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라떼’를 손에 쥔 KGC 에너자이저, 양희종&문성곤을 만나다

강현지 기자 / 기사승인 : 2020-04-15 10: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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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나 때는 말이야’라는 인터뷰 주제에 맞게 시작 전 재미로 ‘꼰대 테스트’. SNS에 올라와 있는 질문을 토대로 두 선수들의 ‘꼰대력’을 테스트해봤다. 다행히(?) 두 선수 모두 ‘YES’가 다섯 개 미만이라 꼰대는 아닌 걸로. 간단한 테스트로 워밍업을 마친 두 선수는 옛날이야기를 나누면서 올 시즌 꼭 V3의 영광을 일구자고 입을 모았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저진 점프볼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재미로 보는 꼰대 테스트


1. 사람을 만나면 나이부터 확인하고, 나보다 어리면 반말한다.
양희종 : (NO) 아니요. 저는 존댓말을 해요. 원래 그렇고요(웃음).
문성곤 : (NO) 저도 반말은 아니고, 무조건 존댓말이요. 친해져야 말을 놓는 것 같아요.
양희종 : 성곤이는 낯을 가리는 스타일이라 절대 그러지 않아요.


2. 대체로 명령문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양희종 :
(NO) 명령문 보다는… 부탁을 하죠(웃음). ‘이렇게 해주면 안 되겠니’, ‘되겠니, 안 되겠니?’라고요.
문성곤 : (NO) 저도 형처럼 부탁을 하죠. 괜찮겠냐? 하고요. 하하.


3. 요즘 젊은 후배들을 보면 근성이 부족하고, 불만이 많아 보인다.
양희종 :
(NO) 저희 팀이 독하게 훈련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은 개선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대답은 NO.
문성곤 : (NO) 저도 아니요. 형이 말하는 것처럼 (박)지훈이, (변)준형이 등 동생들이 정말 훈련을 독하게 해요.


4. 한때 내가 잘나갔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양희종 :
(NO) 제 얘기를 잘 하지 않아요(웃음). 사적인 이야기는 특히 더요. 궁금해하면 해 주기는 하는데, 굳이 누구랑 술을 한잔했고,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문성곤 : (NO) 저도 그런 이야기는 안 해요.


5. 나의 인맥을 이야기한다.
양희종 :
(NO) 에이, 그런 걸 가족인데, 뭣 하러 이야기를 해요(웃음).
문성곤 : (NO) 인맥이 없어요. 하하. (J. 그럼 친한 선수는?) (한)상혁이? 잘 모르겠어요. (허)웅이도 있고(웃음).
양희종 : 성곤이가 친하다는 친구들은 삼자대면해야 해요. 하하. 그 친구는 아닐 수 있으니. 성곤이가 솔플(솔로 플레이, 혼자서 하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6. ‘나 때는 말이야’ 혹은 ‘우리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양희종 :
(YES) 어;; ‘우리 때는 말이야’라는 말은 했던 거 같아요. 하하. ‘우리 때는 상상도 못 했던 건데’ 이런 말을 가끔요. (J. 어떨 때 그런 말을 하셨나요?) 선수들이 생활하는 걸 보면 요즘 3~4살 터울은 다 친구더라고요. 국가대표팀에서도 보면 애들끼리 반말하는데, 듣다 선수들에게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이야’그랬어요(웃음). 저희 때는 상상도 못 했던 거죠. 한 살 선배가 제일 무서웠을 땐데. 그런 걸 보면 편하게 지내는 게 좋아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문성곤 : (YES) 저도 동생들이랑 나이차가 얼마 나지 않아 그런 건 없는 것 같은데…. (J. 대학 후배들을 만나서도요?) 학교 후배들을 만나서는 그런 적 있는 것 같아요. 나 때는 응원가 배우면서 말이야. 하고요. 하하.


7. 나보다 훈련을 늦게 나오는 후배들을 보면 거슬린다.
양희종 :
(NO) 그럴 일이 없는 게 제가 거의 운동 시작 직전에 나가거든요. 애들은 최소한 30분 전, 일찍 나가는 선수들은 한 시간 먼저 나가기도 해요. 그리고 테이핑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차례대로 나가죠.
문성곤 : (NO) 제가 후배다 보니 제가 빨리 나와서(웃음).


8. 나에게 인사하지 않는 후배들을 보면 거슬린다.
양희종 :
(NO) 그럼 삐지죠. 하하. 안 하는 후배가 있어요, 삼성 이관희 이런 애들(웃음). 안 하는 후배들이 가끔 있긴 한데, 또 최근에는 하더라고요. 거슬릴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문성곤 : (NO) 잘 신경을 안 쓰는 거 같아요. 전 (인사를)잘 하려고 하죠. (박)지훈이 만큼은 아니지만. 지훈이가 정말 인사를 잘하는 것 같아요.


9. 우리 팀과 다르게 훈련을 하는 후배들을 보면 제대로 가르쳐주고 싶다.
양희종 :
(NO) 요즘은 스킬 트레이닝이나 훈련 방법들이 다양하잖아요. 각자 훈련 방법이 있고, 그런 걸 존중해주려고 해요. 팀 적인 부분에서 공수에서 안 맞는 부분들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라고요. 동생들한테 아니라고 생각하면 말하라고 하는데, 제가 어려워서 그런지 아직 그런 후배는 없어요(웃음).
문성곤 : (NO) (웃음). 저도 그러진 않아요.


10. 하나하나 알려주고, 확인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양희종 :
(NO) 아니요, 전 하나하나 확인하려 하진 않아요. 믿고 맡기는 편이죠.
문성곤 : (NO) 저도 그런 편이예요.


11. 나보다 열정적으로 뛰는 선수가 없는 것 같다.
양희종 :
(NO) 있잖아요, 성곤이(웃음). 성곤이 뿐만 아니라 (기)승호, (박)형철이, (김)철욱이도 열심히 해요. 그동안 경기에 투입이 못됐던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120%를 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팀이 잘나가고 있는 것 같고, 모두 이 한 몸 다친다는 마음들이라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요. 고마운 마음이 커요. 나보다 더 동생들이 열심히 해요.
문성곤 : (YES) 네. 저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하.


12. 연애사 등 사생활 이야기도 인생 선배로서 답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양희종 :
(NO) 답을 제시해주진 않아요. 간혹 동생들이 와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는데, 저도 잘 못하는지라(웃음). 좋은 일이 있을 땐 안 오는데, 힘든 상황이면 이야기들을 해요. 그럼 제 생각들을 이야기해주고, 나는 이렇게 했다고 이야기를 해주곤 하죠.
문성곤 : (NO) 저한테는 그런 이야기를 잘 물어보지 않는 것 같아요.



Q.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이야기를 하다보면 공감 능력이 중요하잖아요. 두 선수들의 공감능력은 좋은 편인가요?
양희종 :
해주려고 하죠. 성곤이의 경우는 시즌을 치르면서 힘들어하는데, 눈치가 보여서 못 쉬는 거 같더라고요. 근육도 뭉치고, 쉬고 싶을 텐데. 그럴 땐 (감독님께) 이야기하고, 쉬어라 하는데 대답은 ‘네’하지만, 형들도 있고, 감독님도 계시니 못하죠. 알아서 잘하긴 하는데, 안 좋을 때는 제가 나서서 선수들을 위로하고 해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문성곤 : 동생들이 혼나고 나면 저도 그랬던 적이 있으니 공감은 되죠. 다른 것에서는 잘하니까 뭐(웃음).


Q. 양희종 선수는 KGC인삼공사의 전신인 KT&G 시절부터 있었는데, KT&G와 KGC인삼공사 때를 비교하자면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양희종 :
가족 같은 팀이죠. 정말 좋다거나, 정말 싫거나 하진 않지만, 형들과 사무국 간의 끈끈한 정이 있어요. 예전부터 힘들 때면 앞에 나가서 힘들 때 소주 한잔 하고, 좋은 일 있으면 축하해주고 그런 분위기였어요. 제가 형들에게 보고 배운 것들이죠. 어떻게 보면 가족보다 더 붙어 있는데, 서로를 잘 알아야 하고, 또 가족 같은 마음으로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부분이 좋았죠.


Q. 그 형들 중에서 ‘나 때는 말이야’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은 누군가요?(웃음).
양희종 :
저~기 신촌에 있어요. ‘야 임마, 나 때는 말이야’하는 분이요. 감독하고 계신 분이요. (J. 은희석 감독님은 어떤 스타일이셨나요? 하하.) 상남자예요, 상남자. 선수들이랑 밀당을 잘 하셨던 것 같아요. 어려울 때 잘 챙겨주시고. 김성철(DB 코치)형이 아빠라면 희석이 형은 엄마였어요.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줬어요. 그게 컸죠. 사실 신인 드래프트로 말도 안 되는 라인업이 됐는데, 잘 하는 후배들이 들어와서 주전으로 뛰고, 생활하는 걸 봤으면 분명 모난 부분도 있었을 텐데, 품어주고, 팀으로 만들어준 분들이에요.


Q. 지금보다 좀 더 어렸을 때, 농구선수로서 양희종, 문성곤은 어땠나요?
양희종 :
나 때는 말이야(웃음). 정말 많이 맞으면서 농구를 했죠. 뛰기도 많이 뛰었고요. 산도 뛰고, 연세대 때까지도 운동량이 많았던 것 같아요
문성곤 : 저도 그랬어요(웃음). 그런데 대학 때는 운동을 많이 안 한 것 같아요. (이)종현이가 있었으니깐.
양희종 : 전 약간 타고난 일 복 많은 스타일이었죠.


Q. 연세대, 고려대하면 정기전 이야기를 빠뜨릴 수가 없는데, 두 분의 연, 고대 시절과 정기전 성적은 어땠어요?
양희종 :
대체로 지금도 그렇지만, 고려대가 신장들이 다 컸잖아요. 성곤이 때도 그랬을 테고, 지금도 그렇고요. 그래서 항상 높이 싸움에서 밀리고, 깨지고,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느낌이었어요. 정기전 준비하면서도 높이 싸움,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렸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경기했던 느낌들이 아직 생각나서 짜릿하기도 해요. 영광이었죠. 그리고 정기전 성적은 두 번 이기고, 두 번 졌었어요. 1,2학년 때 이기고, 3,4학년 때 졌죠. 지금 생각하면 심판이!? 하하. 이동준 사건도 있고 사건들이 많았었는데, 정상적으로 했다면 잘했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문성곤 : 전 4전 전승! 하하. 후배들이 좋았어요. (이)승현이, (이)종현이가 있잖아요. 높이가 막강했기 때문에 방심이 최대 적이었죠. 쉽게 보고 들어가면서 초반에 밀리다가 후반에 감독님께 혼나고 들어가서 이기고 했죠.


대한민국 대표 수비수로 손꼽히는 양희종. 그리고 그의 뒤를 잇는 KGC인삼공사의 차세대 스타 문성곤. 캡틴이 중심을 잡고, 문성곤, 박지훈, 변준형 등 젊은 선수들이 뒤를 이으면서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기둥인 오세근의 부상, 시즌 막판에는 막내 변준형이 손등 골절로 빠졌고, 쇼 타임을 펼쳤던 크리스 맥컬러가 결국 부상으로 떠났지만, 문성곤은 차원이 다른 에너지 레벨을 뽐내면서 팀을 이끌었다. 다음 시즌 신호는 청신호다. 오세근까지 복귀하며 다시 한 번 챔프전에 도전하기에 충분한 막강 라인업을 구축했다.



Q. KGC인삼공사의 현재와 미래로 꼽히는데, 양희종 선수는 후배들을 본다면 든든할 것 같아요.
양희종 : 성곤이가 팀을 먹여 살리고 있죠. 활동량이 워낙 좋은 선수죠. 정규리그가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점점 체력적으로 지쳐갈 텐데, 시즌 초반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죠.
문성곤 :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아요. 배우는 중이고, 선수들끼리 좀 더 디테일하게 맞춰가야 할 것 같아요.


Q. 정말 문성곤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신인 때도 정말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특히 리바운드 가담에서요. 올 시즌 여기서, 저기서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김승기 감독님이 ‘홍길동 리바운드’라고 칭찬하기도 했고요.
양희종 :
신인 시절과 달리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어요. 컨디션에서 업앤다운이 있을 텐데, 좋이 않을 때 기본적인 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강점을 살릴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워낙 수비적인 부분, 허슬플레이도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어서 더 할 말이 없어요(웃음). 공격에서도 좋고요. 120%로 뽐내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에요. 가끔 흥분하면 오버하는 플레이가 나오긴 하는데, 그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엄지척! 이런 느낌입니다.


Q. 두 분을 놓고 보면 수비도 수비지만, 슛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양희종 :
슛 중요하죠. 요즘 대세가 거리, 공격 시간에 상관없이 3점슛을 던지잖아요. NBA에서도 그렇고. 저희 팀이 올 시즌 어려운 상황이긴 한데, 그래도 슛 시도는 많을 거예요.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슛은)자신감인 것 같아요.


Q. 어떻게, 요즘 문성곤 선수는 슛에 자신감을 찾은 건가요?
문성곤 :
자신감이 생긴 것 같긴 한데, 그것보다 저희 팀에는 슛 쏠 선수들이 많잖아요. 찬스 때 제가 쏘긴 하겠지만,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동생 문성곤이 보는 형 양희종은 어떤가요?
문성곤 :
아빠 같은 형이요. 무서울 때도 있지만, 가끔 투정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고 해야 하나. 어리광도 부리고 싶은 사람이요. (J. 그럼 팀에서 엄마는 누구인가요?) (기)승호 형이요.
양희종 : 승호가 잔소리도 하고, 필요한 것을 잘 생겨줘요. 상대팀 분석도 잘하고, ‘기라시(기승호+찌라시)’라고 불러요. 하하. 선수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하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장난도 잘 치고, 혼내기도 하고. 엄마 같은 역할을 하죠.


Q. 양희종, 문성곤이 있었을 때 ‘KGC인삼공사는 말이야’라는 이야기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은가요?
양희종 :
제가 있어서 우승을 하고, 동생들 덕분에 우승을 했다고요. 이번에는 동생들 덕분에 우승을 한 번 더 하고 싶어요. 형도 너네 덕 좀 보자(웃음). 은퇴하기 전에 하나 더 끼고 싶기도 하고.
문성곤 :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웃음). 아직.
양희종 : 성곤이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이제 시작인 입장이잖아요. 본인 길을 열심히 가다 보면 나중에는 뒤에 누군가가 보일 거예요. 저도 성곤이가 입단할 줄 몰랐거든요(웃음). 자기 길을 먼저 닦아두고, 많은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하는 것처럼 앞만 보고 갔으면 좋겠어요.
문성곤 : 네, 형(웃음).


프로필_
양희종 1984년 5월 11일생, F, 194cm/96kg, 삼일상고-연세대-KGC인삼공사(2007-2008시즌 입단)
문성곤 1993년 5월 9일생, F, 196cm/85kg, 경복고-고려대-KGC인삼공사(2015-2016시즌 입단)


#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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