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일영은 2025-2026시즌 역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베테랑이다. 만 40세 이상의 국내선수는 울산 현대모비스 함지훈(41, 198cm), 허일영 단 2명이다.
세월을 속일 순 없는 걸까. 26일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허일영은 “(운동 후)다음 날이 되면 맞은 것처럼 아프다. 올해는 더 심한 것 같다. 오프시즌 운동이 너무 무섭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너스레를 떨었지만, 허일영은 연습경기에서 여전히 승부처에 코트를 밟는 슈터였다. 25일에 이어 26일에도 필리핀대학 UP와의 연습경기에서 4쿼터를 소화하며 외곽 찬스를 노렸다. “나도 젊은 선수들을 따라다니는 게 힘들지만, 젊은 선수들도 나를 막을 때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 똑같다고 생각한다”라며 운을 뗀 허일영은 “물론 젊은 선수들이 빠르긴 한다. 이제 나이 차가 많은 선수는 20살 가까이 난다”라며 웃었다.
지난해 FA 협상을 통해 서울 SK에서 LG로 이적한 허일영은 LG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공을 세웠다. 7차전에서 SK에 비수를 꽂는 3점슛을 4개 터뜨리는 등 14점을 퍼부었다. 시리즈 평균 17분 38초 동안 8점 3점슛 1.9개 3.6리바운드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며 최고령 플레이오프 MVP(만 39세)의 영예도 안았다.

700경기는 주희정(은퇴·1029경기), 함지훈(현대모비스·805경기), 김주성(은퇴·742경기), 추승균(은퇴·738경기), 오용준(은퇴·737경기), 이현민(은퇴·702경기) 단 6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이정현(DB·690경기)이 올 시즌에 역대 7호 기록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흔치 않은 기록이라는 건 변함이 없다.
643경기를 소화한 허일영은 13위다. 올 시즌에 46경기 이상 소화하면 서장훈(은퇴·688경기)까지 제치며 8위에 이름을 올린다. 허일영은 이에 대해 묻자 “700경기는 꼭 넘기고 싶다. 달성한 선수가 많지 않은 만큼 꾸준히 경기를 소화했다는 의미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전 경기를 소화한다면, 허일영의 통산 기록은 697경기. FA를 통해 현역 생활을 연장하는 것에 대한 동기 부여는 충분한 셈이다.
“부상이나 별 탈 없는 시즌을 치르는 게 목표다. 내가 소화해야 할 역할은 정해져 있다. 변함 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전한 허일영은 2연패에 도전하는 LG의 전력에 대해서도 믿음을 드러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팀이라는 게 허일영의 견해였다.
“2연패를 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쉽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전력 보강이 없었지만 주축 선수 가운데 전력 누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LG는 올 시즌보다 다음 시즌, 그 이후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유)기상이가 군대에 다녀온 이후에는 더 많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다. 창창한 미래가 기다리는 팀이고, 감독님도 좋은 문화를 만들고 계신다.” 허일영의 말이다.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 일정을 병행해야 한다는 변수도 극복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따르는 일정인 것은 분명하지만, 허일영은 EASL이 팀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견해를 전했다. SK 시절 두 시즌을 치른 경험이 있기에 누구보다 EASL이 지닌 매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베테랑이기도 했다.
허일영은 “물론 병행하는 건 쉽지 않지만 재밌다. 몸은 힘들어도 똑같은 일상만 반복되는 것보단 외국 나가서 콧바람 쐴 수 있는 게 낫지 않겠나(웃음). EASL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두 팀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수준 높은 외국 팀과 붙으며 우리 팀, 개개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도 있다. ‘3~4년만 젊었다면…’이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기대가 되는 대회다”라며 웃었다.
KBL 역사상 최초로 세 개 팀에서 우승을 달성, ‘허물선’에 이어 ‘로버트 허리(NBA 스타 로버트 오리를 빗댄 별명)’란 별명까지 장착한 허일영이 EASL을 병행하는 새 시즌에는 또 어떤 진기록과 함께 커리어를 채워갈지 궁금하다.
#사진_최창환 기자, 점프볼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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