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호중 인터넷기자] 총체적 난국이다.
NCAA 전설이 반 시즌 만에 사임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19일 존 빌라인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5년 계약을 맺은 빌라인 감독은 첫 시즌을 채우지도 못하고 감독직에서 내려왔다.
경질이 아닌 자진 사퇴 개념이다. 경질을 당하면 잔여 연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빌라인 감독은 이를 포기하고 감독직에서 급하게 내려왔다.
팀을 떠나는 것에 있어서 다급함을 넘어서 절박함이 보일 정도다. 과연 성적 부진이 사임 이유일까? 빌라인 감독은 감독직에만 45년 가까이 있었다. 현재 NBA에서 경력상 그렉 포포비치 감독을 제외하면 그를 따라올 이는 없을 정도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리빌딩 팀 첫 해 전반기 성적을 보고 사임한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차근차근 팀을 이끈다는 것이 훨씬 상식적인 시나리오다.
빌라인 감독은 클리블랜드에서 답답함을 넘어서 비참함을 느꼈다고 한다. 프런트와의 소통은 전혀 안 됐고, 선수들은 그를 철저하게 불신했다. 팀의 베테랑(트리스탄 탐슨)이 그에게 싸울 듯이 달려들면서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전 세계에 중계되었다. 백발 감독의 심정이 어느 정도 이해되는 상황.

프런트의 기형적인 코치 선임이 사단의 시작
구단은 빌라인 감독을 보좌할 코치로 JB 비커스태프를 영입했다. 공개된 명분은 "풍부한 NBA 경험으로 대학 리그 출신 감독의 적응을 돕기를 기대한다"였다.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클리블랜드는 비커스태프의 미래 감독직을 보장하고 그를 코치로 선임했음이 보도 자료를 통해 공개되었다. 구단은 감독직 계승 계획을 꾸렸다고 한다. 언젠가는 비커스태프가 빌라인 대신 감독직에 오를 것을 기대하고 그를 선임한 것.
비상식적이다. 감독에게 전권을 실어줘도 성공 여부를 모르는 곳이 NBA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은 코치가 감독을 흔들 수 있는 전적인 힘을 실어줬다. 비커스태프로서는 빌라인이 보장받은 5년 계약을 잘 마치면 본인이 감독에 오르는 시점이 늦어진다. 감독을 잘 보좌하는 일이 본인의 승진을 늦추는 것이 되었다.
빌라인 감독은 많은 NCAA 선수들의 은사며, 미시간 대학 시절 선수들과 공개된 트러블은 전혀 없었다. 되려 아주 존경받으며 선수들 리쿠르팅에 도가 튼 이였다. 이런 그가 클리블랜드에 오자마자 본인의 장점을 완전히 잃고 불신의 아이콘이 된다?
선수-감독 사이 교두보 역할을 해야 되는 수석 코치가 팀을 얼마나 흔들었을지에 주목해보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시작은 구단의 비상식적인 감독직 계승 계획이었다.

비커스태프가 빌라인보다 나은 점이 있는가?
클리블랜드의 감독직 계승 계획도 촌극이다. 하지만 더 웃긴 것은 감독직 계승의 주객이다. 차라리 비커스태프-빌라인 계승 계획이었다면 최소한 구단 운영의 목적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커스태프의 커리어는 안 좋은 의미로 화려하다.
그가 첫 번재 감독직에 오른 것은 2015-16시즌. 케빈 맥해일 감독이 사임하면서 그는 휴스턴 로켓츠의 감독 대행으로 올라섰다.
그는 공격력의 대명사 제임스 하든을 데리고 수비 농구를 펼쳤다. 결과는 화려한 1라운드 퇴장. 5차전까지 진행된 1라운드 시리즈에서 휴스턴의 득점은 78-106-97-94-81점이었다.
이는 그의 마지막 플레이오프 경력이었다. 이후 2017-18시즌 감독 대행으로 부임한 그는 2할 승률(15승 48패)을 기록했다. 2018-19시즌에도 경쟁력 없는 농구를 펼쳤다.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화려한 경력을 꼽으라면 탱킹에 힘써 멤피스의 미래 자 모란트 영입을 도왔다는 것일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런 그에게 확실한 미래를 보장했다. 이와 동시에, 단기전 전술에 특화되어 있는 NCAA 명장 빌라인은 언젠가 내칠 존재로 영입했다.
차라리 멤피스의 자 모란트 영입 모델을 염두에 두고 탱킹 전문가 비커스태프를 먼저 기용한 다음에 유망주를 수혈, 기반을 다지고 빌라인을 선임했다면 최소한의 납득은 될 것이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빌라인-비커스태프 계승 계획을 꾸렸다. 쉽사리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섹스턴-갈랜드가 코어인 팀
2018 드래프트, 클리블랜드는 콜린 섹스턴을 영입했다. 그는 시야가 좁지만, 공격력에는 확실한 강점이 있는 듀얼 가드였다. 준수한 자원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리고 1년 뒤 2019 드래프트에서 클리블랜드는 대리우스 갈랜드를 영입한다. 경기 운영보다는 슈팅에 장점이 있는 선수다.
놀랍도록 똑같은 유형의 선수들, 시너지가 날 수 없고 서로의 장점은 죽이고 단점만 부각시켜 주는 유망주 둘을 클리블랜드는 팀의 코어로 낙점했다. 성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신인 영입이다.
빌라인 감독은 반 시즌 동안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최선의 레시피를 고안하려 노력했다. 연습 경기에서는 섹스턴을 주전으로 기용하고 그의 파트너로 베테랑 브랜든 나이트를 기용했다. 갈랜드는 후보로 기용했다.
출전 시간을 서로 피해줬는데도 아무런 상승 효과가 없었다. 결국 빌라인 감독은 두 선수에게 '경험치'라도 최대한 많이 주겠다는 방향으로 본 시즌을 운영했다. 섹스턴 갈랜드를 주전으로 함께 출전시켰다.
결과는 뻔했다. 둘의 조합은 팀의 패배로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 빌라인 감독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운영진에서 둘 중 하나를 트레이드 하지 않는 이상 경험치 주입 외에는 해답이 없었다.
"미시간 대학에서는 선수 육성 전문가였으면서 왜 클리블랜드에 와서는 왜 이들을 못 키우냐"고 말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어떤 지도자가 이들에게서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겠나.
재밌는 사실은 다음 시즌 드래프트는 포인트가드 드래프트로 불린다는 사실. 앤서니 애드워즈, 라멜로 볼 등 포인트가드가 넘친다. 자원이 중첩될 가능성이 높다.
섹스턴,갈랜드를 함께 미래로 낙점한 구단 수뇌부의 운영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까? 클리블랜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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