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고양/김혜진 인터넷기자] 박종하(185cm, G)는 팀에 닥친 악재들을 기회로 삼았다.
고양 소노는 최근 나름의 분위기 반전을 이뤄냈다. 케빈 켐바오 영입 후 한 차례 에너지 레벨을 끌어 올린데 이어 부상으로 이탈한 이정현과 이근준, 김진유와 팀에 다시 합류한 앨런 윌리엄스가 모두 뭉쳐 3월부터 소노의 전열이 온전해졌기 때문.
이러한 움직임과 맞물려 소노는 A매치 브레이크 이후 재개된 2024-2025 KCC 프로농구 5라운드 26일(vs 부산 KCC), 1일(vs 원주 DB) 경기에서 모두 이겨 간만에 연승을 탔다. 덕분에 최하위 자리에서 벗어나 9위(14승 27패)에 자리한 소노는 2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에 패하며 3연승은 무산됐지만, 상승세의 기운을 뿜으며 막판까지 긴장감을 조성했다.
언급했던 두 경기는 박종하가 '재발견 된' 경기이기도 했다.
박종하는 26일, 1일 경기에서 각 19점과 13점을 기록했다. 19점은 자신의 득점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다. 야투율도 양일 모두 57.1%로 준수했다. 두 경기 평균 20여분을 소화한 것을 고려하면 순도 높은 효율이다.
이번 시즌 평균 12분 35초를 소화한 박종하의 스탯은 평균 4점 0.6 리바운드 0.8 어시스트. 박종하의 폼이 근래에 훅 올라오면서 소노의 3연승 가능 여부에 그의 활약도 변수 중 하나로 포함될 만했다.
2일 경기 전 만난 박종하는 "5라운드까지 경기를 하면서 처음 완전체로 돌아왔다"고 말문을 연 뒤 "이제 정말 든든하고, 팀에 좋은 형들이 많아서 부담 없이 내 할 것만 잘하자는 식으로 경기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자신의 지난 경기를 돌아봤다.
박종하의 가치는 4쿼터와 승부처에서 더 빛이 났다.
선발 멤버가 아니기에 어느 정도는 자연스러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박종하는 코트에 있는 시간 내내 높은 집중력을 유지했다. 특히 1일 DB와의 경기에서는 한 때 17점 차까지 끌려가던 경기 흐름을 바꾸는 데 앞장섰다.
박종하는 "요즘 후반에 중요할 때 득점이 많이 나오기는 한다"며 미소지은 뒤 "항상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하프타임이 끝나고 나서도 그렇고, 이미 경기를 많이 지고 있을 때도 내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종하 네가 해줘야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런 말을 들으면 알게 모르게 자신감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서 승부처에 좋은 득점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원동력을 들려줬다.
외곽 생산력도 주목할 점이다. 박종하는 26일과 1일 총 10개의 3점슛을 시도해 5개를 꽂아넣었다. 상대팀들은 의외의 복병 등장에 적잖이 고전했다.
2일 역시 경기 시작 약 두 시간 전 코트에 모습을 드러낸 박종하. 슛감 유지를 위한 본인만의 훈련 루틴에 관해 묻자 박종하는 "징크스는 딱히 없고, 슈팅 루틴 같은 경우는 항상 본 운동이 끝나고도 항상 코치님들과 함께 하는 슈팅 루틴이 있다"며 "시합 전에도 지금처럼 이렇게 일찍 나와서 코치님과 같이 하는 루틴이 있는데, 정말 이런 코치님들의 열정과 도움 덕분에 정말 시키는 것만 하면 된다. 연습한 부분이 시합 때 계속 많이 나와서 정말 신기하다"고 답했다.
'완전체 소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정현의 복귀는 어땠을까.
박종하는 "정현이 형이 득점을 많이 못 했다고 해서 형이 코트에 있을 때 상대 팀이 안 막을 건 아니다. 이정현은 이정현이니까(웃음). 오랜만에 같이 뛰었는데, 정말 같이 뛰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또, 내가 정현이 형이랑 게임을 뛸 때 항상 좀 잘 했다. 그래서 정현이 형이랑 같이 뛰면서 정말 기분 좋았다"고 자신과 이정현의 시너지 효과를 반겼다.
이정현은 1일 34분 42초간 2점에 그쳤지만, 2일 30분 24초간 14점을 올리며 점차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박종하가 의지할 곳은 이정현에 그치지 않는다. 2001년생 동갑내기 켐바오 역시 득점과 어시스트 능력을 두루 겸비, 박종하를 비롯한 국내 선수들을 톡톡히 살려주고 있다.
"켐바오가 나랑 친구다. 정말 워낙에 패스를 잘 보는 선수여서, 패스가 딱 입맛 좋게 제대로 잘 많이 들어온다. 그런 부분에서 저를 많이 봐주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그 믿음에 보답하고자 더 잘 넣어야 할 것 같다."
최근 팀과 본인이 모두 잘 풀리는 경험을 했던 박종하지만, 사실 시즌 내내 소노는 전력 누수로 최하위권에 머물렀기에 개인적인 마음 고생도 있었을 것이다.
시즌 중 멘탈 관리를 어떻게 했냐고 묻자 박종하는 "형들이 (부상으로)많이 빠졌는데, 일단 내 입장에서는 기회가 생긴 거다. 내가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였고, 코치님들도 동기 부여와 함께 운동을 많이 시켜주셔서 지금 이렇게 기량이 조금 올라온 것 같다"고 오히려 팀의 악재를 '전화위복'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김태술 감독도 박종하와 의견을 같이 했는데, 완전체가 된 소노의 전력에서도 박종하에 충분히 높은 가치를 매겼다.
김 감독은 "종하는 엔트리에서 충분히 본인 몫을 할 선수로 성장했다고 본다"며 "종하와 (임)동섭이가 올라왔기 때문에 훨씬 뎁스가 두꺼워 졌다고 생각한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은 선수들에 긍정적이다"고 이야기했다.
박종하에게 의식하고 있거나 본받을 만한 선수에 관해 묻자 그는 "일단 내가 다른 팀까지 견제할 여력이 아직 없고, 나 하나 챙기기도 벅차기 때문에 나만 생각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본받고 싶은 선수들은 너무 많다. 대표적으로는 (전)성현이 형이 작년에 저랑 같이 있었고 이번에 LG와 경기 하면서도 계속 느낀 건데, 따라다니기도 너무 힘들고 그런 부분을 많이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비록 박종하는 2일 경기에서 4분여 출전에 그쳤지만, 이미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고 코칭스탭의 신임을 얻었기에 장기 레이스 특성상 충분히 상황에 따라 기회를 부여받을 듯 보인다.
26일 19점을 기록한 뒤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박종하는 "20점을 넣고 싶었기 때문에 기분이 찝찝하다"고 한 바 있다. 이를 언급하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냐고 하자 박종하는 "물론이다(웃음). 나는 항상 말하는 것은 지켜진다고 생각해서 20점을 꼭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돌하게 눈을 반짝였다.
박종하의 성장은 동전에 늘 양 면이 있듯 소노에도 '나쁘기만 한 일은 없다'를 알려준 예시가 됐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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