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서호민 기자] 지난 시즌을 끝으로 미련 없이 은퇴를 택한 김시래(36)는 지난 8월, 서울 대치동에 ‘퍼스트스텝’이란 이름의 농구교실을 차렸다. 개원 초기인 요즘 김시래는 퍼스트스텝 농구교실의 대표로서 농구교실 홍보부터 차량 운행, 레슨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나, 주말에도 출근해야 할 정도로 바쁜 와중에도 두 딸의 아빠,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게 먼저인 김시래다. 최근에는 장녀 채빈(9) 양에게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올해 초부터 정식 테니스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가 전국 대회에 처음 출전해 준우승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낸 것.
‘운동선수 DNA’를 타고난 채빈 양은 테니스와 인연을 맺었고, 뛰어난 재능을 보이자 아빠 김시래는 채빈 양을 테니스 선수로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입문 5개월 만에 전국대회 입상자로 우뚝 섰다.
채빈 양은 “대회 나가기 전에는 준우승 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첫 대회니까 경험하는 셈 치고 대회에 출전했는데 한 경기, 한 경기 씩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한 덕분에 좋은 결과 나왔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코치님께서 잘할 수 있다며 독려해주셨어요. 감사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시래는 채빈 양의 경기를 직접 가서 보지는 못했지만, 딸의 입상 소식을 접하고는 누구보다 기뻐했다고 한다.
김시래는 “대회장에 직접 가서 보지 못한 게 아쉽지만 첫 대회에서 이런 성과를 내줘서 아빠로서 뿌듯하고 대견함을 느낀다”며 “처음에는 엄마와 취미로만 즐겼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곧 잘 하는 모습을 봤고 본인도 정식으로 배워보고 싶다고 해서 올해 초부터 선수반에 들어가게 됐다”고 채빈 양이 테니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한창 테니스의 재미에 푹 빠져 있는 채빈 양에게 왜 농구가 아닌 테니스를 택했냐고 묻자 “상대방의 공을 받아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기분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 테니스를 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원래는 정식으로 배울 생각은 없었는데 점점 흥미를 느껴서 먼저 엄마, 아빠한테 정식으로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어요. 아카데미에서 언니, 오빠들의 공을 받는 것이 재밌고, 같이 어울려서 운동하는 게 재밌어요”라고 테니스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채빈 양은 아빠의 운동선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스피드, 활동량이 뛰어난 데는 아빠의 지분이 상당 부분 있다. 채빈 양도 “종목은 다르지만 코트장에서 연습할 때나, 경기할 때 아빠로부터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는 걸 확실히 느껴요”라고 아버지의 DNA를 인정했다.
같은 클럽에서 같이 테니스를 배우고 있는 언니, 오빠들에 비하면 아직은 실력이 미천하지만 구력 차를 극복하기 위해 매일 운동화 끈이 풀린 줄도 모를 정도로 몰입하며 운동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는 채빈 양.
이를 바라 본 김시래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여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운동을 되게 열심히 한다. 일주일에 이틀 정도 빼고는 테니스 아카데미에 나가 3시간 씩 운동을 하고 있고, 아카데미 가지 않는 날에는 집 앞 호수공원에 나가 5km 씩 러닝을 뛰고 있다. 그 정도로 운동에 대한 열정이 진심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시래는 “확실히 내가 보기에도 운동 재능은 있어 보인다. 아카데미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좋게 얘기해주시더라. 예전부터 골프도 시켜보고 이것저것 다양한 운동을 시켜봤는데 테니스나 농구 같이 동적인 운동을 좋아하는 것 같다. 농구도 일주일에 한번 씩 센터에서 배우고 있다”고 했다.
테니스는 대표적인 멘탈 스포츠이다. 승리를 위해선 늘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말하고, 상대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알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믿는 게 중요하다. 채빈 양도 이를 알고 있듯이 “테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멘탈이에요. 코치님께서도 테니스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걸 강조하세요.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채빈 양에게 테니스는 일상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돼 버렸다. 전국대회 입상을 계기로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생겨났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서브에 자신감을 얻었어요. 하지만 아직 발리가 어려워요. 발리를 보완해서 다음 대회 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채빈 양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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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전인 2019년 6월, 점프볼 매거진 커버스토리를 장식한 김시래와 딸 김채빈 양 |
국내 외를 막론하고 ‘스포츠 부전자전(父傳子傳)’의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물론 꼭 ‘부자(父子)’만의 얘기는 아니다. 범위를 넓혀 부녀(父女)간이나 모자(母子)간 사례들도 많다.
아직은 먼 훗날의 얘기지만, 채빈 양이 착실히 성장한다면 또 하나의 대를 잇는 스포츠 부녀의 탄생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채빈 양은 아빠처럼 팬들에게 사랑 받는 멋진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윔블던, 호주오픈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 나가 활약할 날을 꿈꾸면서 말이다.
채빈 양은 “정식으로 테니스를 배울 수 있게 허락해주신 엄마, 아빠에게 감사해요”라며 “종목은 다르지만 아빠처럼 노력하는 선수가 되고 싶고, 기복 없이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테니스 선수로서 걸음마를 뗀 채빈 양을 위해 부모로서 뒷바라지 할 아빠 김시래도 “채빈아, 지금처럼 계속 열심히 해서 꼭 아빠보다도 훨씬 좋은 선수가 되길 응원할게!”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_김시래 제공, 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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