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그들은 지쳐있었다. 남은 시간동안 마지막 힘을 짜냈고, 승리를 챙겼다.
현대오토에버는 24일 서울 관악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대한직장인농구협회장배 2017 The K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2차대회 디비전 1 B조 예선전에서 47점을 합작한 박정재(24점 6어시스트 3리바운드 3스틸, 3점슛 4개), 추광진(23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과 17점 12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한 이용휘 활약을 앞세워 SK텔레콤 추격을 77-69로 따돌리고 힘겨운 첫 승리를 신고했다.
말 그대로 힘겨웠다. 그럼에도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알았고, 승리를 챙겼다. 이용휘, 추광진과 함께 골밑을 지킨 신우철(10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과 노성근(2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이 뒤를 받쳤고 이승용, 전익진은 박정재, 노성근, 이용휘 등 주축선수들 체력을 비축해주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SK텔레콤은 이순근이 2쿼터 16점을 몰아치는 등 28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이민철(12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박지훈(14점 5리바운드 3스틸)이 뒤를 받쳤다. 김태우, 박장호는 동료들 입맛에 맞는 패스를 뿌리며 경기운영을 원활히 했다. 하지만, 개인사정으로 인해 출석하지 않은 주전센터 최용득과 슈터 임승진, 이상윤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무엇보다 3점슛을 단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슈터 공백을 절실히 느낀 하루였다.
초반부터 현대오토에버가 자랑하는 속공이 위력을 발휘했다, 삼일회계법인 A와 같이 속공을 주무기로 공격을 전개하지만 방식은 엄연히 달랐다. 이용휘, 추광진, 신우철 트리플타워가 모두 출석했을 때 현대오토에버 속공 위력은 극대화된다. 수비리바운드 후 박정재를 필두로 곧장 달렸다. 박정재는 중간에서 공을 받아 상대 골대를 향해 달리는 추광진, 이용휘, 신우철에게 공을 건낸다. 때로는 노성근과 박정재가 직접 3점슛을 던지기도 한다. 설사 들어가지 않더라도 신우철, 추광진, 이용휘가 리바운드를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말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속공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추광진을 앞에 세웠다. 이용휘, 신우철은 수비리바운드를 걷어냈고 박정재, 추광진은 상대 골대를 향해 거침없이 달렸다. 추광진이 1쿼터에만 10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주도한 가운데, 박정재도 3점슛 1개 포함 5점을 올리며 뒤를 받쳤다. 이용휘, 신우철은 골밑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속공에 가담, 초반 기선을 잡는 데 한몫했다.
SK텔레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민철이 골밑에서 힘을 냈다. 이용휘, 신우철 틈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이민철은 1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박지훈도 돌파능력을 앞세워 현대오토에버 수비진을 헤집었다. 하지만, 리바운드 다툼에서 열세를 보인 탓에 현대오토에버 속공을 막아내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최용득 부재가 초반부터 느껴질 정도였다.
2쿼터 들어 현대오토에버가 거침없이 치고나갔다. 속공을 살림과 동시에 박정재 3점슛이 위력을 발휘했다. 박정재는 2쿼터에만 3점슛 3개를 꽃아넣는 등 11점을 몰아쳤다. SK텔레콤 입장에서 속공을 막아내기에 급급한 나머지 박정재를 놓치는 모습이었다. 기세를 올린 현대오토에버는 이용휘, 신우철이 상대 골밑을 적극 공략, 2쿼터 중반 37-22로 점수차를 벌렸다.
SK텔레콤도 무기력하게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최근 팀 분위기가 절정에 달한 가운데, 이날 경기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최고참 이순근이 선봉장 역할을 자처했다. 이용휘, 신우철이 버티고 있는 현대오토에버 골밑을 헤집었고 점수를 올렸다. 이민철이 2쿼터 중반 3개째 파울을 범했음에도 혼자서 고군분투했다(더구나 이순근은 +1점 혜택을 받는 스코어러였다). 이순근은 2쿼터에만 16점을 몰아치며 현대오토에버 수비진을 아연질색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김태우까지 돌파로 득점에 가담, 분위기를 자신 쪽으로 끌어온 끝에 이순근이 2쿼터 종료 버저와 함께 던진 슛이 림을 철썩 가르며 39-45까지 좁혔다.
전반 내내 도망자와 추격자 역할을 거듭하던 양팀이 3쿼터 들어 잠시 소강상태에 이르렀다. 현대오토에버는 추광진, 이용휘, 신우철이 골밑을 적극 공략하며 점수를 올렸으나 연이은 실책과 슛 난조로 인해 분위기를 쉽사리 가져오지 못했다. 특히, 전반 내내 호조를 보였던 속공이 침체된 것이 결정타였다. SK텔레콤도 이순근, 이민철, 김태우, 박장호, 박지훈이 득점에 가담하였으나 외곽슛 난조로 인하여 역전 기회를 연이어 놓쳤다.
버티기에만 치중했던 SK텔레콤이 4쿼터 들어 기세를 다시 올렸다. 박지훈과 이민철이 돌파능력을 앞세워 현대오토에버 수비진을 흔들어놓았다. 급기야 이순근이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4쿼터 중반 60-57로 이날 경기 첫 역전에 성공했다. 현대오토에버로선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박정재가 침체된 팀 분위기를 다시 살리는 데 앞장섰다. 전반에 불타올랐던 슛감은 사그라졌지만 뛰어난 속공전개능력을 바탕으로 팀을 구해냈다. 노성근, 추광진은 앞에서 달리고 있는 박정재에게 공을 건냈고, 박정재는 동료들이 준 공을 받아 연이어 점수를 올렸다. 이용휘도 SK텔레콤 골밑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현대오토에버 공세에 시달리던 SK텔레콤은 설상가상으로 이민철이 5개째 파울을 범해 코트를 떠나는 악재까지 맞았다. 기세를 올린 현대오토에버는 박정재 득점에 힘입어 4쿼터 후반 69-63으로 달아났다.
SK텔레콤은 승리를 향한 의지를 접지 않았다. 박지훈, 김태우가 적극적으로 리바운드 싸움에 뛰어들었고, 수비를 헤집었다. 현대오토에버도 이용휘, 추광진이 점수를 올리며 SK텔레콤 추격을 저지함과 동시에 승기를 잡았다. SK텔레콤은 박장호가 득점을 해냈지만 이미 승부 추가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옥과 천당을 왕복했다. 그들은 스스로 역경을 이겨낼 줄 알았고, 승리를 쟁취했다. 박정재는 명실공히 현대오토에버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소수정예로 다른 팀들에게 언제든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현대오토에버가 팀 역사상 첫 우승을 차지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SK텔레콤은 비록 패배를 맛봤지만 이순근을 중심으로 승리를 향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이민철은 단신임에도 운동능력을 앞세워 골밑을 적극 헤집었다. 이제 그들이 더 높은 곳까지 오르려면 외곽슛이 수반되어야 한다. 2차대회 내내 모습을 보이지 않은 이상윤이 출전한다면 다양한 공격루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 경기 인펄스(www.jumpmall.co.kr) 핫 플레이어에는 3점슛 4개 포함, 24점 6어시스트 3리바운드 3스틸로 전방위 활약을 펼친 현대오토에버 에이스 박정재가 선정되었다. 그는 “오랜만에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이날 경기 내내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짧고 굵게 승리소감을 전했다.
이날 현대오토에버는 지옥과 천당을 오고갔다. 전반에 15점차까지 벌여놓은 점수차를 지켜내지 못한 채 역전까지 허용했다. 박정재는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내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SK텔레콤 이순근 선수 득점력이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전반에 점수차를 벌여놓았을 때 선수교체를 통해 체력분배를 하려고 했는데 안일한 마음을 가지면서 분위기를 내줬다”며 “위기 때 선수들과 따로 이야기한 것은 없었다. 선수들이 많이 나오지 않은 탓에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중간에 체력을 비축해놓은 덕에 경기 막판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당시에 대해 회고했다.
박정재는 전반에 3점슛 4개를 꽃아넣으며 쾌조의 슛 감각을 뽐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외곽슛이 들어가지 않는 등 갑작스런 슛 난조를 보였다. 이에 대해 “후반 들어 슛 감각이 사그라든 것 같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슈팅이 부정확해진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출석률이 떨어진 탓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전반에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후반에 경기 페이스가 떨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는 “사실, 우리 팀 가용인원 자체가 많지 않다. 그래도 꾸준하게 나오는 선수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고 있고, 이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번 대회도 강팀들과 같은 조에 속해있어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모두들 힘을 합하여 잘 했으면 좋겠다”며 “하이라이트, 풀경기 영상을 보니 다른 팀들이 예전보다 더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승리를 하는 것보다 욕심내지 않고 예정된 모든 경기에 나오는 것이 주 목표다”고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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