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경기 출전한 LG 김영현, 조성민에게 고마움을 전한 이유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4 05: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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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이번 시즌을 함께 할 줄 알았는데 은퇴하는지 몰랐다. 그 소식을 듣고 전화해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창원 LG는 지난해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윤원상(180.9cm, G)과 이광진(193.8cm, F), 김영현(198.8cm, C)을 선발했다. 윤원상이 23경기에 나서 가장 많은 출전 기회를 받았고, 이광진도 12경기를 뛰며 외곽슛 능력을 인정받았다.

윤원상, 이광진과 달리 김영현은 주로 D리그에서 경기 경험을 쌓았다. 1차 D리그에서 2경기, 2차 D리그에서 6경기에 출전했다.

김영현은 데뷔전을 치르지 못하는 듯 했다. 정규경기 마지막 날인 4월 7일 기회가 찾아왔다.

LG는 울산에서 현대모비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 전에 LG 조성원 감독은 “3경기를 남기고 조성민이 강병현과 찾아왔다. ‘시즌 마무리가 되는데 우리가 빠지더라도 신인급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며 “그 부분이 고마웠다. 그래서 김영현을 한 번 데리고 와서 뛰게 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성민이, 병현이는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고마워해야 한다. 우리 팀이 자리를 잡아가는 좋은 모습이라고 여긴다”고 김영현의 첫 출전을 예고했다.

김영현은 프로무대 데뷔전에서 10분 11초 출전해 2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조성원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출전 기회를 양보한) 성민이 형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마지막 경기에서 한 번 출전했다. 수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했다. 득점도 올렸다.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감도 생겼을 거다”고 김영현의 플레이를 되짚었다.

김영현에게 출전 기회를 양보했던 조성민은 지난 5월 은퇴를 선택했다. 조성민의 마지막 출전 경기는 4월 4일 서울 SK와 맞대결이다. 현대모비스와 경기가 될 수 있었지만, 김영현이 대신 뛰었다.

김영현은 2021~2022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창원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신인 선수들은 드래프트 직후에는 구단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머물 수 있지만, 이제는 스스로 거주할 집을 구해야 한다. 김영현은 상무에 입대한 김준형이 머물던 집을 이어받았다.

김영현은 3일 전화 통화에서 “처음으로 두 달이라는 휴가를 받았을 때 난감했다. 2주 정도는 아무것도 안 하고 놀았다. 5월 초부터 창원에 내려와 체육관에서 트레이너 형들이 주신 프로그램으로 운동했다”며 “프로그램 강도가 매주마다 달랐다. 상체와 하체 운동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체는 힘을 써야 하는 운동, 상체는 몸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힘을 기르는 운동이었다. 슈팅 훈련을 돕는 머신이 있어서 혼자서 슈팅 훈련이 가능하다. 슛 연습과 드리블도 배웠던 것과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따라 했다”고 두 달이란 휴가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들려줬다.

지난 시즌은 보너스와 같은 시즌이다. 신인 선수들의 정식 계약 기간은 6월 1일부터 시작된다. 김영현은 프로에서 경험하는 첫 비시즌을 앞두고 있다. 다만, LG는 김영현이 합류할 때와 다르다. 많은 선수들이 트레이드로 바뀌었다.

김영현은 “자신감이 없었던 선수였는데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조성민 형의 양보로 뛰었다. 어찌 되었던 수비도 수비지만 득점도 해야 팀이 이길 수 있다. 득점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들으면서 듬직한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팀에 트레이드도 많아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프로는 현실적이고 냉정하다는 걸 깨달았다.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잘 해야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두 달 동안 팀의 변화를 보며 느낀 점을 전했다.

김영현은 조성민의 양보로 이뤄졌던 데뷔전을 언급하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기억을 꺼냈다.

“처음에 (조성민이 양보해서 출전한 건지) 아예 몰랐다. 울산에서 경기를 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거였다. 제가 뛸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창원에서 형들과 운동할 때 제가 엔트리에 들어갔다고 해서 그 때부터 당황했다. 울산에서 코트 훈련을 할 때 슛을 쏘는데 너무 힘을 줘서 백보드만 맞고 림을 안 맞고 나오더라. 감독님께서 ‘영현이 긴장했다. 큰일이다’라고 하셨다.

그 때까지만 해도 긴장했는데 형들이 ‘뭘 하려고 하면 오히려 잘 안 되니까 자연스럽게 네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하고 나오라’고 했다. 감독님께서도 경기 중에 제 이름을 부른 뒤 ‘코트에 들어가면 리바운드와 수비만 하라’고 하셨다. 출전하자마자 제 앞으로 딱 리바운드가 떨어져서 바로 잡은 뒤 긴장이 조금 풀렸다.

그래도 긴장이 많이 되었다. 정성우 형이 ‘내가 경기를 뛰는 목표는 네가 골을 넣게 하는 거다. 움직일 때 날 보고 있으면 패스를 넣어준다’고 했다. 성우 형만 봤는데 진짜 패스가 왔다. 그 때 골대 밑에서 패스를 잡아서 원 드리블을 치고 올라가야지 했다. 그런데 함지훈 형과 외국선수가 있어서 조금 무서웠다. ‘블록을 당하겠지’하면서 왼손으로 슛을 던졌다. 그게 들어가서 기분이 좋았다.”

조성민의 은퇴 소식을 들은 김영현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성민이 형이 그렇게 해주셨다는 걸 알아서 ‘제가 뛸 수 있었던 건 형 덕분이다.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냈다. 해단식 할 때도 인사를 했다. 그리고 휴가를 받았다”며 “이번 시즌을 함께 할 줄 알았는데 은퇴하는지 몰랐다. 그 소식을 듣고 전화를 드렸다. 성민이 형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잘 할 수 있다. 6월에 한 번 내려가면 보자’고 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단국대 석승호 감독은 “뽑아서 장기적으로 키우기 좋은 선수다. 가장 큰 장점은 아픈 데가 없다. 겉멋도 들지도 않고, 시키는 걸 잘 따른다. 꾸준하게 훈련하면 성장하는 게 확실히 눈에 띄었다”며 “패스 주는 거 받아먹고, 속공 뛰고, 수비를 해줄 수 있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스스로 더 배워야 한다며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제자인 김영현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샀다. 대학과 달리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프로에서는 그 성장 폭이 더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영현은 “제가 키에 비해서 슛이 좋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뛰게 된다면 4번(파워포워드)일 거다”며 “하이 포스트에서 자리 잡았을 때 외국선수에게 패스를 못 넣어주면 중거리슛을 쏘고, 3점슛까지 던질 수 있게 연습 중이다. 3점슛을 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서 슈팅 능력을 키우고 싶다. 제일 중요한 건 볼 간수 능력이다. 프로에서는 볼 키핑을 못하면 바로 뺏긴다”고 이번 비시즌 동안 보완하고 싶은 걸 설명했다.

김영현은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한 경기를 뛰었다. 돌아오는 시즌에는 정규리그를 더 많이 뛰는 게 목표”라며 “진부하지만 전 시즌보다 달라진 모습, 막내니까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LG는 7일 오후 2시부터 2021~2022시즌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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