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질타 받았던 박민수 "충분히 이해, 후회 없이 죽어라 뛰었다"

김지용 기자 / 기사승인 : 2021-05-30 19: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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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지용 기자] “뭣 모르고 3x3를 하던 3년 전 영상을 찾아보면서 멘탈을 회복했다.”

지난 26일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개막한 ‘2020 도쿄올림픽 3x3 1차 예선’에 출전한 한국 올림픽 3x3 대표팀의 도전이 막을 내렸다. 남자부 B조에 편성돼 미국, 리투아니아, 벨기에, 카자흐스탄과 경쟁을 펼쳤던 대표팀은 1승3패의 성적으로 예선 탈락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와의 격차를 재확인한 한국 선수들은 입을 모아 ‘세계 3x3의 트렌드가 변했다. 힘을 앞세운 팀들이 많아졌고, 그 팀들이 대부분 상위권 성적을 차지했다. 한국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이 이번 대회에서도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팀의 가드 박민수는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한국 3x3 스타로 2018년부터 3x3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박민수에게 이번 대회만큼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을 겪은 대회도 없다. 대표팀이 벨기에와 미국을 상대로 2연패를 당한 뒤 대표팀 선수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벨기에, 미국에 비해 느리고, 무뎌 보이는 움직임과 예상치 못한 대패를 당하자 팬들이 선수들의 SNS로 몰려가 비난의 댓글을 달기도 했던 것.

그중에서도 그동안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민수 역시 처음으로 팬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았고, 그로 인해 한동안은 ‘멘붕’이 왔었다고 한다.

박민수는 “국가대표의 무게가 절실하게 느껴졌던 대회였다. 세계적인 3x3 팀들과의 힘 차이를 크게 느꼈다. 벨기에, 미국전이 끝나고 정말 오랜만에 팬들에게 크게 혼났다(웃음). 팬들의 심정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겸허히 받아들였다. 응원해주시는 팬들도 많았지만 그중에는 무분별한 욕설과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시는 분도 계셔서 잠시 ‘멘붕’이 오기도 했었다”고 첫 일정을 마친 뒤 힘든 상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 그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이겨냈냐고 묻자 “정말 답답해서 민섭이 형이랑 3년 전 출전했던 FIBA 3x3 우쓰노미야 월드투어 경기를 다시 돌려봤다. 그때 우리가 몽골도 잡고, 네덜란드를 상대로도 괜찮은 경기를 했었다. 그때 경기를 보면서 ‘저 때는 진짜 뭣 모르고 겁 없이 농구를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섭이 형이랑 그 경기들을 보면서 지금은 너무 생각이 많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그래도 3x3를 몇 년 하면서 경험도 쌓이고, 아는 게 늘어나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는 결론을 냈다. 그래서 카자흐스탄, 리투아니아랑 할 때는 예전처럼 겁 없이 덤비자고 했는데 그나마 카자흐스탄을 잡아내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역시 3x3는 겁 없이 해야 한다(웃음)”고 설명했다.

사실,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큰 오해를 받은 선수가 박민수다. 그동안 화려한 플레이로 하늘내린인제의 공격을 이끌던 박민수의 모습을 국가대표팀에서 바랐던 팬들은 이번 대회 내내 공격 지표에서 제대로 된 수치를 남기지 못한 박민수에게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박민수는 이번 올림픽 3x3 대표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200% 해냈다. 박민수는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느린 팀 동료 이승준, 이동준, 김민섭의 수비적인 부분을 스피드로 보완하는 역할을 주문받았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아무래도 팬들께서는 화려한 플레이를 많이 기대하시는데 국내대회와 국제대회는 여건이 다르다 보니 내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내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국제대회에선 더 빠르고, 더 큰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 죽기 살기로 뛰어다니면서 공백이 생기는 팀 수비를 메우고, 밖에서 뛰어 들어가 리바운드를 따내는 역할을 맡았다. 거기에 민섭이 형이나 승준이 형의 득점을 살리는 데 집중했는데 아무래도 국내에서와는 움직임이 다르다 보니 팬들께선 실망하신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 없다.”

실제 박민수는 벨기에전 5개, 카자흐스탄전 4개 등 예선 4경기 중 2경기에서 팀 내 최다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했다.

그래도 팀이 1승을 거둬 다행이라고 말한 박민수.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3x3의 트렌드가 ‘힘’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한 박민수는 “이번에 유럽, 미국 선수들이랑 붙어봤는데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형태로 게임 방식을 바꿨더라. 2년 전 월드컵에서도 미국, 세르비아 등 세계적인 팀들과 경기를 해봤는데 그때랑은 비교도 안 될 만큼 경기 스타일이 힘에 치중돼 있었다”며 자신이 몸으로 체감한 변하고 있는 세계 3x3의 흐름을 설명했다.

이어 “2년 전 월드컵 때만 해도 ‘이 사람 너무 세다’ 이런 느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진짜 크게 절감했다.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해 국제무대에 2년 동안 못 나오는 사이 세계의 3x3는 크게 변하고 있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도 새롭게 트렌드가 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제 박민수의 눈은 다시 국내무대로 향한다. 현재 박민수가 속한 하늘내린인제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25연승 행진 중이고, 오는 6월19일 강원도 양구에서 진행되는 코리아투어를 통해 박민수 역시 국내무대에 복귀한다.

“국내에선 다시 원래의 박민수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대표팀에서처럼 빠른 발을 이용해 안쪽을 공략하고 싶기도 한데 우리 팀에는 방덕원, 하도현이란 워낙 든든한 트윈타워가 있어서 안쪽에 공간이 없다(웃음). 6월1일에 입국하는데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이 있어 몸이 풀어진 상태에서 대회에 나가야 해 그게 걱정이다. 그래도 연승 행진과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플레이 하겠다. 이번 올림픽 1차 예선을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동력으로 삼겠다.”

#사진_FIBA 제공

점프볼 / 김지용 기자 mcdash@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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