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최초는 PBA지만 최고는 CBA’ 중국이 아시아 정상을 지키는 자세

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5 0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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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아시아 최고의 프로농구리그를 꼽는다면? B리그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CBA는 여전히 많은 관계자로부터 이 질문에 대한 지지를 받는 리그일 것이다. 멍크 바터, 왕즈즈, 류웨이, 야오밍, 이젠리엔 등 수많은 자국 스타부터 NBA의 슈퍼스타에 이르기까지. CBA는 전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리그 운영에 더해 ‘CBA 2.0’까지 가동, 아시아 최고의 프로농구리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최초는 아니지만 최고의 리그
아시아 최초의 프로농구리그는 1975년 출범한 PBA(필리핀)다. 중국프로농구리그 CBA(Chinese Basketball Association)는 그로부터 20년 후인 1995년 설립했고, 1995-1996시즌에 출범했다. 이어 중국신농구리그(CNBA)라는 또 하나의 리그도 치러졌지만, 1996-1997시즌만 운영된 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재의 CBA는 20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팀별 정규시즌 42경기를 치러 12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우승을 가린다. CBA를 거쳐 NBA에 진출했던 이젠리엔의 친정 광동 타이거스가 가장 많은 11차례 우승을 차지했으며, 상하이 샤크스는 야오밍의 친정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인지도가 높다. NBA 팬들 사이에서 방출 위기에 놓인 선수를 두고 “상하이 샤크스로 가자!”라는 밈이 유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상하이는 야오밍이 NBA에 진출하기 직전 한 차례(2001-2002시즌) 우승한 게 전부다.

CBA는 출범 시기만 놓고 보면 1997시즌이 원년 시즌인 KBL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리그의 규모나 수익은 양 국가의 인구수만큼이나 차이가 크다. CBA는 2026년 7월 기준 전 세계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수익성이 가장 큰 프로리그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농구리그 가운데에는 NBA(3위)-유로리그(19위)에 이어 3위다.

NBA 스타들의 CBA 러시
CBA가 단순히 중국 땅이 넓거나 인구수가 많아서 리그의 인기, 수익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이런 접근이라면 인도 프로농구가 중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참고로 인도 최초의 프로농구리그 UBA는 2015년 출범해 2017년 사라졌고, 2021년 새로운 리그 INBL이 출범했다.

CBA는 출범 초기부터 지향점이 명확했다. 아시아 최고를 넘어 세계 무대에 견줄 수 있는 농구리그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1998-1999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NBA처럼 쿼터별 12분, 6파울 아웃 제도를 시행했고 경기 자체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경기력의 완성도를 높이는 치트키, 바로 외국선수 제도였다. CBA는 군인으로 선수단을 구성해 2020년까지 운영됐던 빠이 로케츠를 제외한 모든 팀이 외국선수를 보유해 왔다. 이름값이 높은 NBA 출신 선수들도 대거 CBA 무대를 밟았다.

‘동티맥 서코비’라 불리는 등 한때 코비 브라이언트의 라이벌로 꼽혔던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를 비롯해 길버트 아레나스, 스티브 프랜시스, 케년 마틴 등 올스타 출신들이 CBA에서 뛴 경험이 있다. 스테판 마버리는 베이징 덕스를 3차례 우승으로 이끄는 등 여전히 CBA 역대 최고의 외국선수로 불리고 있으며, 구단에서 동상을 세울 정도로 위상이 자국 선수 못지않게 높다.

이처럼 CBA가 이름값 있는 외국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배경은 적극적인 투자에 있었다. 2025-2026시즌 기준 CBA 외국선수 연봉 상한선은 425만 달러(약 63억 원)였지만, 추가 세금을 지불하면 상한선을 넘어선 계약도 가능했다. 또한 과거에는 샐러리캡을 도입했으나 NBA 출신 선수는 예외로 규정,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 특급 외국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한 적이 있었다.

발 빠른 움직임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CBA 팀들은 NBA가 직장 폐쇄 여파로 2011-2012시즌 개막 시점이 불투명한 틈을 타 JR 스미스, 윌슨 챈들러 등 NBA 선수를 대거 영입했고, NBA가 개막하더라도 반드시 한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는 조항도 추가했다. CBA가 단기간에 NBA 스타를 대거 영입할 수 있는 배경이었다.

이처럼 외국선수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CBA는 차기 시즌을 맞아 외국선수 제도에 또 한 번의 변화를 택했다. 연봉 상한선을 상위 4개 팀 기준 최대 500만 달러로 늘렸고, 팀별 외국선수 교체도 최대 6번까지 가능하다. 이미 KBL보다 경쟁력 있는 외국선수들이 뛰고 있는 리그의 팀들이 더 높은 수준의 외국선수를 영입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CBA 2.0’ 가동
야오밍은 2020년 점프볼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중국은 1억 5000만 명이 넘는 코어 팬, 4억 8000명 이상의 캐주얼 팬을 지녔다. 전국에 걸쳐 90만 개가 넘는 코트를 지녔을 정도로 저변이 넓다”라고 말했다.

CBA 역시 앞서 언급했듯 선수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시설이라는 측면에서의 투자는 인색했던 게 사실이다. 과거 KBL, CBA에서 모두 뛴 경험이 있었던 애런 맥기는 “개인적으로는 KBL이 훨씬 프로페셔널한 리그였다. 선수를 프로답게 대우해 줬다. 내가 뛰었던 팀(신장 플라잉 타이거즈)은 난방시설을 틀어주지 않아서 장갑을 끼고 훈련할 정도였다. 숙소도 깨끗하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다만, 과거의 일일 뿐이다. CBA가 오랫동안 아시아 최고의 프로농구리그로 군림하는 사이, B리그는 짧은 기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이미 KBL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차기 시즌에는 리그의 규모를 키운 프리이머리그도 도입한다. 약 10년 전 ‘아시아 최고의 프로농구리그는?’이라고 질문했다면 누구라도 CBA를 가장 먼저 떠올렸지만, 최근 들어서는 B리그를 꼽는 이들도 꽤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위기의식을 느낀 CBA 역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한 프로리그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CBA는 2020년 ‘CBA 2.0’이라는 플랜을 세우고 코트, 좌석, 조명, 음향 시스템 등 경기를 진행하는 데에 필요한 외적 요소를 업그레이드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중국의 국가 기관방송 CCTV를 비롯해 미구(MIGU, 중국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 텐센트, 알리바바 등 미디어 파트너들과 손잡으며 새로운 5G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게임 시청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언제나 팬들이 최우선이라는 마음으로 팬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게 야오밍의 설명이었다.

이를 토대로 CBA는 출범 후 누적 TV 시청자 약 7억 명, 디지털 플랫폼 순수시청자 약 4억 명 시대를 열며 중국인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프로리그로 자리매김했다.

사라진 교류
다만, KBL을 비롯한 동아시아 팀들과의 교류가 점점 줄어드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대표적인 이벤트가 2004-2005시즌에 도입해 양 국가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한중 올스타게임이었다. 양 국가를 오가며 1경기씩 치렀던 한중 올스타게임은 2006-2007시즌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마지막 올스타게임에서 KBL 올스타가 2연승했다. KBL 올스타가 중국에서 열린 경기에서 이겼다는 건 자존심이 센 CBA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국에서 열렸던 경기에 대해선 편파 판정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라는 게 당시 KBL 관계자의 회고였다.

동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EASL(동아시아슈퍼리그)도 마찬가지다. EASL과 CBA는 출전과 관련해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EASL이 중계권, 스폰서 등 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CBA 팀들의 합류가 필요하다는 건 분명한 바다. EASL CEO 헨리 케린스는 “궁극적으로는 CBA 팀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멀리 내다봤을 땐 CBA 팀들까지 참가하게 되면 최대 16개 팀까지 경쟁하는 리그가 된다. 그렇게 된다면 EASL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_점프볼DB(문복주, 유용우 기자), KBL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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