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편집부] 2015-2016 KCC 프로농구가 대망의 챔피언결정전만을 남겨놓고 있다. 전주 KCC와 고양 오리온의 시리즈를 앞두고 지난 챔피언결정전의 주역들이 했던 이야기를 돌아봤다. 우승을 이끌었던 그들 속에는 과연 '우승'의 그 장면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 본 기사는 점프볼 매거진에 연재됐던 '잊을 수 없는 경기'에서 발췌, 요약한 것임을 알립니다.
1998년 챔피언결정전 3차전
조성원(수원대 감독, KBS 해설위원)
시리즈의 터닝포인트, 나에게도 터닝포인트
“직전에 자유투 2개를 못 넣었다. 그 와중에 허재 형(당시 기아)이 슛을 넣어서 역전을 시켰다. 이어 나도 (경기의) 마지막 찬스에서 슛을 성공시켰다. 3점슛이었다. 덕분에 챔피언결정전은 물론이고, 그 다음 시즌까지 계속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자신감을 찾게 됐다고 본다. 나한테는 (그 슛이) 터닝포인트였다.”
- 1998년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 대해. 당시 현대는 정규리그 1위팀이었지만 노련한 기아를 만나 홈 2연패를 당한 채 원정(부산)으로 이동했다. 주전에서 제외됐던 조성원이지만 승부처에서의 한 방 덕분에 시리즈 역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조성원 본인에게도 직전에 놓친 자유투를 만회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슛이었다. 조성원 위원은 “우리는 그때부터 ‘해야 한다’라는 마음이 더 강해졌던 반면, 형들은 2차전 승리 후 우리를 4대0으로 이길 것이라 생각했던 탓인지 (경기를 치를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더 커졌다”라고 말했다.
2000년 챔피언결정전 6차전
조상현(오리온 코치)
우승에 대한 자신감, 잃지 않았다
“전반까지 시소경기를 하다가 우리가 3쿼터부터 점수차를 벌렸다. 4쿼터에는 20점차 정도로 경기에 이기고 있었다. 이미 벤치에서는 샴페인을 터트렸다. 축제 분위기였다.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경기 비디오는 잘 보관하고 있다. 선수 생활을 하며 우승 반지를 가진 게 영광스럽다. 그 당시 멤버들과 우승컵을 들어 올려 더 좋았다.”
- 2000년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 대해. 당시 조상현이 속한 SK는 현대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뒤집고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주변에서는 대전 현대가 우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현대) 멤버가 쟁쟁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우리 팀 선수들은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규리그 상대전적은 2승 3패로 밀렸지만 막판에는 해볼 만 할 것이라 봤다”라고 돌아봤다.
2001년 챔피언결정전 5차전
김동광(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명가의 부활을 알렸다
"창원에서 2연승을 하면서 챔프전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립경기에서 지면 마음이 급해지고, 더 이상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농구는 흐름의 경기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5차전을 남기고 ‘마지막 경기다. 오늘 끝내자’라고 말했다."
- 삼성이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01년 챔프전에 대해. 당시 삼성은 4승 1패로 LG를 꺾고 우승했다. 김동광 해설위원에게 '농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아달라고 하자, 그는 고민 없이 첫 우승에 성공한 2000-2001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소개했다. 그는 당시 가장 기억나는 선수로 김희선을 꼽았다. "김희선이 조성원을 막았다. 상대 에이스 조성원을 잘 막은 덕분에 시소게임을 할 수 있었다. 또 마지막에 김희선이 스틸한 게 마지막 득점이 된 경기도 있다." 김동광 위원은 "그때 가르쳤던 선수들이 다 지도자 길에 들어섰다. 주희정만 현역으로 뛰고 있다. 이미 10년도 지난 이야기다. (선수들과)우연히 만나도 이 이야기는 안 한다"라고 웃었다.
2007년 챔피언결정전 7차전
양동근(모비스 가드)
우승 못했으면 후회했을 뻔한 경기
"감독님이 분위기를 잘 잡아주셨다. 사실, 시리즈를 빨리 끝낼 수 있는 상황도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이긴다'라는 자신감도 있었던 경기였다. 하지만 우승 못했으면 평생 후회할 뻔한 경기이기도 했다."
- 2007년 챔피언결정전 7차전. 모비스는 홈에서 1~2차전을 이기고 4차전까지 3승 1패로 앞섰으나 2연패를 당하면서 7차전까지 치러야 했다. 양동근은 당시 KTF에 대해 "애런 맥기와 필립 리치의 힘이 엄청 좋았던 게 기억난다. 우리 팀과 백중세를 이루는 팀이라 늘 방심해선 안 됐는데..."라고 회상했다.
2010년 챔피언결정전 4차전
김동우(인헌고 코치)
은인을 향한 보답
“절실했다. 한 번만 (공격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못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아무 말씀을 안 하시니까 오히려 불편했다. ‘너 이렇게 해서 되겠냐’라고 한 마디라도 해주시면 좋겠는데, 정말 아무 말씀이 없어서 부담이 됐다. (유재학 감독님은)원래도 말씀을 잘하시지 않는다. 그날도 그랬다. 그런데 4쿼터에 나도 모르게 됐다. 잘 될 것이라는 느낌이 딱히 없었다. 그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해냈다.”
- 2010년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 대해. 모비스 소속이었던 그는 KCC와 챔프전 1~3차전 동안 활약이 미진했다. 그러나 4차전에서는 3점슛 5개를 터트리며 18득점을 기록했다. 그 중 13점이 4쿼터에 터졌다. KCC 추격도 떨쳐냈다. 덕분에 모비스는 시리즈를 3승 1패로 앞서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동우는 “나는 1,2,3차전에서 거의 득점이 없었다. 내가 감독이면 못 뛰게 할 것 같은데 4차전에 뛰게 하셨다. 죄송해서 죄책감이 들었다. 덧붙여 믿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회상했다. 김동우 코치가 이날을 기억하는 이유는 스승 유재학 감독에게 우승을 선물할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김동우 코치는 지금도 유재학 감독을 ‘은인’이라고 표현한다.“그 경기로 죄송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유재학 감독님은 인생의 은인이다. 발목 수술을 독일에 가서 하게 된 것도 감독님이 신경 써주신 덕분이다. 이미 그 전에 (농구선수로서)끝날 수 있었는데, 신경을 써주셔서 수술하고 많이 배웠다. 정말 감사하다.”
2011년 챔피언결정전 6차전
임재현(오리온 코치)
전율이 흘렀던 우승결정 순간
"6차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전에도 우승을 했지만, 내가 주역은 아니었다. 근데 그 때는 (추)승균이 형(현 KCC 감독)이 부상 때문에 못 뛰었고, (전)태풍이도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하)승진이도 체력이 바닥나서 7차전까지 가면 우리가 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초반부터 수비로 상대를 밀어붙였다. 나로 인해 상대 실책도 나오고, 득점도 이뤄져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주위에서도 '네가 MVP다'라고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좋았던 것 같다."
- 2011년 챔프전에 대해. 임재현은 6차전에서 38분 27초를 뛰며 10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했다. 동부의 흐름을 끊는 스틸을 해내는가 하면,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자유투도 그의 손에서 성공됐다. 덕분에 KCC는 79-77로 승리하며 4승 2패로 구단 역사상 5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2년 챔피언결정전 6차전
양희종(KGC인삼공사 포워드)
잊지 못할 내 최고의 경기
"던지는 순간 '들어갔다'란 감이 왔다. 남은 9초가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 KGC인삼공사가 처음으로 우승했던 2012년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 대해. KGC인삼공사는 절대열세가 점쳐진 동부와의 챔프전에서 오히려 3승 2패로 시리즈를 주도했다. 그리고 운명의 6차전에서 대역전승,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양희종조차 "솔직히 7차전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랬을 것이다"라 말할 정도로 6차전은 KGC인삼공사가 부진한 경기였다. 3쿼터 중반에는 17점차까지 뒤처지기도. 하지만 이정현과 크리스 다니엘스의 활약 덕분에 4쿼터에 동점을 만든 KGC인삼공사는 경기종료 33초전, 공격권을 얻었다. 약속대로 김태술이 최대한 시간을 끌었고, 양희종은 공격제한시간이 다 흘러가기 직전 외곽에서 공을 잡았다. 이어 훼이크로 윤호영을 가볍게 제치고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그가 던진 공은 백보드를 맞고 림을 통과했고, KGC인삼공사는 이어진 동부의 공세를 잘 틀어막았다. 단테 존스가 있을 때도 해내지 못한 우승을 달성하던 순간이었다. 양희종은 "내 생애 최고의 경기는 늘 이 경기로 남아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사진=문복주 기자, KBL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