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편집부] 라마커스 알드리지, 웨슬리 매튜스, 니콜라스 바툼…. 몇 달 만에 팀의 주전선수 60%가 떠난다면 과연 그 팀은 어떻게 될까? 대다수 전문가들이 바라본 2015-2016시즌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는 ‘수렁에 빠진 팀’과도 같았다. 험난한 서부컨퍼런스 경쟁을 이기고 플레이오프에 갈 것이라 기대한 이도 없었다. 오히려 LA 레이커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비슷한 위치로 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미언 릴라드는 모든 전망을 비웃듯 포틀랜드를 이끌고 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릴라드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국내 농구전문매체 기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스타를 말한다’의 이번 주인공은 바로 대미언 릴라드다.
* 사회_ 손대범(점프볼 편집장)* 참여_ 이민재(루키), 이재승(바스켓코리아), 김윤호(비즈볼 프로젝트)※ 기록은 3월 19일 기준
Q.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이번 시즌, 어떻게 봐야할까? 뜻하지 않은 리빌딩 성공이라 표현해도 될까? 지금의 성과는 당신의 기대 이상인가, 이하인가?
이민재_ 기대 이상이다. 포틀랜드는 지난 여름 주전 5명 중 4명을 갈아치우는 변화를 도모했다. 전력이 약해져 서부 컨퍼런스 하위권에 자리 잡을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보란 듯이 기존의 평가를 깨고 있다. 현재 포틀랜드는 서부 컨퍼런스 6위를 달리며 뜻하지 않은 리빌딩 성공을 누리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테리 스토츠 감독의 역할이 크다. 스토츠 감독은 리그 내에서 효율 높은 공격 전술, 스페이싱 농구, 원활한 볼 흐름 지도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실제로 포틀랜드는 작년보다 선수층이 얕아졌음에도 평균 득점이 지난 시즌(9위)보다 한 계단 상승한 8위를 기록 중이다.
이에 릭 칼라일(댈러스 매버릭스) 감독은 “스토츠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따낼 유력한 후보”라고 밝혔을 정도. 동료 감독의 칭찬을 듬뿍 받고 있다. 스토츠 감독은 지도력뿐만 아니라 뛰어난 리더십으로도 유명하다. 에드 데이비스는 『Comcast Sportsnet』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스토츠 감독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 이런 팀은 흔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스토츠 감독의 리더십을 알 수 있는 대목.
또, 그는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으로 유명하다. 선수들이 스토츠 감독 사무실에 찾아가는 것이 껄끄럽지 않다는 후문. 마이어스 레너드는 "스토츠 감독과 의사소통이 잘 된다. 플레이와 전술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그때마다 그는 어떠한 부분이 부족한지 하나부터 열까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결국 포틀랜드는 릴라드, CJ 맥컬럼 등의 기량발전과 함께 스토츠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이 불을 뿜으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김윤호_ 기대 이상이다. 지난 시즌 주전 5명 중 릴라드 빼고 다 바뀔 정도로 변화가 많았을 뿐더러, 주축 선수들 상당수가 빠져나갔기 때문에 상당한 성적 추락을 예상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예상을 깨고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막차 경쟁을 하는 중이다. 심지어 오펜시브 레이팅은 전체 6위로 지난 시즌(9위)보다 더 향상되었다. 이 정도의 연착륙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이다.
그리고 현재 포틀랜드 라인업의 면면을 보라. 데미안 릴라드를 제외하면 올스타 후보에 뽑힐 만한 선수가 한 명도 없다. 그나마 C.J. 맥컬럼 정도가 올스타 대체 선수로 나갈 정도의 수준이고 나머지는 롤 플레이어이다. 게다가 팀 평균 연령도 상당히 낮아서, 29세의 제럴드 핸더슨이 사실상 맏형이다. 그만큼 전력이나 경험 면에서 포틀랜드는 뒤로 처진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열세를 극복하고 플레이오프 경쟁을 하고 있으니, 포틀랜드의 리빌딩은 생각보다 빠르게 전개되는 셈이다.
그런데 지금의 리빌딩이 아주 우연에 의한 사건은 아니라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올 시즌 MIP 수상 1순위인 맥컬럼, 현재 백업 빅맨으로 뛰는 마이어스 레너드는 팀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선택한 유망주이다. 즉, 팀 전력 변화의 유무와 상관없이 포틀랜드가 팀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택한 전력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포틀랜드는 이전부터 이러한 상황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여하튼 포틀랜드의 팀 재건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 중이다. 그러한 고속 리빌딩의 중심에 릴라드가 존재한다. 아니, 릴라드의 건재함 덕분에 팀 재건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 하다. 그만큼 올 시즌 릴라드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원맨팀 체제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역사가 거의 없는 포틀랜드의 입장에서 볼 때, 릴라드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존재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재승_ 성공이라 단언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다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험준한 서부컨퍼런스에서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아직 리빌딩이 완성되진 않았지만 팀에는 90년대 출생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릴라드와 맥컬럼 외에도 모리스 하클리스, 마이어스 레너드, 앨런 크랩이 대표적이다. 지난여름에 영입한 알-파룩 아미누와 메이슨 플럼리도 있다. 아직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레너드와 크랩은 어느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의 성장여부에 포틀랜드의 재건사업이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Q. 대미언 릴라드는 어찌됐든 그 성과의 중심에 있다. 올 시즌 퍼포먼스가 대단하다. 라마커스 알드리지와 함께 할 때와 비교해보면 무엇이 달라졌다고 보나?
이재승_ 알드리지와 함께 할 때는 알드리지의 공격을 먼저 엿볼 수밖에 없다. 확률이 조금이나마 더 높기 때문. 지난 시즌 기록을 들여다봐도 이는 잘 드러난다. 알드리지가 지난 시즌 경기당 23.4점을 올리면서 46.6%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했다. 릴라드는 평균 21점을 올리는 동안 43.4%의 필드골 성공률을 올렸다. 단순 비교 우위를 떠나 공격에서 역할 분담을 해야 했던 부분이 컸다. 이번 시즌에는 맥컬럼이 포진하고 있다. 맥컬럼은 주축들이 빠진 틈을 타 주전선수로 발돋움했다. 알드리지의 공격공백을 맥컬럼이 메우고 있는 셈. 맥컬럼이 자신의 몫은 충분히 해주고 있어 상대 수비도 릴라드만 막는 수비전술을 펼치기 힘든 탓도 크다. 그가 홀로서기에 나섰음에도 여전히 팀의 성적이 받쳐주고 있는 이면에는 맥컬럼의 괄목할만한 성장이 결정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김윤호_ 일단 릴라드 본인보다는 외적인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불리해졌다. 알드리지도 없고 니콜라스 바툼도 없으니, 그들의 역할까지 릴라드가 떠안아야 한다. 자연히 그가 공격에서 관여해야 하는 부분이 늘어났다. 유시지 레이트(USG%)가 데뷔 후 처음으로 30%를 넘었다는 점이(올 시즌 USG% 31.6%) 이를 증명해 주며, 생애 처음으로 평균 어시스트 7개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릴라드가 공격을 시작하는 장면도 더 늘어났다. 지난 시즌까지 포틀랜드의 공격 전술에서 최우선의 선택지는 바툼의 엔트리 패스를 받은 알드리지의 포스트업, 혹은 릴라드와 알드리지의 2대2 픽앤팝에 의한 알드리지의 점프슛이었다. 그러나 알드리지가 없는 지금은 릴라드가 빅맨들의 스크린을 활용한 돌파가 제1옵션이다. 아니면 맥컬럼이 먼저 볼 핸들링을 시작하고, 릴라드가 오프 더 볼 무브를 통해 공간을 만들어서 슛을 쏘는 패턴도 자주 볼 수 있다.
아무래도 본인이 직접 득점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어시스트를 받아서 넣는 득점은 줄어들었다. 2점 야투의 경우 어시스트 패스에 의한 득점 비중이 전체의 20.2%에 불과하며 이는 데뷔 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또한 돌파 후에 미드레인지에서 득점을 시도하는 비중이 지난 시즌보다 늘어났고(지난 시즌 29.5%, 올 시즌 31.8%) 평균 야투 시도 거리(올 시즌 평균 14.9피트, 지난 시즌 15.3피트)도 지난 시즌보다 줄어들었다. 직접 공을 잡고 더 적극적으로 득점을 시도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기록 외적으로 보면 결국은 책임감이다. 포틀랜드에서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는 순간에도 그는 포틀랜드와 장기 계약을 맺고 팀을 지키기로 했다. 데뷔 후 첫 3년은 선배들과 함께 뛰면서 배우는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자신보다 더 어리고 연차가 적은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리더의 입장에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은 지금도 그를 조금씩 성장시키고 있다.
이민재_ 포틀랜드는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이적하면서 변화를 도모했다. 작년까지 가드와 빅맨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많았다면, 이번 시즌에는 릴라드와 맥컬럼 두 명의 가드 농구로 바뀌었다. 릴라드는 이번 시즌 팀내 공격 1옵션을 차지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 야투 시도 부문에서 알드리지(19.9개), 릴라드(16.6개) 순이었는데, 올 시즌에는 릴라드(20.0개)가 1위고, 맥컬럼(18.0개)이 뒤를 받치고 있다.
릴라드는 1옵션이 되면서 모든 공격 옵션을 향상시켰다. 작년보다 평균 돌파 득점이 0.8점 늘었고, 풀업 점프슛도 2점 증가했다. 동료의 패스를 받아 던지는 캐치-앤-슛 득점도 소폭 상승했다.
블레이저스는 스페이싱이 뛰어난 팀. 코트를 넓게 쓰며 2대2 게임을 펼치는 횟수가 많다. 그러면서 릴라드가 3점슛 라인 밖에서 2대2 게임을 펼쳐 올리는 득점이나 패싱 게임 역시 성장했다. 특히 『밴티지 스포츠』에 의하면 릴라드는 탑에서 스크린을 받아 뿌리는 어시스트 개수가 리그 탑 5안에 든다. 그만큼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릴라드 본인의 스타일이 바뀐 것은 거의 없다. 팀의 스타일 변화가 릴라드의 성적 향상을 이끌었다.
특히 릴라드는 1옵션을 차지하면서 자신의 리듬을 찾게 되었고, 이는 공격 효율성의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Q. 릴라드가 올스타전에서, 그리고 대표팀에서 외면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김윤호_ 결론부터 말하면 포인트가드 전성시대를 탓해야 할 것 같다. 내신 전 과목에서 단 2개만 틀려서 전교 1등을 자신했는데, 하필 전 과목 만점 받은 2명 때문에 3위로 밀려났다면 억울하지 않을 수 없다. 서부 컨퍼런스에서 올스타 라인업, 그것도 가드 올스타 라인업에 들어가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같은 서부 컨퍼런스에는 NBA를 대표하는 가드인 스테판 커리, 러셀 웨스트브룩이 사실상 올스타 선발 고정이다. 심지어 같이 8위 경쟁을 하는 휴스턴에는 제임스 하든이 건재하다. 벌써 버거운 경쟁자 세 명이 있다. 여기에 또 다른 가드가 갑자기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라도 하면 올스타 선발 가능성이 더 낮아진다.
그렇다고 동부 컨퍼런스라고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동부 컨퍼런스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거듭난 존 월이나 카일 라우리와의 경쟁에서 확실히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여기에 무릎부상에서 회복한 카이리 어빙이 제 궤도를 되찾은데다가 샬럿의 켐바 워커, 보스턴의 아이재이아 토마스가 팀의 에이스로 올라서면서 동부의 포인트가드 경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 마디로 어느 팀을 가도 쉬운 올스타 입성의 길은 없다.
이 와중에 대표팀 경쟁은 올스타보다 더 치열하다. 커리와 웨스트브룩 때문에 서부 올스타 경쟁에서 늘상 밀리는 것도 릴라드 입장에서 서러운데, 대표팀에서는 월, 라우리, 어빙과도 경쟁해야 한다. 로스터의 자리는 한정적인데, 그 자리를 노리는 선수들의 수준이 하나같이 높다.
게다가 올스타전과 달리 대표팀은 포지션별 균형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올스타 명단보다 자리가 더 귀하다. 능력대로 다 뽑았다가 역할 중복 때문에 전력 시너지 효과가 전혀 발생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팀 내 역할까지 감안한 선발이 이뤄질 것이다. 금메달을 따려면 코트 밸런스는 잡고 가야 할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릴라드는 커리보다 슛이 좋은 것도 아니고, 웨스트브룩보다 피지컬이 좋은 것도 아니라서 애매한 입장에 처해진다. 그렇다고 저 두 명보다 수비가 월등하지도 않아서 비교우위 포인트가 명확하지 않다. 수비를 고려한다면 월이나 라우리가 선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대표팀에서 릴라드의 입지는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
만일 특급 포인트가드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10년 전이었다면 릴라드가 상당히 각광을 받았을 것이다. 그 때만 해도 팀의 전력을 좌지우지하는 포인트가드가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드놀음으로 프레임이 바뀐 현 시점에서 릴라드가 올스타전, 혹은 대표팀 경기의 일원이 되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이민재_ 김윤호 기자 말에 동의한다. 릴라드가 상대하는 선수들이 너무 쟁쟁하다. 릴라드는 서부 컨퍼런스 소속이다. 그와 함께 경쟁하는 선수는 스테픈 커리, 러셀 웨스트브룩, 크리스 폴, 라존 론도 등이다. 3월 기록으로 비교해보자. 릴라드는 3월에 30점 이상 득점한 경기가 총 3번이다. 커리는 5번이었다. 릴라드가 3월에 각각 50점과 41점을 몰아넣으며 폭발력을 보였지만 커리만큼 꾸준하지는 못했다.
웨스트브룩은 3월에 트리플-더블 3번을 기록했다. 더블-더블은 4회. 폴 역시 더블-더블 6번을 기록했다. 릴라드는 더블-더블을 2번 달성했다. 릴라드가 뛰어난 활약을 보여도 타 선수들 역시 잘하고 있어 빛을 보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슈팅가드까지 포지션을 넓히면 클레이 탐슨, 제임스 하든 등까지 있어 주목받기 더욱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2016 NBA 올스타 팬투표 최종결과에서 릴라드는 158,360표로 서부 가드 부문 10위를 기록했다. 대표팀 예비명단에도 뽑히지 못했다가 나중에 승선했다. 경쟁자보다 확연히 뛰어나지 않은 개인 성적과 팀 순위가 그의 발목을 잡은 것. 그렇다고 릴라드가 이번 올스타에 뽑히지 못하고, 대표팀 예비명단 첫 발표 때 이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으로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재승_ 국가대표는 이야기가 더욱 달라진다. 센터를 적게 뽑는 미국 대표팀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동서를 통틀어 가드와 포워드에서 뽑힐 선수들이 그야말로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서부에 속한 가드들로 이미 국가대표 백코트를 실컷 채울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카일 라우리(토론토)와 지미 버틀러(시카고)까지 들어온다면 이야기는 더욱 달라진다. 포워드에서 남은 자리를 뺄 수도 없다. 참고로 동부에는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폴 조지(인디애나),
카멜로 앤써니(뉴욕)도 있다. 여기까지 거론된 선수들이 모두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자리는 부족하다. 누가 뽑더라도 릴라드를 제외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은 수준이다. 그렇다고 정규적인 국제대회에 A팀과 B팀으로 나눠서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쉽지만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 비단 같은 포지션을 두고 다투는 정도가 아니다. 12명이 선정되는 전체를 따져 봐도 대체될 수 있는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릴라드가 못한다고 하기에는 앞서 거론된 선수들이 보여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언젠가는 대표팀에 승선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Q. 포틀랜드는 명실상부 릴라드의 팀이 됐다. 자, 그렇다면 릴라드의 에이스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틀랜드가 더 갖춰야 할 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이재승_ 릴라드의 공격 비중을 보면 ‘림 근처’와 ‘3점슛’이 가장 많다. 반면 중거리슛과 퍼리미터에서 던지는 슛의 비중은 극히 적은 수준. 즉, 릴라드는 드리블 돌파나 3점슛을 주무기로 삼고 있다. 돌파에 이은 어시스트도 단연 돋보인다. 돌파를 우선시 하고 있다고 정의하긴 어렵지만, 릴라드와 같은 슬래셔에게는 확실한 3점슈터와 스크리너가 제격이다.
다행스럽게도 맥컬럼이 그의 곁에 있으므로 3점슈터 문제는 한시름 덜게 됐다. 맥컬럼은 이번 시즌 평균 40%가 넘는 3점슛 성공률(.408)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스크린을 제대로 걸어줄 수 있는 선수는 의문이다. 플럼리와 본레가 있지만, 아직 스크린 이후 대처 능력이나 제대로 된 움직임을 가져가기에는 구력을 좀 더 쌓을 필요가 있다.
맥컬럼 외에도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 수비와 코너에서 3점슛을 던져줄 자원이 있고, 릴라드에게 적극적인 스크린을 걸어줄 수 있는 센터가 있다면, 릴라드는 물론 포틀랜드가 더욱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코트 안팎에 릴라드를 도와줄 수 있는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면, 릴라드의 공격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 상대는 릴라드만 막을 수 없다.
이는 릴라드와 나머지 선수들이 상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안이 아닐까 싶다. 물론 맥컬럼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벤치에서 공격을 풀어줄 선수도 필요하다. 현재 포틀랜드에는 뚜렷한 식스맨이 없다. 제럴드 헨더슨이 있다지만, 샬럿 호네츠에 있을 당시보다 볼을 만지지 못하고 있는 만큼 공격에서의 역할은 극히 제한적이다. 릴라드와 맥컬럼이 휴식시간을 가질 때 공격을 이끌어 줄 선수가 절실하다. 위의 조각들이 더해지는 것만으로도 포틀랜드의 위력은 배가 될 것으로 섣불리 예상된다.
김윤호_ 사실 최고의 전술가인 테리 스토츠 감독에게서 딱히 단점을 꼽을 요소는 없다. 결국 포틀랜드에게는 한 명의 올스타가 더 필요하다. 바로 프론트코트를 이끌 올스타가 포틀랜드에 나타나야만 한다. 그래야 릴라드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포틀랜드가 올 여름 FA 시장에서 눈을 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포틀랜드의 빅맨이나 포워드 라인업은 분명 두텁지만, 릴라드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해결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승부처가 되면 릴라드와 맥컬럼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게 된다. 골든 스테이트에서 드레이먼드 그린이 스테판 커리, 클레이 톰슨의 부담을 덜어주듯이, 포틀랜드도 그러한 존재감을 지닌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이번 여름에도 대형 FA들이 자유계약시장에 제법 나오기 때문에 포틀랜드 입장에서는 전력 보강의 절호의 기회이다. 릴라드가 득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핸들링을 보조해주거나, 인사이드에서 꾸준한 득점을 해 주는 스타일의 선수가 제일 잘 맞을 거라 생각한다. 알 호포드 같은 유형의 선수가 가장 최적일 것이다.
그 외의 경험이나 조직력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선수단으로 호흡을 맞춰본 지 1년도 지나지 않았고, 어린 선수들이 제대로 출장 시간을 부여받으며 뛴 기간도 그리 길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선수단의 기본적 틀을 유지해 가면서 보강을 지속한다면, 릴라드에게 좀 더 편안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민재_ 릴라드는 맥컬럼과 함께 '스플래쉬 브라더스(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처럼 활약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이들은 강력한 공격력을 뽐내며 리그 최고의 백코트 듀오 중 하나로 거듭났다. 골든스테이트는 가드진 두 명과 함께 드레이먼드 그린이 있다. 뛰어난 스크린과 외곽슛, 패싱 능력으로 커리와 탐슨의 공격을 돕는다. 수비에서는 탄탄한 림 프로텍팅 능력과 로테이션 수비, 대인방어로 ‘2016 올해의 수비수’의 강력한 후보로 뽑히고 있다.
포틀랜드도 그린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 득점보다는 패스, 스크린, 수비에서 힘을 쏟을 선수가 필요하다. 이번 시즌, 메이슨 플럼리가 그 역할을 어느 정도 해주고 있다. 이번 시즌 그의 어시스트 비율은 16.0%(리그 16위)로 앤드류 보거트(14.9%)보다 높다. 릴라드 혹은 맥컬럼과 스크린 플레이 이후 45도와 코너로 찔러주는 패스로 팀플레이를 돕고 있다. 실제로 플럼리는 작년에 평균 0.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올 시즌에는 2.7개를 올리고 있다.
플럼리도 좋지만 더욱 안정적인 스크린 플레이와 패싱 게임, 스크린 능력이 필요한 선수가 필요하다. 2016년 FA로 풀리는 선수 중 알 호포드와 파우 가솔(플레이어 옵션), 조아킴 노아 같은 유형의 선수가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벤치 자원도 필요하다. 포틀랜드 벤치진은 평균 35.3점(16위)을 기록 중이다. 작년(27.3점)보다 좋아졌지만 확실한 벤치 에이스가 없다. 그동안 포틀랜드는 플레이오프에서 주전 싸움은 이겨도 벤치진 열세로 패배한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탄탄한 벤치를 구축하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라고 볼 수 있다.
Q. 릴라드의 공격, 플로어게임 등은 발전한 부분이 보인다. 그렇다면 수비는 어떤가? 현재 수비의 수준은 어느 정도라 보는가? 만약 점수를 준다면 A부터 F 사이에서 어떤 점수를 주고 싶은가?
이민재_ 나는 ‘B’를 주고 싶다. 릴라드가 뛰어난 수비수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할 수 있지만 준수한 수비수에는 ‘맞다’고 말하고 싶다. 볼을 가진 선수의 수비는 탁월한 편이다. 아직 스크린 대처 능력은 떨어지지만 빠른 스텝으로 공격수를 쫓아가는 능력은 좋다. 클로즈-아웃도 괜찮다. 상대에게 뛰어 들어가 상대의 돌파와 슛을 막아내는 수비 역시 괜찮다.
포스트-업 수비는 리그 정상급이다. 지난여름, 릴라드는 포스트-업 수비에 매진했다. 매 훈련 마지막에 코치와 함께 포스트 수비를 연습했다. 팔의 위치, 스텝, 볼을 쳐내는 타이밍과 손을 뻗는 법 등을 연습했다. 실제로 릴라드는 이번 시즌 포스트-업 수비 시 실점 기대치(PPP) 0.82점을 기록하며 폴(0.94점), 존 월(0.88점), 커리(0.88점)보다 낮았다. 점수가 낮을수록 득점 허용이 적다는 의미다.
이러한 수비력은 지난 3월 9일(한국시간) 워싱턴 위저즈전에서도 나타났다. 스토츠 감독은 상대의 2대2 게임에 스위치 디펜스를 주문했다. 이에 릴라드가 포워드인 마키프 모리스와 맞붙는 경우가 있었다. 릴라드는 그동안 연마했던 포스트-업 수비로 모리스를 8점으로 묶었다. 모리스를 시종일관 막진 않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이에 반해 볼 없는 선수의 수비는 아쉽다. 가끔 집중력을 잃고 선수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도움 수비 이후 돌아가는 타이밍도 잘 잡지 못하는 상황. 대인방어 능력은 괜찮지만 팀 수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볼 수 있다.
이재승_ 최소 C+에서 최대 B+ 정도는 되지 않을까? 게다가 그의 공격력을 감안하다면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전성기 시절 대표적인 공수겸장이었다. 다른 선수들과 확실히 차별화 된 부분이 바로 수비였다. 20대를 보낼 당시에서 브라이언트의 득점력이 독보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수비를 통해 상대 득점을 최대한 틀어막고자 했다. 수비에서의 승부욕도 돋보였다. 이와 비슷한 선수가 릴라드가 아닐까 싶다. 릴라드는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수비에 대한 의구심을 떼어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 초반 알드리지는 그의 수비를 두고 “수비적으로 좀 더 나아질 수 있음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줬다”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릴라드가 자신의 수비력 향상에 공을 들였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알드리지는 득점원이 공수 양면에 힘을 쏟긴 쉽지 않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서 그는 “그는 경쟁력이 매우 충만해 두 가지 모두 다 잘하길 원하는 선수”라며 릴라드에 대한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당시 릴라드도 이를 두고 “좋은 수비를 갖추는 것이 우리팀의 목표”라며 자신도 포인트가드로서 많은 어려움과 마주하겠지만, 물러서지 않을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릴라드는 그만큼 자신의 기량발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수비력이 온전하게 뛰어나다고 이야기하긴 힘들 것 같다. 공격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지만 볼이 없을 때 수비에 대한 집중력은 다소 아쉽다.
지난 시즌에는 메튜스의 덕을 본 부분도 있다. 공격에서 릴라드가 있어 메튜스의 가치가 높아진 부분도 있지만, 수비에서는 메튜스가 포인트가드를 포함한 상대 주득점원들을 주로 수비했다. 릴라드는 상대적으로 수비에 대한 부담이 적었던 셈이다. 또한 1선 수비가 뚫리더라도 2선에 로페즈가 있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릴라드의 수비를 평가하는데 있어 어느 수준의 허수는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릴라드가 이 또한 극복할지가 주목된다.
김윤호_ 수비는 아직 C~D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수비가 A로 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기본적으로 수비에 대한 이해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며, 이를 받쳐줄 만한 피지컬의 소유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그의 기량과 레벨이 평가절하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수비력이 아닐까 싶다.
릴라드는 데뷔한 이래로 수비에서의 물음표를 떼지 못한 선수이다. 소위 말해 ‘스크린에 걸리면 삭제 당할’ 정도로 대인 방어 능력이 떨어진다. 데뷔 이후로 그의 수비 부문 BPM(Box Plus Minus)은 줄곧 0 이하였고, 올해에도 그의 BPM은 -2.0에 그쳐 있다. 월, 라우리처럼 동 포지션 최고의 하드웨어를 지닌 것도 아니고, 상대의 공을 지능적으로 훑어내는 감각도 부족하다 보니 수비 면에서 유리한 점이 없는 건 사실이다.
결국 릴라드는 수비에 대한 부족한 재능을 발로 따라가는 근성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최근의 릴라드는 스크린에 걸리면 바로 뚫리지 않고, 끝까지 매치업을 따라가는 노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그 평균 정도의 수비력까지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Q. 스테판 커리나 다른 비슷한 유형, 비슷한 '또래' 가드들과 비교했을 때 릴라드가 확실히 우위를 점하는 부분은 무엇이라 보나? 그리고 갖춰야 할 부분이 있다면?
김윤호_ 수많은 특급 포인트가드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경기 마지막 슛을 맡길 선수 한 명만 고르라면 릴라드를 택하겠다. 그만큼 릴라드의 클러치 슛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이미 릴라드는 승부처를 가르는 득점으로 팀을 여러 차례 구한 전력이 있기에, 클러치 타임의 릴라드는 그 누구보다 무서운 존재이다.
참고로 릴라드의 통산 연장전 야투율은 무려 59.7%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연장전에서 높은 야투율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의 뛰어난 집중력을 증명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릴라드의 심장만큼은 그 누구와 비교해도 가장 차갑다고 볼 수 있겠다. 반면 릴라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다소 기복이 있기 때문에, 높은 경기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어느 날에는 40득점씩 넣으며 폭발하다가도 그 다음 경기에서 10득점을 겨우 넘기는 모습이 잦은데, 릴라드가 더 높은 레벨로 올라서려면 이러한 기복을 줄여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선수 영입 등과 같은 구단 차원의 도움 또한 필요하다.
이민재_ 아직 릴라드가 확실히 우위를 점하는 것은 없다. 대신 김윤호 기자의 말처럼 릴라드가 갖고 있는 ‘강심장’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릴라드는 2011-2012시즌 이후 경기 종료 10초를 남긴 상황에서 동점 혹은 역전 야투 성공률이 31.3%다. 야투 성공 개수 부문에서도 탑 5안에 든다.
이번 시즌, 4쿼터 평균 득점 1위 역시 릴라드(7.3점)다. 경기 종료 5분 이내, 5점차 클러치 상황에서 평균 득점도 17위(3.2점). 중요한 순간에 팀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갖춰야 할 부분은 수비다. 커리는 작년까지 수비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냈으나 이번 시즌 공수 양면에서 높은 효율을 보여주고 있다. 대인방어뿐만 아니라 팀 수비에서도 물 흐르듯 움직이며 뛰어난 생산성을 내고 있다. 릴라드도 이러한 모습이 필요하다. 물론, 그는 지난여름 포스트-업 수비를 연마해 좋은 성과를 냈다. 연습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다. 꾸준히 수비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상대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능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밴티지 스포츠』는 “릴라드의 턴오버 유도 능력이 가드 중 리그 최하위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동적인 수비를 한다는 내용. 이번 시즌 평균 스틸도 0.9개로 포인트가드 중 29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상대를 힘들게 만드는 터프한 수비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재승_ 미드레인지게임을 늘려보면 어떨까? 앞서 언급했다시피 릴라드의 공격비중은 철저히 골밑과 3점슛으로 국한되어 있다. 림 근처에서 공격비중이 60%에 달하고(.585), 3점슛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415). 모두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지만, 릴라드도 몇 시즌 후에는 세월의 흐름과 마주해야 할 시기가 올 것 같다. 이를 대비해 중거리에서 순간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면, 릴라드의 공격옵션은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릴라드는 퍼리미터에서 슛 적중률이 높다. 시도가 적은 탓도 있다. 반면 3피트와 10피트에서의 공격 성공률(31.8%)과 10피트에서 16피트 사이에서의 성공률(37.5%)은 다소 아쉽다. 3점슛도 너끈히 던질 수 있고, 퍼리미터에서도 시도가 낮긴 하지만 성공률 자체는 높은 만큼 중거리에서 공격을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도 동반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 또래 선수들과의 비교도 중요하겠지만, 릴라드가 오래도록 코트 위를 수놓고 싶다면 이 부분이 개선되어야지 않을까 싶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일예로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는 미드레인지게임을 개선시키지 못해 아직도 애를 먹고 있다. 그럼에도 평균 20점이 넘는 기록을 가져가고 있다는 점이 신기할 정도. 반면 릴라드는 웨이드에 비해 정확한 3점슛을 갖추고 있다. 웨이드보다 조건은 좋다. 오히려 3점슛이 좋은데 반해 중거리슛의 확률이 떨어지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릴라드가 이마저도 개선한다면, 수준급 공격병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중거리에서 공격을 풀어나가려면 쉬워 보이지만, 다양한 기술들을 장착해야 한다. 가장 간단한 예로 포스트플레이를 시작으로 스텝으로 상대를 사뿐하게 요리할 수도 있어야 한다. 릴라드의 체격조건을 고려할 때 포스트업은 힘들겠지만, 전술을 통해 중거리에서 볼을 잡은 이후 공격을 마무리하는 능력을 갖춘다면 보다 힘을 적게 들이면서 득점을 올릴 수 있게 된다. 릴라드가 당장 웨스트브룩이나 커리처럼 되긴 쉽지 않다. 이들도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것처럼 릴라드도 자신이 낼 수 있는 색깔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Q. 농구팬들에게 릴라드는 이런 선수다! 라는 것을 보여줄 만한 경기가 있을까?
김윤호_ 현지 시간으로 올해 2월 19일에 있었던 경기가 대표적이다. 당시 릴라드는 올스타 선발 탈락으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올스타 휴식기 이후 첫 경기로 골든 스테이트를 만났다. ‘내가 이 정도 수준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릴라드는 작정하고 골든 스테이트의 수비를 바보로 만들어버렸다. 커리를 상대로 개인 최다 기록인 51득점을 쏟아 부은 릴라드의 퍼포먼스는 후반기 최고의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경기는 2014년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6차전이다. 홈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터뜨린 위닝샷은 릴라드의 ‘인생 3점슛’이다. 물론 이 시리즈에서 돋보인 건 2경기 연속 40득점을 기록한 알드리지였지만, 시리즈를 끝내는 릴라드의 슛이 없었다면 포틀랜드는 이기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슛으로 포틀랜드는 14년 만에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민재_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릴라드의 장점은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 능력이다. 이러한 장면이 잘 드러난 경기는 2014 플레이오프 1라운드 휴스턴 로케츠와의 6차전이다. 마지막 0.9초가 남은 상황에서 릴라드가 두 명의 스크린을 받은 후 터뜨린 3점슛으로 팀은 승리를 거뒀다. 릴라드는 당시 스크린을 받은 후 인바운드 패서에게 박수를 치며 공을 달라고 외쳤다. 이후 완벽한 스텝으로 위로 치솟는 그의 슈팅 장면은 2013-2014시즌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김윤호 기자도 언급했지만, 지난 2월에 펼쳐진 골든스테이트와의 경기도 추천하고 싶다. 커리어-하이 득점인 51점과 7어시스트 6스틸 3P 75.0%(9/12) 0턴오버를 기록했다. 리그 최고의 팀인 골든스테이트를 꺾으면서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 중 한 명임을 뽐낸 날이었다. 이날 커리는 31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당시 릴라드는 장기를 모두 선보였다. 그의 전매특허인 수비수를 등 뒤에 두고 파울을 유도하는 모습과 돌파 이후 몸 밸런스를 유지하며 마무리하는 능력이 일품이었다. 여기에 3점슛 9개를 터뜨리며 내외곽을 넘나드는 최고의 득점원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재승_ 이번 시즌 경기로는 지난 2월 20일(이하 한국시간)에 있었던 워싱턴 위저즈와의 경기를 권하고 싶다. 릴라드는 이날 자신의 생애최다인 51점을 퍼부으며 워싱턴을 농락했다. 릴라드는 이날 3점슛을 무려 9개나 곁들이며 엄청난 폭발력을 과시했다. 7어시스트와 6스틸을 작은 덤이었다. 공교롭게도 릴라드는 지난 9일에 다시 워싱턴을 상대로 펄펄 날았다. 릴라드는 이날 41점 11어시스트로 또 한 번 날을 세웠다. 워싱턴은 릴라드를 막지 못했다.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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