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슬램게임] '4.2점->15.6점' 그러나 만족은 없다, "더 성장하고 싶어요" 동국대 유정원 (013)

윤소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8 01:03:2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윤소현 인터넷기자] 지금껏 농구 하나를 바라보며 달려온 시간은 이제 프로라는 다음 무대를 앞두고 있다. ‘26슬램게임’은 KBL 드래프트를 향해 저마다의 시간과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세 번째 주인공은 동국대 유정원(192cm, G/F)이다.

#001_Scan: 동국대 유정원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봤던 ‘땡땡이’, 수업시간에 빠지고 싶다는 마음에 키가 제일 큰 학생을 찾는 선생님의 말을 듣자 손을 들었다. 11살 유정원은 그렇게 농구를 만났다.

“연가초에 다녔는데, 반에서 제일 키 큰 학생 나와보라고 하셨는데 제가 두번째였거든요. 제일 키 큰 친구가 화장실에 가서 수업도 뺄 겸 손을 들었어요. 농구 캠프 신청서를 주시더라고요. 당시 저는 축구를 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한 번 해보지 않겠냐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싫다고 했는데 가보라고 설득하셔서 갔다가 농구에 잔뜩 빠졌죠.”

그는 골이 잘 나오지 않는 축구보다 많은 득점이 나오는 농구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어릴 때부터 운동에 익숙했던 덕에 득점을 하기도 쉬웠다. 그렇게 연가초 시절을 보내고 명지중으로 진학했다. 윤기찬(KCC), 김두진(중앙대)과 함께였다.

“키가 큰 편은 아니었거든요. 기찬이랑 두진이가 득점력이 더 좋아서 어시스트 위주로 했던 것 같아요. 중학교 때 코치님께서 한 가지만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하게 보는 걸 많이 연습을 시키셨어요. 말그대로 ‘농구’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아직 신체조건이 부족했던 중학교 시절, 유정원은 팀원들을 뒷받침하며 시야를 넓히는 것에 집중했다. 맡은 역할을 착실히 수행한 그는 당시 명지중이 소년체전 금메달에 이어 왕중왕전 우승까지 거머쥐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유정원은 명지고로 진학했지만, 낙생고로 전학을 선택했다. 전학 징계로 2학년 기록지는 비어있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명지고 코치님께서 슛을 머리 위에서 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연습하다 보니까 에어볼이 계속 나는데, 그게 너무 싫어서 밤늦게까지 슛을 던졌어요. 점점 힘도 붙고 슛이 많이 좋아지더라고요. 징계 기간 때 다른 친구들이 대회에서 잘 하는 거 보니까 솔직히 조급해졌는데, 코치님께서 믿어주시고 좋은 말도 많이 해 주셔서 묵묵히 연습하고 3학년이 되기를 기다렸던 것 같아요.”

기다림의 시간이 끝나고 코트에 선 유정원은 훌륭한 선수가 되어 있었다. 팀 내 확실한 에이스 역할로 자리잡은 유정원은 3학년 때 나서는 경기마다 득점 1위를 일삼았다. 연맹에서 주최하는 5개의 대회에서 19경기 출전하여 평균 23.5점을 기록했다.

준비 기간 동안 들였던 노력에 더불어 키가 훌쩍 컸던 것도 한몫했다. 그는 어머니의 대가 없는 헌신을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조금 크고, 고등학교 올라가서 꾸준히 컸던 것 같아요. 어머니가 노력을 많이 하셨어요. 키가 작은 게 저도 어머니도 스트레스였어서, 어머니가 저 데리고 한의원 가셔서 약도 짓고, 밤마다 마사지도 해 주셨던 게 기억이 나요. 덕분에 잘 큰 것 같습니다.”

#002_Life in University


유정원의 다음 여정은 동국대에서 시작됐다. 가장 큰 선택의 이유는 함께 입학할 동기들이었다.

“모두 좋은 선수들이어서 같은 팀이 된다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주저 없이 선택했습니다. 1학년 때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동기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1학년을 회상하던 유정원이 사용한 표현은 ‘죽을 만큼’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해왔던 농구와 많이 달랐던 나머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동기들과 의지하며 묵묵히 버텨냈고, 2학년을 준비하는 동계 훈련 때는 완전히 적응을 끝냈다.

“확실히 뛰는 양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특히 몸싸움, 수비 강도에서 차이점을 많이 느꼈어요. 대학 오니까 한명 한명 다 수비에 집중해서 공격이 생각만큼 잘 안 됐어요. 제가 수비를 할 때도 어려웠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공격에 많이 치중하고 수비에서는 많이 쉬었는데 대학에 와서도 그러면 안 되니까, 체력에도 부담이 있고 방법도 잘 몰랐었죠.”

묵묵히 버텨낸 적응기가 지나고, 2학년 때는 기록적인 성장도 있었다. 평균 득점이 3.3점에서 8.6점으로 수직 상승했다. 자신의 장점인 3점슛도 마음껏 선보였다. 성공률이 17.9%에서 30.6%로 크게 뛰었다.

“2학년 때는 슈팅에서 1학년 때보다 고민을 한번 덜 하고 자신 있게 던졌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또 저희 팀이 속공을 나가는 농구를 했는데, 거기서 파생되는 공격도 잘 됐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4학년 때 유정원의 잠재력은 폭발했다. 단순히 인상 깊은 선수를 넘어서 리그에서도 눈에 띄고 있다. 2026년 U-리그에서 16경기 출전하여 평균 15.6점 5.9리바운드 3.1어시스트, 동국대에 없으면 안 되는 자원이다.

지난 시즌에는 4.2점에 그쳤던 유정원이 4배 가까이 득점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나 3점슛이다. 100개를 던져 32개를 성공시켰다. 물론 1학년 때부터 차례로 3점슛 성공률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시도 개수까지 압도적으로 늘어난 이번 시즌에도 준수하게 유지한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항상 연습 경기 때는 슛이 잘 들어갔는데 시합 때 성공률이 떨어지는 게 있었어요. 3학년 때가 제일 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자신감도 떨어졌는데, 이번 시즌 준비하면서 '이제 4학년인데 물러날 곳도 없고, 슛 던질 사람도 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비우고 연습도 많이 했어요. 첫 경기에 단추가 잘 꿰어진 거 같기도 하고요.”

득점 뿐만 아니라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부분에서도 성장이 두드러지며 전반적인 능력 향상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준비하면서 신경 쓴 부분이 웨이트, 피지컬 트레이닝이에요. 그래서인지 몸에 힘이 많이 붙었어요. 이전에는 하는 방법은 아는데 몸이 안 돼서 못 하는 플레이가 많았는데 이제는 제 몸을 사용하는 방법을 아는 느낌이 들어요.” 

겉으로 볼 때, 드래프트를 앞둔 4학년 때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준다는 건 마냥 화려해 보이기만 한다. 누군가는 운이 좋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쉬운 성공이 어디 있는가, 각오를 녹여낸 노력이 존재했다.

4학년 시즌을 앞둔 시기의 유정원은, 휴식 시간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당연하게 쉬었던 시간을 자신을 갈고 닦는 시간으로 바꿔냈다.

“이전에는 평일에 매일 운동하니까 주말에는 잠을 자면서 쉬었어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는 그 때도 따로 스킬 트레이닝도 받으러 갔어요. 학교에서 야간에 혼자 슈팅 연습도 많이 했죠.”

당연하게도 출전시간 또한 크게 늘어났다. 평균 32분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시즌 15분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유정원은 이번 시즌에 체력 관리 부분에서도 증명한 셈이다.

다만 그는 이 부분에서 보완점을 하나 짚었다.

“동계 훈련 때 체력 운동을 정말 많이 해서 초반에는 괜찮았는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걸 느꼈어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체력 관리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003_Application
드래프트는 지금까지 쌓아온 시간을 평가받는 자리인 동시에, 앞으로의 가능성을 직접 설명해야 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수많은 후보 가운데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는 무엇을 잘하는 선수인지, 어떤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우선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3점슛입니다. 같은 포지션에서 비교해보면 키가 큰 편이라고 생각해서 리바운드나 수비 부분에서 장점을 갖고 있어요. 경기 흐름을 읽는 것도 자신이 있어요. 또한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그가 이야기한 장점은 농구 인생 동안 차근차근 만들어온 것들이었다. 중학교 때 경기 흐름을 읽는 시선을 길렀고, 고등학교 때 3점슛을 확실한 장점으로 만들었다. 끝으로 강조한 다재다능함은 동국대에서 이호근 감독의 지도와 함께 갖췄다.


“1학년 때는 4번(파워포워드)으로 많이 뛰었어요. 저학년 때는 링커 역할도 많이 맡았어서 자신 있습니다. 포인트 가드 역할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더 노력하고 배울 의지가 있고, 2번(슈팅가드), 3번(스몰포워드)은 항상 자신 있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어느 역할에 있던, 슈팅을 늘 강조하셨어요.”

#004_My Future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먼저 그려보는 순간이 있다. KBL 입성을 꿈꾸는 드래프트 참가자들에게도 '프로 선수가 된 나'는 오래 품어온 가장 선명한 상상일 터다.

어떤 유형의 선수를 꿈꾸고 있는지 묻자, 유정원은 정인덕(LG)을 떠올렸다. 궂은 일부터 시작해 클러치에 해결할 수 있는 슈팅력도 갖춘 선수다.

“저는 어느 팀을 가든 그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을 잘할 수 있습니다. 수비나 리바운드 같은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사진_유정원 제공, 윤소현 인터넷기자, 점프볼DB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