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홍지일 인터넷기자] 하나은행은 매 시즌 2% 부족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지 못했다. 젊고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들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만족할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주전으로 기용되는 선수들이 매번 바뀌다보니 팀의 '구심점'도 없었다. 이에 하나은행에서 첫 시즌을 보내는 이훈재 감독은 "선수단의 분위기를 이끌어줄 리더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구심점이 없어 나타나는 현상은 '분위기에 쉽게 좌지우지된다'는 것이었다. 공격이 잘 풀리는 날은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이 가볍다. 하지만 삐끗하는 순간 20점 앞서던 경기도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번 시즌에도 종종 그런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훈재 감독이 구심점 역할을 주문했던 고아라, 강이슬을 중심으로 경기력이 많이 안정됐다. 자연스레 다른 시즌보다는 '빠른농구'라는 하나은행만의 진한 팀 컬러를 보여줄 수 있었다.
하나은행은 이번 시즌 20경기를 치러 8승 12패를 기록, 3위 신한은행에 0.5경기 뒤진 4위다. 하나은행은 선두권인 KB스타즈와 우리은행에겐 전패했고, 나머지 세 팀엔 8승 4패로 호성적을 거뒀다. 상대 매치업에 따라 뚜렷한 경기력의 차이를 보였다는 증거다. '강팀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잔여 10경기에서 5승 이상을 장담하긴 어렵다.
주목할 기록 : '빠른농구 장착' 팀 속공 1위
하나은행의 최대 장점은 '스피드'다. 이에 팀 속공 지표에서 압도적 1위다. 20경기에 총 166번의 속공을 시도했고, 그 중 110번을 득점으로 연결시켜 속공 득점으로 225점을 만들었다. 2번째로 속공 성공횟수가 많은 우리은행(82회)보다 경기당 1.4회 더 많았고, 가장 적은 KB스타즈(50회)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하나은행의 빠른 농구는 개막하기 전부터 이훈재 감독이 줄곧 강조했던 부분이다. 상위권 팀에 비해 높이가 낮은 부분은 인정하고 속공을 통해 실마리를 찾겠다고 선언한 것. 다만 아직까지는 100% 녹아들지는 못했다. BNK나 신한은행처럼 중하위권 팀들과 경기에선 신바람을 냈지만, 우리은행이나 KB스타즈를 상대로는 속공이 철저하게 막히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앞으로 하나은행이 보완해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MVP : '3점슛이 전부가 아니야' 강이슬
하나은행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선수다. 공격 전 부분에서 기록적으로 모두 좋아졌다. 이번 시즌 16.79득점으로 전체 6위, 국내 선수로 한정지으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13.94득점과 비교하면 평균 3점 가까이 상승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2점슛 비중이 늘었다는 점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3점 슈터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지나치게 외곽슛에만 의존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의도적으로 돌파와 중거리슛 비중을 늘렸다.
2018-2019시즌 경기당 2점슛 2.83개를 넣었던 강이슬은 이번 시즌에 3.53개를 성공시켰다. 장점인 3점슛의 비중은 동일하게 갖고 가면서 더 많은 공격옵션을 추가시켰다. 이젠 모든 팀 감독들이 경계하는 1순위 선수가 됐다.

최고의 순간 : 전반기 마지막날 올라섰던 단독 3위
하나은행의 현실적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마지노선인 3위 티켓을 잡기 위해 삼성생명, 신한은행, BNK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 8일 BNK를 홈으로 불러들여 84-80으로 승리,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맞대결 첫 승을 갈구했던 BNK의 공세는 매서웠다. 3쿼터까지 BNK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7점차 리드를 가져간 상태였다. 하지만 4쿼터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외곽슛 난조로 침체됐던 강이슬이 4쿼터에 7득점을 기록하며 깨어났고, 결정적일 때 마다 BNK의 턴오버를 이끌어냈다. 매번 쫓기는 입장에서 역전을 허용하던 하나은행이 오히려 추격자로 경기를 뒤집었던 경기였다.
아쉬운 순간 : 끊지 못한 우리은행전 25연패
잘 되던 것들도 유독 우리은행만 만나면 되지 않는다. 하나은행은 이번 시즌 우리은행, KB스타즈를 상대로 모두 패했다. KB스타즈와는 매치업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변명이라도 할 수 있지만, 우리은행은 그렇지 않다. 특히 맞대결 전적에서는 무려 25연패를 당하며 좋지 않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1월 16일, 올스타전 뒤 벌어졌던 첫 경기에서 하나은행은 우리은행을 만나 65-83으로 패했다. 불과 일주일 전, 단독 3위로 도약하며 '이번만큼은 연패를 끊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역부족이었다.
리바운드가 가장 큰 문제였다. 25-47로 크게 밀렸다. 우리은행에게 공격리바운드 18개를 빼앗기며 골밑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추격의 의지를 담은 외곽슛을 연거푸 시도했지만 성공률은 22%에 그치며 이마저도 우리은행(39%)에 밀렸다. 이훈재 감독은 경기 뒤 "준비가 부족했다"라고 밝혔다. 특정팀 상대 25연패는 역대 공동 2위 기록이다. 더 이상의 불명예 기록을 잇지 않을 '진짜 준비'가 필요하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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