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연세대 은희석 감독, 첫 우승의 장소서 또 우승 도전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1 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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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모두들 경기나 대회 전에 좋은 느낌을 받고 싶어하는데 코트에 들어설 때 여기서 우승을 했던 걸 추억하며 좋은 느낌을 받고 싶었다.”

연세대는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1 KUSF 대학농구 U-리그에서 또 한 번 더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예선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연세대는 결선 대진표 추첨 결과 4강에 직행했다. 준결승 상대는 고려대와 성균관대의 맞대결 승자다.

연세대와 은희석 감독에게 서수원칠보체육관은 의미있는 장소다. 연세대는 2016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우승했다.

연세대는 사실 MBC배에선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연속 우승한 이후 결승 진출도 힘들어했다. 은희석 감독이 부임한 뒤 2015년 10년 만에 MBC배 결승에 올랐으나 고려대에게 65-68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연세대는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11년 만에 MBC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다. 더구나 2009년 전국체육대회와 2차 대학농구연맹전 이후 7년 만의 우승이기도 했다.

은희석 감독은 1일 전화통화에서 “명지대와 첫 경기를 하러 올 때 저 멀리서 체육관 지붕이 보인다. 그걸 보며 ‘그 때 여기서 MBC배에서 우승했는데 올해 첫 대회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감회가 새로웠다”며 “모두들 경기나 대회 전에 좋은 느낌을 받고 싶어하는데 코트에 들어설 때 여기서 우승을 했던 걸 추억하며 좋은 느낌을 받고 싶었다. 그게 선수들에게도 잘 전달이 되었으면 하는데 선수들은 잘 모를 거다. 우리 팀에서 그 때 여기서 우승한 이는 저 밖에 없다. 윤호진 코치도 그 이후 왔다. 그 때 우승의 좋은 느낌을 다시 받고 싶다”고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우승 기억을 떠올렸다.

은희석 감독은 당시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다. (MBC배에서) 11년 만에 우승이라 뜻 깊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한국농구를 이끌어가던 농구 명문으로서 체면이 구겨졌었다. 다시 한 번 더 중흥기를 노릴 수 있는 발판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연세대는 은희석 감독의 바람대로 2016년 대학농구리그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은희석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는 주전에 의존하지 않는 농구였다. 이번 대회 예선 3경기에서도 선수들을 고르게 활용했다. 3경기 모두 출전한 선수 중 최다 출전 기록은 평균 22분 17초의 신승민이다.

은희석 감독은 “의도적인 건 아니다. 선수들 스스로 열심히 한다. 팀 문화 자체가 ‘새벽부터 운동해’라고 해서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아침에 나가면 선수들이 운동하고 있고, 쉬라고 해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훈련한다. 그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로테이션을 하는 건 당연하다”며 “팀 내면에선 그런 게 있어서 기회를 주고, 출전 시간을 할애한다. 부상이 아니라면 다른 이유 때문에 고르게 기용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선수들도 코트에 나서 욕심을 부리기보다 맡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이를 보여주듯 지난달 29일 조선대와 맞대결에서 12명의 선수들이 모두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0년 출범한 대학농구리그에서 최초이자 25시즌 동안 6,114경기를 치른 KBL에서도 없었던 진귀한 기록이다.

은희석 감독은 “보통 기록지를 펼쳐보면 공란이 보인다. 그날은 빼곡하더라. 의미있는 기록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선수들이 모두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를 다 했네’라고 여겼다”며 “출전 선수 명단에 들어간 12명 전원이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까지 해냈다는 건 자기 욕심도 있겠지만, 배려하는 이타적인 마음 가짐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진기록 작성을 반겼다.

연세대는 또 한 번 더 우승을 위해 준결승을 준비하고 있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중 어느 팀이 올라와도 껄끄러운 상대다. 은희석 감독은 어느 팀을 만나도 경기 초반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겼다.

“결국은 두 팀 중 한 팀이 올라오는데 너무나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한다. 내일 경기(고려대 vs. 성균관대)를 지켜봐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게 체력적인 부분이다. 반대편 세 팀(동국대, 건국대, 단국대)도 마찬가지다. 예선부터 지켜보면 원 포스트에 볼 재간이 있는 나머지 4명의 선수로 스피드 있는 농구를 한다. 예년보다 더 빨라졌다. 이 때문에 체력 소모가 엄청 크다.

그런 부분에서 고려대가 잘 버텨내면 준결승에서 고려대와 정상적인 4,5번(파워포워드, 센터)을 가동하는 팀끼리 붙는 거다. 그렇지 않고 성균관대가 올라오면 빠른 발을 어떻게 잡아야 하느냐가 관건이다. 4,5번 선수들이 외곽수비를 잘 한다면 우리가 조금 안정적으로 경기 운영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고 누수가 생기면 우리 라인업을 바꿔야 한다. 그럼 우리가 지금까지 추구한 농구에서 틀어진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중 어느 팀이 올라올지 몰라서 이를 대비하고 있다. 어제도 했고, 오늘도 준비를 할 거다. 어느 팀이 올라와도 유리한 건 6강을 치른 팀이다. 우리는 쉰 시간이 많다. 이전 경기에서도 주전들이 30분 이상 뛰지 않았다. 건국대와 경기에서만 30분 가량 뛰었을 거다. 경기 감각은 우리보다 6강을 치른 팀이 살아있다. 준결승에서 초반 분위기만 넘기면 체력전으로 갈 건데 그건 우리가 낫다. 초반만 잘 버티고 이겨내면 좋은 승부를 할 거다.”

은희석 감독은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다시 한 번 더 우승을 노린다. 이번에도 정상에 선다면 5년 만에 다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우승이자 7개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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