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홍지일 인터넷기자] 부산 BNK는 이번 시즌 여자농구의 핫 이슈였다. WKBL 출범 후 처음인 부산 연고 팀의 창단, 코칭스태프 전원 여성으로 구성 등 여자농구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신생팀인 만큼 각오도 대단했다. 미디어데이에서 당당하게 포부를 밝히며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과 라이벌을 선언했다. 당장 우승을 노릴 순 없겠지만, 외국선수 1순위 다미리스 단타스를 포함해 국내선수들의 로스터를 보면 플레이오프 싸움을 해볼 충분히 해볼만 했다. 이미 2018-2019시즌 정상일 감독 체제 하에서 가능성을 보이며 시즌을 4위로 마쳤기에 이번에도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전망됐다.
하지만 '썸'은 쉽게 타지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5연패 하며 창단 첫 승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 개막한지 한 달이 지난 11월 29일, BNK는 용인 원정에서 삼성생명을 상대로 창단 첫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5라운드가 시작한 현재, BNK는 6승 15패로 최하위에 위치했다. 3위를 하기 위해서는 남은 9경기에서 최소 7승 이상 거둬야 한다. 사실상 플레이오프권은 어려워졌지만, 아직은 아쉬워하기 이르다. 다른 5개 구단에게 BNK는 매우 껄끄러운 상대다. 이미 우리은행과 KB스타즈를 모두 격파한 경험이 있을 만큼 잘 풀리는 날에는 엄청난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남은 9경기에서 BNK는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춧가루 부대로 끝날 수도 있지만, 부산 팬들은 끝까지 BNK가 봄 농구를 향해 뛰는 신생팀의 모습을 바랄 것이다.
주목할 기록 : 2쿼터 악몽, 쿼터 평균 14.1점
유독 2쿼터만 되면 약해졌다. BNK는 2쿼터 평균 14.1득점으로 6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저조한 득점력을 보였다. 이 부문 1위 삼성생명(19.3점)과 비교하면 5점 이상 낮으며 5위 우리은행(17점)보다도 3점 가까이 차이가 났다. BNK가 치른 21경기 중 2쿼터에 상대보다 더 많은 득점을 넣었던 경우는 고작 4번에 불과했다. 매 경기에서 2쿼터 흐름을 내주니 후반전을 어렵게 운영할 수 밖에 없었다.
외국선수가 2쿼터에는 뛸 수 없는 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BNK는 단타스에게 많이 의존하는 공격을 보여왔다. 안혜지가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살림꾼으로 떠올랐지만, 단타스가 없는 포워드라인에서는 안혜지가 살려줄 수 있는 동료가 없었다. 진안과 구슬이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기에 매 경기 꾸준하게 풀어줄 스코어러가 없었다.
10월 26일 아산에서 우리은행과 상대해선 2쿼터에 고작 4득점에 그쳤다. 반면 우리은행에게 23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뺏겼다. BNK의 국내선수 해결사 부재가 가장 단적으로 드러났던 경기였다.
MVP : 득점'도' 잘하는 안혜지
지난시즌 어시스트왕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할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은 안혜지. 이번 시즌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슛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던 안혜지는 많은 연습을 통해 단점을 극복해냈다.
가장 많이 변화한 점은 3점슛 성공률. 2018-2019시즌 26%에 불과했던 3점슛 성공률이 이번 시즌 38%까지 올랐다. 전반기 한 때 3점슛 성공률 1위를 달릴 정도로, 더 이상 안혜지의 3점슛은 상대가 노마크로 절대 놔둘 수 없다. 안혜지는 외곽슛과 함께 야투성공률, 자유투성공률도 10% 이상 오르며 득점력에 물이 오른 모습을 보였다.

최고의 순간 : 창단 첫 승, 그 짜릿한 순간
1라운드에서 5전 전패를 당한 BNK, 2라운드 첫 상대는 삼성생명이었다. BNK는 1라운드 때와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무엇보다 외곽슛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안혜지가 4개, 노현지가 3개의 3점슛을 꽂으며 득점력 대결에서 우위를 보였다. 삼성생명에게 리바운드를 더 허용했음에도(26-35)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수비도 좋았다. 1라운드에선 김한별과 카이저에게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허용했지만, 이번 맞대결에선 도합 13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2쿼터에는 상대 선수 중 가장 신장이 큰 배혜윤에게 3점만 허용했고, 높이의 열세는 빠른 스피드로 극복해냈다. 1쿼터 22-19로 앞선 상황에서 2쿼터에 밀리지 않자, BNK에게도 달콤한 첫 승이라는 선물이 찾아왔다.
아쉬운 순간 : 개막전 패배 (vs 하나은행)
BNK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개막전으로 가고 싶을 것이다. 개막전이 열렸던 10월 18일, 창단 뒤 첫 경기를 치르는 BNK는 하나은행을 상대로 다 잡을 뻔한 경기를 놓쳤다.
포스트에서 하나은행을 압도했다. 리바운드 갯수는 41-35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공격리바운드를 무려 16개나 잡아냈다. 4번 포지션으로 나선 진안은 상대 골밑을 헤집고 다니며 16득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많은 활동량 덕분에 BNK는 무려 85번의 야투 시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외곽슛이 너무나 부진했다. 하나은행(22개)보다도 많은 25개의 3점슛 시도를 했지만 단 3개만 성공시켰다. 반면 하나은행은 22개를 던져 13개, 59%의 적중률을 보였다. BNK는 완벽한 제공권 장악, 어시스트 우위, 턴오버도 2배 가량 적게 했지만 외곽슛 난조로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만일 이 경기를 정상적으로 BNK가 승리로 가져갔다면 어땠을까. 시즌 판도의 많은 것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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