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대헌이 묻고 이동엽이 답한다 ⑤ “내 농구 실력은 어때?”

조영두 / 기사승인 : 2020-04-07 09: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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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전자랜드 이대헌(28, 197cm)과 삼성 이동엽(26, 193cm)은 성격이 정반대다. 이대헌은 조용하고, 과묵한 반면 이동엽은 말을 잘하고, 쾌활한 성격 탓에 ‘농구계 마당발’로 불린다. 성격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둘도 없는 절친이다. 특히 상무에서 함께 군 생활을 하며 이들의 우정은 더 깊어졌다. 그래서 4월호에서는 이대헌에게 이동엽을 위한 질문을 부탁했다. 인터뷰에서도 이대헌은 짧고, 굵게 질문만 던졌지만 이동엽은 유창한 말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그렇다면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이들의 인터뷰는 어땠을지 한 번 들여다보자.


※ 본 인터뷰는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대헌_ 만약 농구를 안 했다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 거 같아? 내 생각에 너는 말을 잘해서 영업직이 어울릴 것 같은데(웃음).


동엽_ 아마 검사나 변호사를 하고 있을 거 같아. 어릴 적 농구 시작하기 전 꿈이 검사나 변호사였거든. 법조계에 관심이 있었고, 나쁜 사람들을 잡고 싶었어. 또 학창 시절에 공부도 좀 했거든(웃음). 중학생 때는 전교 10등 안에도 들었고, 대학 시절에는 운동선수 중에 학점이 제일 높아서 장학금도 받았어. 네가 이야기한 말을 잘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상황에 따라서 영업직을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검사나 변호사가 되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



대헌_ 그럼 혹시 농구를 시작하고 후회한 적 있어?


동엽_ 후회한 적은 없어. 대신 힘든 적은 많았지. 특히 프로에서는 못하면 경기력에 대해 비판을 많이 받잖아. 내가 못해서 비판 받는 건 상관없는데 댓글에 부모님 이야기가 나오니까 보기가 힘들더라고. 옛날에는 댓글을 많이 봤는데 요즘엔 안 봐. 안 보는 게 마음이 편하더라고.


대헌_ 현재 여자친구가 있는 걸로 아는데 만약 사랑과 우정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뭘 고를 거야?


동엽_ 흠, 되게 어려운 질문인데. 만약 너와 여자친구가 같이 물에 빠지면 당연히 여자친구를 구할 것 같아. 너는 근육이 두꺼워서 물에서도 오래 살 것 같으니까(웃음). 근데 네가 돈을 빌려 달라고 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한도 내에서 다 빌려줄 수 있어. 믿음이 있으니까. 목숨이 걸린 일이라면 여자친구를 선택하겠지만 금전적인 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라면 너를 위해 다 해줄게.


대헌_ 내가 생각하기에 너는 다 가진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말인데 결혼은 언제 할 거야?


동엽_ 여자친구와 오래 만나서 결혼할 생각은 있어. 아마 서른 전후로 하지 않을까 싶어. 그리고 너 뿐만 아니라 (한)상혁(LG)이, (서)민수(LG), (문)성곤(KGC인삼공사)이 등 친구들이 내가 다 가진 인생을 산다고 하는데 그건 오해야. 사는 게 너와 비슷해. 끼리끼리 만난다고 하는데 그래서 우리가 친구가 된 게 아닐까(웃음).


대헌_ 상무에 있을 때 네가 내 후임으로 들어왔잖아. 같이 지내면서 나에게 말하지 못했던 불만이나 서운했던 일 있어?


동엽_ 상무에서 네가 뒤에서 챙겨주기도 하고 정말 잘해줬잖아. 그래서 같이 있으면서 서운한 건 없어. 근데 네가 나보다 먼저 전역하고 나서 내가 D리그 경기 뛸 때 간식 한 번 사달라고 부탁했었잖아? 한 번 온다고 말만 하고 나 전역 할 때까지 안 오더라. 그 때 얘랑 손절해야 되나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어(웃음). 어떻게 매번 다음에 간다고만 하고 한 번을 안 오냐.


대헌_ 네가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내 농구 실력은 어떤 것 같아. 솔직하게 말해줘.


동엽_ 내가 남을 평가할 위치는 아니지만 너는 잘하는 선수인데 자신의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 보통 능력치가 100이라고 하면 선수들이 80은 보여주거든. 근데 너는 50밖에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우리가 소극적인 성격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 선수라면 가끔은 될 대로 되라고 생각도 해야 되는데 우리는 신경을 너무 많이 쓰잖아. 아 참, 그리고 우리 나중에 누가 더 최고 연봉 많이 받는지로 내기했던 거 기억하지? 더 많이 받는 사람이 기분 좋게 술 한 잔 사는 걸로 하자. 하하.


대헌_ 우리가 평소에 연락을 자주하잖아. 그게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야 아님 진짜 우정이야?


동엽_ 너는 비즈니스고 나는 진심인 것 같은데(웃음). 전화도 8대2 정도로 내가 훨씬 많이 하잖아. 그리고 너는 전화를 먼저 해도 다 형식적이야. 시즌 중에 한 번 보자고 하면 꼭 네가 약속을 깨잖아. 물론 우리가 멀리 있긴 하지만 (전)현우(전자랜드)는 약속 잡으면 오거나 중간에서 만나는데 너는 운동을 하는 건지 여자친구를 만나는 건지 한 번을 보기가 힘들더라. 자꾸 약속을 깨는데, 관계를 깨버리는 수가 있어(웃음).


대헌_ 나중에 은퇴하고 지도자를 한다면 나를 코치나 트레이너로 써줄 의향이 있어?


동엽_ 코치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 아직 부족하지. 지금이라면 안 쓸 것 같아(웃음). 대신 웨이트 트레이너로 쓸 거 같아. 우리가 상무에 오랫동안 같이 있었는데 네가 농구에 필요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잘 알더라고. 그래서 나도 많이 배웠어. 트레이너 하면 정말 잘 할 것 같아.


대헌_ 농구를 하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뭐야?


동엽_ 정말 어릴 때는 NBA 진출이었어(웃음). 지금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야. 아직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려고 해.



대헌_ 마지막으로 이동엽에게 이대헌이란?


동엽_ 아, 이런 거 진짜 잘 못하는데. 너는 꽤 괜찮은 친구인 것 같아(웃음). 내가 장난을 많이 치는 스타일인데 기분 나빠 하지 않고 잘 받아주잖아. 또 너는 나와 반대로 말이 없어서 우리가 잘 맞는 것 같아.


프로필_
이동엽
가드, 1994년 2월 22일생, 193cm, 광신정산-고려대-2015년 프로데뷔(삼성)


이대헌
센터, 1992년 4월 29일, 197cm, 양정고-동국대-2015년 프로데뷔(SK)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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