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떠나는 조성민 "KT 시절 가장 기억에 남아..전창진 감독은 아버지 같은 분"(일문일답)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6 09:11:25
  • -
  • +
  • 인쇄

[점프볼=서호민 기자] 조선의 슈터 조성민(38, 190cm)이 은퇴를 결정했다.

창원 LG 조성민은 2020-2021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다. LG 구단은 지난 24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농구의 슈터 계보를 이어온 ‘조선의 슈터’ 조성민이 은퇴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전주고와 한양대를 졸업해 2006년 신인 드래프트 8순위로 부산 KTF(현 KT)에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조성민은 KT와 LG에서 총 13시즌을 뛰었다.

조성민은 한국농구 슈터 계보를 잇는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였다. 정확한 슈팅능력을 바탕으로 통산 550경기에 출전해 평균 9.8득점 2.2리바운드 2.3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9%의 기록을 남겼다. 자유투 56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킨 것은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고 있다. 또, 2013-2014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3점슛 성공률 1위를 차지했고, 자유투 성공률에선 2010-2011시즌부터 4시즌 연속 1위를 지켰다.

이 뿐만 아니라 조성민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앞장서는 등 국가대표 선수로서도 큰 이력을 남겼다. 이처럼 한국 농구 간판 슈터계보를 잇는 명슈터로 화려한 족적을 남긴 조성민은 13년 간 정 들었던 코트와 작별을 선언했다. 

조성민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은퇴 사실을 전하며 자신을 지금의 위치에 있게 만든 장본인인 옛 은사 전창진 KCC 감독은 물론 자신의 농구인생에 있어서 함께한 지도자, 선수, 팬들, 가족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팬들에게는 "늘 농구에 대한 진지함을 갖고 있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성민과 전화 통화를 통해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사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통합우승을 목표로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계속해서 좌절을 맛보고 벽에 부딪히면서 나 스스로도 지쳤던 것 같다. 이제 나이도 있고 기량도 예전에 비해 많이 내려온 상태다. 이번 비시즌 들어 가족들과 은퇴에 관해 상의를 했고, 1년 더 뛰는 게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Q. 지금 기분이 어떤가

만감이 교차한다. 서운함도 있고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도 있다. 주위에서 더 뛰어도 될 것 같다며 연락을 많이 주시기도 했는데, 그래도 지금이 은퇴해야 할 적기라고 판단해 후회는 없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KT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사실 그 때 훈련이 힘들긴 했지만 농구는 가장 재밌게 했었다. 또 실력이 가장 많이 늘었던 시기였기도 했다. 3점슛 10개(13. 12. 01 서울 SK 전) 넣었을 때도 머릿 속에 스쳐 지나가기도 하고. 국가대표에서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여러 순간들이 기억에 남지만 그 중에서도 2014년 7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던 뉴질랜드와 평가전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그 때 저희 선수들은 관중들이 많이 안 오실 줄 알고 지인, 가족들에게 표를 전해줬다. 그런데 몸을 풀러 체육관에 들어 선 순간 관중석이 꽉 차 있더라. 그 때 그 장면을 보고 '아직 농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인기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비록 평가전에 불과했지만 체육관을 가득 메워준 팬들의 응원 덕분에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팬들 사이에서는 KT 시절 전창진 감독에게 "3점슛 쏴도 돼요?"라고 말했던 경기가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다. 그 때 상황을 다시 한번 설명해달라

그 때 저희가 2점 차로 LG에 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2점을 노려 연장을 가게 되면 이상하게 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3점슛 쏴도 되냐고 물어봤고, 감독님께서도 오케이야, 성민아 자신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어떻게든 그 상황에서는 경기를 끝내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또 이전 경기에서 위닝샷으로 경기를 끝냈던 좋은 기억이 있어 자신이 있었다.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Q. 조성민하면 전창진 감독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본인에게 전창진 감독은 어떤 존재인가

첫 인상은 굉장히 무서웠다. 포스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웃음). 하지만 같이 생활하다 보니 마음이 따뜻한 분이시라는 것을 느꼈다. 나에게는 아버지 같은 분이시다. 선수와 감독의 경계를 넘어서 그 이상의 것들을 공유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Q. 우승을 하지 못하고 현역생활을 접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우승을 하지 못하고 은퇴한 게 가장 아쉽다. 사실 LG로 트레이드 될 때 우승 하나만 바라보고 왔다. 나를 포함해 (김)시래, (김)종규 등 멤버들도 좋지 않았나. 그렇게 우승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고비 때마다 부상 등 변수가 발생했다.

Q. 데뷔 후 함께 했던 동료 혹은 맞상대 중 기억에 남는 선수는

제스퍼 존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농구 지능이 매우 뛰어났으며, 나와 2대2 플레이도 잘 맞았다. 상대 편 선수 중에서는 양동근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학 1년 선후배이기도 하고, 대표팀에서 동근이형과 오랜 시간을 보냈다. 또 리그에서는 상대 편 선수로서 경쟁하는 관계로 지내왔다. 사실 동근이형이 현역일 때, 둘이 사우나를 하고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 은퇴 후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했었는데, 이젠 둘다 코트를 떠나지 않았나.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Q. 한국 농구 슈터 계보를 잇는 선수라고 평가 되는 거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나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인정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 선수라면 훈련은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거다. 다만 나는 처음 프로 들어왔을 때부터 슛을 쏘기 전 움직임,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플레이 등에 대해 굉장히 많이 노력하고 연구했던 것 같다. 또 다양한 국제대회 경험을 통해 점점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그런 노력들이 있었기에 지금 팬들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Q. 현재 KBL에서 활약하는 선수 중 슈터 후계자를 지목한다면

전성현이다. 중앙대 시절부터 쭉 봐왔는데 너무 잘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슛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쏠 수 있는 것이 전성현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지금도 충분히 리그에서 탑 클래스 슈터로 꼽히고 있지 않나. 앞으로 더 무서운 선수로 성장할 것 같다.

Q. 어떤 선수로 기억됐으면 하나

사실 13시즌 동안 뛰면서 웃고 있는 적이 거의 드물었던 것 같다. 코트 안에 있을 때만큼은 웃고 즐기기보다는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자 했다. 팬 분들에게는 농구에 대해 진지함을 갖고 있는 선수로 기억됐으면 한다.

Q. 은퇴 발표 후 동료들은 어떤 말을 해주었나

아쉽다고 한 선수들도 있고, 축하한다고 한 선수들도 있는데 축하한다는 말이 더 와닿았다(웃음).

Q. LG 구단과 은퇴식 계획에 대해 상의한 게 있나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사무실을 들어가봐야 은퇴식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갈 것 같다. 추후 구단과 상의할 계획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은 구체적으로 정한 것이 없다. 일단 지금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하고 싶다. 그런 다음에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겠다.

Q. 마지막으로 그동안 조성민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항상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뒤에서 사랑해주신 팬들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앞으로 더 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은퇴해 아쉽다는 팬 분들도 많으신데, 제가 내린 결정을 믿어주시고 또 농구 인생 2막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사진_점프볼DB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hanmail.net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