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V6] 10분의 인터뷰, 박하나는 "고맙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6 13: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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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박하나는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프로 데뷔 첫 우승의 감격, 중요한 시기에 부상으로 빠진 것에 대한 자책, 공백을 최소화하며 자리를 채워준 후배들에 대한 고마움까지…. 이 모든 복잡한 심경을 고맙다는 진심으로 대신했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15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마지막 경기에서 74-57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15년 만에 챔피언에 등극했다.

삼성생명이 챔피언 왕좌에 등극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워낙 많았다. 사실 삼성생명은 이번 플레이오프 진출 4팀 중 가장 약체로 평가 받았다. 시즌 초반부터 끊임없이 부상 소식이 들려왔고,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도 3팀에 비해 뒤져 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그런 선수단을 밖에서 가장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주축 슈터 박하나였다. 박하나는 시즌 전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무릎 부상이 도져 지난 1월 4일 하나원큐 전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개막에 맞춰 복귀한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지만, 결국 박하나는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지난 아산 우리은행과 4강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다시 선수단과 동행해 코트 위 동료들에게 응원의 힘을 불어넣었다. 비록 코트 안에서 뛰진 못했지만, 박하나는 벤치에서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묵묵히 다하며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우승 다음날 오후 본지와 연락이 닿은 박하나는 "동료들과 코트에서 함께 뛰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프로 데뷔 첫 우승이라 기쁜 마음이 크다“라면서 “유관중으로 전환돼 팬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 기뻤고, 또 저희 어머니께서 몸이 편치 않으셨다. 다행히도 지금은 건강이 호전되고 있는 과정인데, 부모님과도 우승의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동료들에게는 미안함과 고마운 감정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라며 옅은 미소와 함께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벤치에서 동료들을 향해 응원을 하고 있었지만, 저도 사실 경기에 무척 뛰고 싶었다. 벤치에 있는 것이 힘들 정도로 뛰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그래서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기 위해 벤치에서 더 큰 목소리로 동료들을 응원했던 것 같다"라며 속내를 전했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역대급 명승부'였다. 이에 그는 “양 팀 선수들에게서 정말 초인적인 힘이 나왔던 것 같다. 저 또한 이전에 플레이오프, 챔프전 다 치러봤지만 이런 시리즈는 정말 처음이었다. 끝까지 잘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고생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라고 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삼성생명은 식스맨들의 활약이 유독 두드러졌다. 그 중에서도 김단비, 신이슬, 이명관 등이 박하나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줬다. 박하나는 이번 시리즈 숨은 MVP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단비의 이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박하나는 "3~4라운드 넘어가면서 (김)한별 언니와 제가 부상으로 빠진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에 (김)단비가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언니들의 공백을 잘 메워젔던 것 같다. 단비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자신의 공백을 메워준 김단비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신이슬에 관해서는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시즌 초반 팀 성적이 한창 안 좋을 때 선수들끼리 미팅을 한 적이 있다. 앞으로 더 파이팅하자는 의미에서 대화를 갖는 자리였는데, (신)이슬이가 펑펑 울더라. 우는 모습을 보니 왜 우는지 알 것만 같았다. 저도 프로 초기 때 똑같은 과정을 겪어봐서 잘 안다. 그 때부터 이슬이와 대화를 통해 서로가 갖고 있던 감정들을 공유하면서 더 의지할 수 있는 사이가 된 것 같다." 박하나의 말이다.

이어서 그는 웃으며 "전 이슬이가 잘할 줄 알았다. 항상 이슬이한테 코트에 나갈 준비하고 있으라고 조언해줬다. 어린 선수인데도 그런 강심장의 기질이 어디서 나오는건지 정말 대단한 것 같다"라면서 "제가 챔프전을 뛰지는 못했지만 제 빈자리를 (신)이슬이와 (이)명관이 같은 젊은 선수들이 잘 메워줬기에 그 선수들 그리고 팀적으로 봤을 때도 엄청난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또, 저 나름대로도 멘토로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우승의 기쁨을 뒤로 하고 박하나는 이제 기나긴 재활과의 사투를 시작해야 한다. 오는 4월 경, 수술도 한 차례 더 예정되어 있다. 어쩌면 그의 앞으로 선수 생명이 걸려 있는 중대한 재활일 수 있다. 하지만 박하나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였다. 그는 건강한 모습으로 반드시 코트에 복귀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박하나는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수술 소식을 알려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늘 겉으로 자신있다 말하기도 했지만, 사실 속으론 걱정도 많이 된다. 그래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과 동료들이 있기에 힘을 내 남은 수술을 잘 받고, 재활도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저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재활해서 꼭 멋진 모습으로 코트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_유용우 기자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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