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KB스타즈는 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썸과의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70-61로 승, 인천 신한은행과 공동 4위로 올라섰다.
특별한 이벤트와 함께 거둔 승리였기에 의미도 배가됐다. KB스타즈는 1980년대 농구대잔치 분위기를 재현해 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이벤트 ‘Retro Night, KB STARS the Red’를 진행했다.
‘젊은 그대’, ‘빙글빙글’ 등 1980~19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곡이 체육관 안팎에 울려 퍼진 가운데 선수단은 실업 시절을 재현한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다. 또한 농구대잔치 우승을 이끌었던 전설들을 초대, OB와 YB가 함께하는 코너도 진행해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KB스타즈는 2023~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고현지를 지명한 직후부터 레트로 행사를 기획했다. 익히 알려졌듯, 고현지의 어머니는 1980년대 국민은행과 여자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조문주다. “다른 종목에서는 레트로 행사가 진행되는 걸 봤는데 WKBL에서는 없었다. 우리 팀은 (고)현지의 어머니가 국민은행 출신이기도 해서 더욱 적극적으로 기획할 수 있었다”라는 게 KB스타즈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또한 KB스타즈는 올 시즌을 맞아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와 공식 후원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프로스펙스는 조문주가 활약할 당시 국민은행의 유니폼을 만든 제작사였다. 유니폼을 비롯해 훈련용 의류 등 용품 일체를 후원하는 후원사와는 역할 차이가 있지만, 국민은행과 KB의 역사를 관통하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1981년부터 1994년까지 국민은행의 마스코트는 까치였다. 1980년대에 ‘까치은행’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국민은행과 까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농구단의 엠블럼 역시 여기서 착안해 제작됐으며, 실업 시절 국민은행의 별명도 ‘까치군단’이었다.
KB스타즈의 연고지 청주의 시조 역시 까치다. KB스타즈는 시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22~2023시즌에 까치를 상징하는 블랙, 날개를 그래픽 패턴으로 구현한 디자인의 시티에디션을 제작하기도 했다.
KB스타즈 관계자는 “까치는 설날, 길조의 의미를 담고 있어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열린 홈경기의 레트로 행사와도 어울린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팀의 역사를 잇는 모녀부터 후원사, 시조에 이르기까지 삼박자가 완벽히 이뤄지며 레트로 행사도 더욱 풍성하게 채워질 수 있었던 셈이다. KB스타즈는 이를 기념해 국민은행 시절 까치 엠블럼이 새겨진 핀버튼을 관중들에게 선착순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KB스타즈는 조문주를 비롯해 공현자, 허영미, 박정숙, 신기화를 초청했다. KB스타즈가 보관하고 있던 사료 속 우승 멤버 5명이었다. KB스타즈는 이들의 역사를 계승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아 팀 내에서 나이가 어린 5명의 신예를 레트로 행사 모델로 선정, 이미지 및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하프타임에는 국민은행 전설들이 홈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아무래도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이는 조문주였다. 마이크를 잡기 전부터 박수가 쏟아졌고, 조문주는 “고현지 엄마 조문주입니다”라며 화답했다.
조문주는 “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 너무 기뻤다. 덕분에 오랜만에 모여 연락처도 주고받을 수 있었다. 나도 허영미, 신기화는 은퇴 후 처음으로 봐서 너무 반가웠다. 다들 ‘우리에게 이런 기회가 오다니…’라는 마음으로 경기장에 왔다”라고 말했다.

조문주는 “(이)강희는 KBL 경기가 있었는데 일정까지 바꿔서 왔다. KB스타즈에서 감사하게도 호텔까지 마련해 줘서 총 8명의 멤버가 1박을 함께하며 시간을 보냈다. 언니들과 이번 기회에 2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자는 약속도 했다. 임영보, 김태환 선생님도 함께했으면 의미가 더욱 큰 행사가 됐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애정을 듬뿍 담아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봤지만, 조문주를 비롯한 국민은행 전설들에겐 걱정거리도 있었다. 큰 의미가 있는 행사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순위 경쟁 중인 KB스타즈가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언니들과 함께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우리들의 기운을 받아서 이겼으면 하는데 왜 이렇게 불안하게 경기를 시작했던 건지…. 후배들이 더 힘을 내서 꼭 이겼으면 한다. 그래야 구단에서 우리 외에도 은퇴한 선수들을 초대하는 행사를 또 할 수 있지 않겠나.” 조문주의 말이었다.
선배의 염원이 전달됐던 걸까. 1쿼터 개시 후 6분간 2점에 그쳤던 KB스타즈는 이후부터 화력을 발휘, 역전승을 따냈다. 강이슬은 올 시즌 개인 최다인 28점 3점슛 6개로 활약하며 행사를 더욱 빛냈다. 경기 종료 후에는 국민은행 선배이자 삼천포여고 시절 스승이었던 박정숙과 중계방송사 인터뷰도 진행했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 역시 “사무국이 대단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팬들에게도, 전설들에게도 큰 추억을 선사했다. 선배들을 보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최고의 마케팅이었다. 우리 선수들도 KB스타즈 소속이라는 데에 더 자부심을 갖고 뛰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선배들은 행사를 빛내기 위해 먼 걸음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왔고, 후배들은 승리로 보답했다. 또한 KB스타즈가 승리 후 쏘아 올린 축포 역시 이날만큼은 노란색이 아닌 붉은색이었다. KB스타즈가 야심 차게 기획한 WKBL 최초의 레트로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