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아산/민준구 기자] 박혜진의 홀로서기, 그러나 옆에는 그레이가 있었다.
아산 우리은행은 17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65-53으로 승리했다. 그 중심에 선 주인공은 박혜진, 그리고 르샨다 그레이다.
박혜진은 외로웠다. WKBL 최고의 원투 펀치의 한 축인 김정은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홀로 서야 했다. 박지현이 존재했지만 이제 신인 티를 벗어낸 그에게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었을 터. 그러나 박혜진은 그레이가 있었다.
박혜진과 그레이는 이날 34득점 2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합작했다. 우리은행이 올린 65득점의 절반 이상을 두 선수가 기록한 것. 그레이가 언급한 것처럼 WKBL의 샤킬 오닐, 故코비 브라이언트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사실 걱정이 큰 경기였다. 박혜진은 지난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팀내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기록한 선수였다. 경기당 32분여를 코트에 섰고 이는 요안나 리드햄, 테미 패그벤레(이상 영국)에 이어 전체 3위이기도 하다. 지난 16일 국가대표에 차출됐던 선수들이 대부분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것을 생각해봤을 때 박혜진 역시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박혜진은 ‘박혜진’이었다. 신한은행의 공세가 거셌던 전반, 우리은행의 반격이 펼쳐진 후반 모두 선봉에는 박혜진이 서 있었다. 과감한 돌파, 적극적인 리바운드, 그리고 예리한 어시스트는 박혜진을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신한은행은 김단비와 김아름, 이경은 등 다양한 선수들을 내세워 ‘박혜진 봉쇄’에 나섰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박혜진은 40분 풀타임 출전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자신이 왜 WKBL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다만 박혜진 홀로 얻어낸 승리는 아니었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낸 그레이가 없었다면 결코 승리할 수 없었다. 그동안 박혜진의 옆을 든든히 지킨 동료들은 없었지만 그레이가 새로 등장하며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레이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높이보다 스피드를 강조한 신한은행에 있어 그레이의 높이는 재앙과도 같았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여와 묵직했던 골밑 마무리는 승리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김정은의 부상 공백으로 위기를 맞을 것이라 생각됐던 우리은행. 하나, 그들은 또 한 번 승리를 차지하며 패배에 익숙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알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혜진과 그레이가 있었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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