려울 듯”…WNBA서 달라진 역할, 박지현 “1분 1초가 중요하게 느껴져”(일문일답)

홍성한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1 14: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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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익숙했던 환경을 떠난 박지현(LA 스파크스)은 어느덧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2018-2019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아산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박지현은 일찌감치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24년 우리은행을 떠난 뒤 호주와 뉴질랜드, 스페인에서 경험을 쌓았고, 올 시즌에는 꿈의 무대 WNBA를 누비고 있다.

많은 출전 시간을 책임졌던 국내에서와 달리 이제는 벤치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위치다. 짧게 주어진 시간 안에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새로운 역할과 환경에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박지현은 11일(한국시간) 국내 언론과 화상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갖고 현지 생활과 달라진 역할, 대표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음은 박지현과의 일문일답이다.

Q.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현재 몸 상태와 팀 적응 정도는?

확실히 초반보다는 많이 적응한 것 같다. 팀원들과도 잘 지내고 있고 몸 상태도 시즌을 치르면서 계속 좋아지고 있다. 현재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Q. 그동안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갔는데 WNBA에서는 벤치에서 출발해 식스맨 역할을 맡고 있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시즌 초반에는 어려움도 있었고 사실 지금도 여전히 적응해야 하는 과정에 있다. 그 안에서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날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코트에 나설 수 있는 순간 자체가 너무 감사해졌고 1분 1초가 정말 중요하게 느껴졌다.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을 때 보여주는 모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코트 밖에서도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됐다. 그러면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WNBA에서는 경기에 뛰는 것 외에도 훈련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많다.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6월 18일 미네소타전에서 13점(한국인 최다), 8월 3일 포틀랜드전에서 12점 등 두 차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우리 팀에는 공격을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공격에서 욕심을 낼 수도 있겠지만 처음에는 수비와 궂은일, 그리고 코트에 들어갔을 때 팀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역할을 조금씩 해내면서 더 하고 싶은 것들이 생겼다. 처음에는 수비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벤치에서 나갔을 때 공격에서도 더 해줘야 팀에 플러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더 좋은 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 

 


Q. WNBA에서 뛰며 느낀 자신의 경쟁력과 보완해야 할 점은?

보완해야 할 점은 많다. 수비와 공격, 디테일까지 모든 면에서 발전해야 한다. 그래도 여기에서 뛰면서 한국에서 배웠던 수비나 기본기가 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한국에서 뛸 때는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여기에서는 기본적인 플레이로 팀에서 칭찬도 많이 받고 있다. 경기에서도 크게 구멍이 되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그게 내 장점이라는 걸 알게 됐고 앞으로 더 극대화하고 싶다.

Q. ‘내가 빅리그에 있구나’라고 실감하는 순간은?

경기에 나설 때, 체육관에 들어설 때마다 느끼는 것 같다. 경기장이 압도적으로 크고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나도 첫 시즌이기 때문에 매 경기 나설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Q. 린 로버츠 감독은 어떤 지도자인가?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하는 분이다. 개인적으로 놀랐던 건 경기에 졌더라도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면 잘했던 점을 많이 이야기해주신다는 것이다.

경기에서 지면 안 좋았던 것만 이야기할 수도 있는데 항상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을 함께 짚어주신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많이 신경 써주시고, 개개인이 어떻게 생활하고 팀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플레이하는지도 유심히 보는 분인 것 같다.

Q. 아시안게임 출전과 관련해 소속팀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나?

WNBA는 월드컵 브레이크가 정해져 있어서 그 부분은 조율이 돼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아시안게임은 WNBA 시즌 막바지와 겹친다. 에이전트와 구단이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아무래도 아시안게임은 참여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Q. 앞으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바라면서 도전한 건 아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했다. 그런데 그걸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내가 바라는 건 이런 모습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처음 도전할 때는 WNBA 선수가 된 모습을 많이 상상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 그 순간에 와 있다. 여기에서 더 성장하고 이 무대에서 오래 뛰면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전하고 싶다. 그런 사람이자 선수로 계속 나아가고 싶다.



Q. 김정은(은퇴)이 미국에서 약 한 달 동안 함께 생활했다.

정은 언니가 와서 정말 좋았다. 힘도 많이 됐고 같이 있으면서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었다. 우리은행 시절에는 방장과 방졸로 만났는데, 미국에서 함께 원정을 다니며 새로운 경험도 하고 추억도 많이 만들었다.

정은 언니가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기분이 조금 가라앉아 있고 예전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심스럽게 물어봤는데 은퇴 후 조금 힘들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여기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운동하는 것도 보고 경기도 보러 오면서 점점 생기가 생기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언니에게 다시 좋은 에너지를 준 것 같아서 기분 좋고 행복했다. 거의 4주 정도 함께했는데 즐거운 시간이었다.

Q. 시즌 종료 후 오프시즌 계획은?

WNBA에 오면서 감사하게도 오프시즌과 관련해 좋은 오퍼를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결정을 잘해야 하는 문제다. 나는 WNBA를 메인 시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프시즌 선택이 중요하다. 에이전트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WNBA에서는 가능한 오래 뛰면서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싶다.

매니지먼트사 에픽스포츠 관계자 : WNBA에서 활약하면서 아시아나 유럽 등 다양한 클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아직 결정한 것은 없고, 모든 오퍼를 검토해볼 계획이다. WNBA가 메인이기 때문에 이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선택할 것이다. 아마 한 두달 안에는 결정될 것 같다.

Q. 월드컵을 앞둔 각오는?

개인적으로 책임감이 더 많이 생겼다. 이전과 달리 선수들과 함께 준비하는 시간 없이 독일에서 바로 합류해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점은 조금 걱정된다.

여기에서의 출전 시간이 대표팀과 비교하면 적기 때문에 체력도 개인적으로 잘 준비해야 한다. 소속팀과 대표팀의 스타일도 달라 감독님과 연락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기에서도 항상 대표팀의 일원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



Q. WNBA의 시설이나 훈련 시스템에서 가장 놀란 부분은?

하나만 꼽기 어렵다. 해외에 처음 도전했을 때 호주나 스페인에서는 오히려 한국의 시스템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WNBA에 와보니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

경기장 규모와 팬들, 선수들을 위한 식단부터 웨이트 프로그램, 경기 전 스카우팅 미팅까지 체계적이다.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날 어떤 점을 신경 써야 하는지 먼저 짚고 시작한다. 선수별 맞춤 훈련을 담당하는 코치들도 따로 있어 부족한 점에 맞춰 개인 훈련을 진행한다.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뛰어난 선수들과 이런 환경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는 게 가장 좋다. 그게 내가 가장 바라왔고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Q. 가장 친하게 지내는 동료와 가장 많이 배우는 선수는?

지금은 케이트 마틴과 가장 친하게 지내고 있다. 특히 벤치 멤버들과 공감되는 게 많다. 겪고 있는 어려움이 비슷하고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은 추가 훈련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함께 보내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선수는 네카 오구미케다. 경기에 이기든 지든 기복 없이 한결같다. 기분 좋은 티도, 안 좋은 티도 크게 내지 않고 리더십도 좋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케이트 역시 나보다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면서 더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에너지가 좋다.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항상 준비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많이 배운다.

Q. 시즌을 치르면서 현지 팬들의 반응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나?

처음 경기장에 나섰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큰 호응을 받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첫 시즌이기도 하고 아시아 선수가 코트에 나가는 게 흔한 상황이 아니다 보니 ‘저 선수는 누구지?’ 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코트에 나설 때마다 응원하는 소리가 크게 들리고, 사이드라인이나 엔드라인에 있을 때도 이름을 불러주신다. 이제 팬들도 나를 팀의 일원으로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

#사진_점프볼 DB,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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