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초유의 감독 포기 사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이보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0 00: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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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보현 객원기자] 앞서 NBA에서 이같은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커리어 중 한 번 되는 것도 가문의 영광이라고 불리는 NBA 감독직이다. 전 세계에서 최고의 지도자 30명만 누릴 수 있는 영예로운 자리다. 이같은 자리를 스스로 포기한 자가 나타났다.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의 19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의하면 샬럿 호네츠 차기 감독으로 내정되어 있던 케니 앳킨슨 골든스테이트 코치가 샬럿 감독직을 포기, 골든스테이트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가히 초유의 사태라고 부를 만하다. 앳킨슨 골든스테이트 코치는 2022 파이널이 열리던 중반, 샬럿 구단과 4년 계약에 합의했다. 이번 샬럿 감독직 면접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마이크 댄토니 전 감독, 테리 스토츠 전 감독, 다비드 반더풀 코치 등 NBA에서 저명한 지도자들을 추린 뒤 다단계의 면접을 치르며 후보들을 치열하게 추렸다. 앳킨슨은 이같은 면접들에 전부 참여하며 스스로도 샬럿 감독직에 대한 욕심을 냈다. 앳킨슨 코치는 마이클 조던과 진행한 최종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따냈다. 샬럿은 앳킨슨이 면접에서 제시한 비전에 큰 감명을 받았고 그에게 기쁜 마음으로 4년 계약을 제시했다.

이후 당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던 앳킨슨 코치가 플레이오프를 마치고 팀에 합류하기를 기다렸다. 이 과정에서 골든스테이트가 플레이오프 최종 무대인 파이널까지 진출한 뒤 우승을 차지하며 그 공백기가 상당히 길어졌다. 긴 시간을 기다린 샬럿은 파이널까지 종료되자 앳킨슨 코치의 정식 감독 부임을 본격적으로 준비, 그의 감독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앳킨슨 코치는 19일 돌연 샬럿 감독으로 갈 생각이 없다고 깜짝 발표, 골든스테이트에 코치로 잔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과정이 서류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앳킨슨과 샬럿은 구두합의를 했고,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 하지만 앳킨슨의 이같은 선택으로 인해 샬럿은 상당히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다가오는 주 열리는 NBA 드래프트를 감독 없이 치러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NBA 드래프트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4일 오전 8시 30분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진행된다. 샬럿은 1라운드 13순위라는 높은 순번의 신인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타 팀들과는 다르게 샬럿은 무수히 많은 신인들 중 누구를 지명할지 최종적으로 결정해줄 감독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혹여나 드래프트 직전 급박하게 감독을 선임한다해도, 팀에 합류한 시간이 길어봐야 이틀에서 삼일일 새 감독은 샬럿의 내부 사정을 전혀 모르고 신인 지명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문제는 새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면접 과정을 또 처음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미 앞서 면접을 한 번 진행했기에 어느정도 데이터가 누적되어 있기에, 그 속도가 앞선 면접보다는 훨씬 빠르게 진행될 것이지만 상당히 긴 시간을 소비하게 될 것이 유력하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는 말이 딱 맞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 사태는 가히 초유의 사태라고 부를만하다.

그간 NBA 감독직 자체에 흥미가 없던 지도자들은 종종 있었다. NCAA 감독들이 대표적인 예시다. NCAA는 감독 경질이 NBA만큼 흔하지 않다. 그래서 NCAA에서 명장으로 꼽히는 이들은 사실상 본인이 은퇴하기 전까지 감독직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정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감독 연봉도 NBA 감독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NCAA 감독들의 경우, NBA 감독직 제안이 오면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최근에도 사례가 있었다. 주완 하워드 미시간 대학 감독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구단이 감독직 면접을 거절해서 화제가 되었었다.

하지만 NBA 감독 면접 제안을 거절하는 것과, NBA 감독 면접을 다 통과한 뒤 이를 거절하는 것은 아예 다른 케이스다. 앞선 경우들과 이번 사건이 완전히 다른 이유다. NBA에서 감독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모든 지도자들의 꿈이다. 앳킨슨도 여느 지도자처럼 감독직에 대한 강한 욕심을 보이며 파이널 기간에도 샬럿이 준비한 감독 면접 3차례에 차례대로 응시한 뒤 어렵게 감독직을 따냈다. 하지만 돌연 그 자리를 포기했다. 그의 행보가 충격적인 이유다.

 

앳킨슨이 이같은 선택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앳킨슨은 기존에는 골든스테이트 코칭스태프 내에서 일반 코치였다. 수석 코치이자 어소시어트 헤드코치(코치 중 감독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는 마이크 브라운이었다. 하지만 마이크 브라운이 새크라멘토 킹스의 새 감독이 되면서 다음 시즌 팀을 떠난다. 이 상황에서 앳킨슨이 잔류하게 되면서 앳킨슨은 수석 코치로 올라서는 것이 확정되었으며, 어소시어트 헤드 코치 자리까지 노릴 수 있게 되었다. 골든스테이트 구단 내부에서 스티브 커 감독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지도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앳킨슨의 이번 선택은 너무 당황스럽다. 제아무리 수석 코치가 되었다 한들, 감독이 되어서 받을 수 있었던 돈을 포기한 것은 상당히 놀랍다. 특히 앳킨슨은 무려 4년짜리 감독 계약을 맺었기에 그가 포기한 액수는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만일 샬럿이 감독들의 무덤으로 꼽히는, 새크라멘토 킹스같은 구단이었으면 납득하는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샬럿의 경우는 그와는 정반대다. 많은 NBA 감독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가고싶어하는 구단으로 꼽히고 있다. 샬럿은 과거에는 구단 수뇌부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 악성 계약이 많은 팀으로 평가받으며 감독들이 기피하는 팀이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리그에서 가장 매력적인 색깔을 보유한 팀 중 하나로 탈바꿈했다. 리그 최고 포인트가드 유망주 라멜로 볼이 굳건하게 팀을 지키고 있으며 더해 운동능력이 NBA에서도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마일스 브릿지스까지 매력적인 유망주가 가장 많은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격 농구라는 확실한 색깔까지 보유하고 있다. 

 

덧붙여 샬럿은 신바람을 내기 위해 차기 시즌 FA 시장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앳킨슨 코치는 이 모든 것을 포기했다. 실로 예상밖의 행보다. 그만큼 골든스테이트에 잔류하고 싶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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