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여성지도자 카드 꺼내 든 BNK, 시험대에 오른 박정은 신임 감독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9 0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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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BNK가 다시 한 번 여성지도자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부산 BNK는 18일, 구단 공식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공석이 된 사령탑에 박정은 전 WKBL 경기운영본부장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유영주 전 감독에 이어 2대 감독이 된 것이다.

박정은 신임 감독은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였다. 지난 1994년 삼성생명에 입단한 그는 19년 간 삼성생명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삼성생명에서 뛰는 동안 4번의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지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5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뛰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8강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2-2013시즌 은퇴 후에는 삼성생명 코치를 맡았고 또 최근에는 해설위원, WKBL 경기본부위원장 등으로 농구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고향으로 컴백이다. 박정은 신임 감독은 괘법초-동주여중-동주여상(現 동주여고)를 졸업한 부산 출신이다.

하지만 다소 뜻밖의 인사임은 부정할 수 없다. 당초 BNK는 지난 2019-2020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유영주 감독 체제로 팀을 운영했다. 최초의 전원 여성 코칭스태프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야심차게 나선 유영주호였지만, 기대했던 바를 이루지 못했고 결국 유영주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구단에 사퇴의사를 전하면서 두 시즌 만에 씁쓸하게 막을 내리게 됐다. 이 때문에 공석이 된 새 사령탑 자리에는 남성 지도자가 선임될 것이라는 풍문이 돌았다. 재야에 머무르고 있는 프로농구 출신 감독들이 물망에 오르내리곤 했다.

그러나 BNK는 여성지도자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부산 출신 박정은 감독을 선임하며 다시 한 번 신뢰를 보였다. 그렇다면 박정은 감독의 어떤 능력이 BNK 구단의 마음을 흔들어 놨을까. BNK는 소통력에 초점을 맞췄다.

BNK 관계자는 "프로와 아마, 전, 현직 지도자를 총 망라하여 BNK 썸 농구단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였다"라면서 "또 소통력에 있어서도 분명 장점을 갖고 계신 분이다.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이끌어 내실 것이다"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직접 현장에서 박정은 감독을 경험했던 BNK 관계자의 말과도 일치한다. 관계자는 "선수 파악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했다. 박정은 감독은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선수의 장단점과 전술적 성향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팀 내부에 뿌리 깊이 박혀 있었던 패배의식을 걷어버리는 것과 체질개선도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할 수 있다.

박정은 신임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는 거에 익숙하다 보면 즐거움이 사라진다. 프로 선수라면 승리를 목표로 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워크를 회생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열성적인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는 경기, 근성 있는 경기를 꼭 하겠다”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BNK는 전임 유영주 감독에 이어 다시 한번 여성지도자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 부임 5시즌 만에 통합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면서 여성 지도자도 프로스포츠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런 반면 농구계에서는 아직 성공한 여성지도자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유영주 전 감독 이전에 2012년 이옥자 KDB생명 전 감독이 여성 최초의 감독으로 큰 화제를 모았지만, 팀이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한 시즌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여전히 프로스포츠에서 여성지도자의 역할은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다. 단지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간 프로스포츠 자체가 남성 주도로 발전해왔기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박정은 신임 감독은 또 하나의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과연 다시 시작된 BNK의 여성지도자의 실험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박정은 신임 감독이 여자농구계의 해묵은 관행을 깨고 여성코칭스태프 시대의 막을 열어 성공 사례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_점프볼DB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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