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눈 떠보니 스타, ‘지염둥이’ 김지영 “별명 완전 마음에 들어”

맹봉주 / 기사승인 : 2016-11-30 0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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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맹봉주 기자] 시즌 전만해도 이 선수가 이렇게 뜰 줄 누가 알았을까? 단순히 팀 내 유망주를 넘어서 이제는 여자프로농구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부천 KEB하나은행 김지영(18, 171cm)의 대한 평가는 지난 14일 구리KDB생명전 전과 후로 나뉜다. 인성여고를 나와 지난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9순위로 KEB하나은행에 지명된 김지영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프로 1년 차 선수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시즌 김지영은 1군에서 단 4경기에 나서며 평균 1분 40초를 뛰었다. 4경기를 합한 기록이 3리바운드 1어시스트 1블록슛. 득점은 없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뜻밖의 출전기회를 잡았다. 지난 시즌 주전 가드였던 김이슬의 부상과 재활 중이던 신지현의 더딘 회복으로 KEB하나은행 가드진에 구멍이 생긴 것. 결국 김지영에게까지 기회가 찾아왔다.

여름 연습경기부터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은 김지영은 올 시즌 개막 경기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첫 4경기에서 평균 0.5득점 1.3리바운드 1.5어시스트로 저조한 출발을 알렸다. 팀도 4연패에 빠졌다.

반전드라마는 14일 KDB생명전에서 나왔다. 올 시즌 최고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보인 것. 김지영은 속공상황에서 유로스텝에 이은 더블 클러치로 돌파 득점을 올렸다. KDB생명 이경은이 떴지만 소용없었다. 김지영은 이날 16득점 3어시스트로 개인 최다 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팀은 비록 패했지만 김지영의 플레이는 인터넷 동영상 다시보기를 통해 농구 팬들 사이에 퍼져갔다.

자신감을 찾은 김지영은 KDB생명전 포함 이후 4경기에서 평균 9득점 2.5어시스트 1스틸로 팀 공격의 중심에 섰다. KEB하나은행도 3연승을 달리며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변연하, 이미선, 신정자, 하은주 등 레전드들의 은퇴 후 스타 부재에 시달렸던 여자프로농구는 활짝 웃었다. 언론들도 앞 다퉈 김지영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지난 29일 김지영을 만나러 경기도 용인에 있는 KEB하나은행 숙소를 찾았다. 김지영은 이미 오전에 한 차례 방송 촬영을 한 터였다. 몰려오는 인터뷰에 피곤할 법도 했지만 웃는 얼굴로 필자를 반겼다.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서 즐겁게 보내고 있다. 피곤하진 않다. 이런 관심이 좋다. 지난 시즌엔 뒤에서 물만 줬다. 하지만 올 시즌부턴 책임감 있게 하려고 한다”며 말이다.

얼굴에 늘 웃음기가 가득한 것 같다고 하자 “잘 웃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을 믿는다”고 답했다. 요즘 팬들이 부르는 애칭을 아냐는 물음엔 “알고 있다. 지염둥이(웃음)? 완전 마음에 든다. 그 이전에는 특별한 별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김지영은 비시즌 다녀온 일본 전지훈련에서 불안한 경기력으로 KEB하나은행 이환우 감독대행의 지적을 받았다. 이환우 감독대행은 “일본 전지훈련 때 앞선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데 실책을 남발했다. 처음부터 10점, 20점씩 주고 경기를 시작하더라”며 “이렇게까지 훅 좋아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김지영도 이때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일본 전지훈련 때 많이 자괴감에 빠져 있었다. 계속해서 큰 점수 차이로 지면서 시즌에 들어가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때문에 지금의 이런 활약과 관심은 생각할 수 없었다. 김지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늘 자신감은 있다. 하지만 이렇게 주목을 많이 받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냥 새로운 애 하나 뛰나보다’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제 팬들은 김지영이 공을 잡으면, 다음에 어떤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일지 기대하고 있다. 김지영도 때론 이런 팬들의 시선이 의식한다고 말했다. 팬들의 기대에 대해 “약간 부담 될 때가 있다. 개인기를 사용해야 되는 상황이 올 때 조금 주춤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감 하나만큼은 어디 가지 않았다. 얼마 전 1순위로 KB스타즈로 간 박지수가 김지영을 겨냥하며 “슛을 쏘려 할 때 블록슛을 많이 노릴 거다. 골밑에 언제든 들어와라(웃음)”고 말했다.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함께 해오며 친분을 쌓아온 사이였기에 가능한 도발이었다. 김지영은 이에 대해 “어디 골밑에서만 승부를 볼 수 있나. 밖에서도 승부를 볼 수 있다”고 당차게 답했다.

그렇다면 코트 밖 김지영은 어떤 모습일까? 김지영은 “끼는 많다. 약간 애교를 부리기도 하는데 주먹을 부르는 애교다. 룸메이트인 (강)이슬 언니한테 하는 많이 하는 편이다. 근데 언니는 하지 말라고 하신다”며 웃어 보였다.

하루아침에 여자농구 스타가 된 김지영이지만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김지영이 공격에서 활약하자 이제 상대팀도 준비하기 시작한 것. KEB하나은행 공격의 시작점인 김지영을 봉쇄하기 위해 각 팀은 앞선부터 강하게 압박 수비를 하고 있다. 김지영은 “이제 상대가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한다. 자세가 조금이라도 높으면 바로 더블팀이 오기도 한다. 돌파가 약간씩 막히면서 당황하는 게 많아졌다”며 “다시 생각을 하고 있다. 일단 자세를 더 낮춰야 한다. 또 붙어서 수비할 땐 돌파로 뚫으려 한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주전 경쟁도 펼쳐야 한다. 부상으로 떠나있던 김이슬과 신지현의 복귀 날짜가 머지않았기 때문 이환우 감독대행은 “올해 안에는 복귀하지 않을까 싶다. 김이슬, 신지현이 오면 선의의 경쟁을 해야한다. 앞으로는 수비와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도 이환우 감독대행의 말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공격에서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시선을 끌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지영은 “더블클러치로 뜨지 않았나”라며 “그런 화려한 개인기를 갖고 있는 선수로 인식하게 만들고 싶다. 수비력을 더 키워서 상대방이 볼 때 껄끄러운 수비를 한다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영상 및 편집_김남승 기자
사진_유용우 기자
경기영상_중계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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