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절친이 묻고, 절친이 답한다 ② ‘티격태격 피워온 우정’ 김준일이 이승현에게

조영두 / 기사승인 : 2020-01-26 12: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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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2019년 12월호에서 이승현(27, 197cm)의 질문을 받았던 김준일(27, 201cm)은 당시 절친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서 이번엔 김준일에게 반격(?)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기자가 인터뷰를 위해 연락을 취하자 “이미 질문 준비 다 됐습니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그였다. 참고로 김준일은 이번호 질문을 위해 여자친구와 머리를 맞댔다고 한다. 다소 짓궂은 질문도 있었지만 그 속에는 친구를 향한 애정이 듬뿍 녹아있었다. 그만큼 두 사람이 우애가 돈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김준일은 이승현에게 어떤 질문들을 던졌을까.

※ 본 인터뷰는 점프볼 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준일_ 첫 질문은 가볍게 갈께. 이승현에게 김준일이란?
승현_ 이 질문에 대해 나는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 너는 92년생 선수들 중에 유일한 절친이지. 92년생 농구선수들이 많은데 내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유일한 존재야. 팬들이나 언론에서 ‘라이벌’이라고도 하는데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해. 같은 포지션이라 고등학교 때부터 자주 부딪치고, 드래프트 동기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우리는 경기 할 때만 서로 최선을 다하지 사적으로는 전혀 경기 이야기를 안 하잖아. 그래서 라이벌보다는 절친이 더 맞는 것 같아.

준일_ 지난 12월호에 내가 아프다고 엄살을 피우면서 전략을 펼친 게 아니냐고 했지? 11월에 네가 발바닥 부상을 당해서 쉬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잘 뛰고 있잖아. 내가 아니라 네가 전략을 펼친 게 아닌가 싶은데?
승현_ 아직 발바닥이 완벽히 낫지 않은 건 사실이야. 잘 뛰고 있다고?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 잘 뛰는 게 아니지 않니. 너는 완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어떻게 나랑 비교하겠어(웃음). 그리고 엄살이라고 하는 건 네가 할 말이 아닌 것 같은데. 나한테 경기 전 날이나 당일에 아프다고 하고 경기 끝나면 침 맞으러 간다고 하잖아. 그런데 막상 경기 때 보면 네가 제일 잘 뛰더라. 네가 나한테 전략이라고 하면 안 되는 거지!

준일_ 상무에서 전역하고 나서 차 산다고 하더니 상당히 고가의 차를 샀더라. 지금 자동차가 만족스러운지 또 어떤 점이 좋은지 궁금해.(참고로 이승현의 차는 볼보 XC90이다.)
승현_ 내가 ‘효리네 민박’에서 이 차를 보고 너한테 사고 싶다고 말했었잖아. 이 차를 처음 딱 봤는데 ‘이 차는 내 차다’라는 느낌이 들었어. 그래서 상무에서 전역하고 샀지. 내가 운동선수니까 몸이 다치면 안 되는데 이 차는 안정성이 뛰어나. 사고라는 게 내가 조심한다고 안 나는 게 아니니까. 사실 고가라 무리해서 산 경향이 있지만 한 번도 후회는 안 했어. 정말 튼튼하기도 하고, 고가이지만 그 값어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Q. 튼튼한 걸 보니 차가 너랑 똑같은 것 같은데?) 맞아. 주위 사람들이 내 차 보면 ‘진짜 너랑 똑같이 생긴 차를 샀다’는 말을 많이 해.

준일_ 이건 나뿐만 아니라 많은 동료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이야. 네가 골대를 바라봤을 때 오른쪽 코너 부근에서 중거리 슛을 잘 넣잖아? 던지면 무조건 들어가는 것 같은데 그 자리에서 슛을 성공하고 나서 백코트 속도가 그렇게 빠르더라. 거의 관중석을 침범할 정도로 사이드 라인을 돌면서 뛰던데 어떻게 그렇게 빠른 백코트 속도가 나오는지 궁금해.
승현_ 나도 내가 그런다는 걸 알고 있긴 해. 그 자리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야. 슛 성공하고 나서 원을 그리면서 사이드라인을 타고 뛰는데 그게 안 힘들고 괜찮더라고. 생각해보니까 승부처에서 그러는 것 같아. 흥분하면서 엔돌핀이 돌면서 무의식적으로. (Q. 다른 선수들이 웃기다고 하는데 바꿀 생각은 없어?) 내 트레이드마크인데 바꾸면 안 되지. 다른 선수들이 봤다는 건 우리 팀 선수는 아닐 테고, 꼴 보기 싫어서 그런 거 아닐까. 그렇다면 더 해야지(웃음). 바꿀 생각 없어.

준일_ 네가 골밑 수비를 잘 하잖아. 그 비결 좀 알려줘.
승현_ 너한테는 말해주기 싫은걸(웃음)? 내 포지션에서 내가 키가 작은 편이니까 외국선수와 매치업 되면 피지컬이나 신장 차이가 많이 나. 그래서 열 번을 외국선수가 공격을 시도한다면 중요한 순간에 한두 번 만 막으려고 해. 나도 득점을 줄 때는 주거든. 다 막을 수는 없으니까. 대신 승부처에서 힘을 온전히 써서 제대로 한 번 막으면 팀에 플러스 요인이 굉장히 많아. 그래서 이런 마음가짐으로 수비를 하는 것 같아.


준일_ 이제 군대도 다녀오고, 네 친형님도 결혼을 하셨잖아? 현재 여자친구가 있는데 결혼 계획이 있어? 있다면 언제 할 거야? 아, 그리고 자녀 계획도 말해줘.
승현_ 내가 자주 말했잖아. 너 하고 나서 할 거라고. 축의금 먼저 내고, 나중에 더 많이 받아야지(웃음). 네가 먼저 결혼해서 잘 사나 보고 나도 하려고 해. 그리고 너는 여자친구와 연애를 오래했잖아. 당연히 네가 먼저 가야지. 자녀 계획은 딸 두 명 정도 낳고 싶어. 우리 집안이 다 남자잖아. 남자들끼리 살았고, 농구하면서 남중, 남고를 나와서 자연스럽게 딸을 원하게 된 것 같아. 그리고 농구는 절대 시키지 않을 거야. 진정한 딸 바보가 되어보고 싶어.

준일_ 네가 (고양) 오리온 소속이잖아. 구단에 이야기만 하면 과자박스를 주니까 나한테 보내준다고 해놓고서 도대체 언제 보내줄 거야? 나 말고도 서운한 사람들이 많아. 아마 이성친구들한테는 보내지 않았을까 싶은데 동성친구들은 받았다는 소식을 못 들었어.
승현_ 네가 결혼할 때 식장에 과자박스 쌓아놓을게. 상무에 같이 있으면서 오리온에서 보내준 과자 많이 먹었으면서 뭘 또 원하는 거야. 상무에 있을 때 너와 (이)대헌(전자랜드)이가 제일 많이 먹었잖아. 그리고 네가 서운하다는 말을 하면 안 되지. PX에서 내가 많이 사줬잖아. 또 우리 팀 스폰서인 아디다스에서 타이즈 들어오면 나눠줬잖아. 받은 게 많은 녀석이 이러면 안 되지.

준일_ (이)종현(현대모비스)이와 커플링까지 맞출 정도로 각별한 사이잖아. 남자끼리 왜 커플링을 맞춘 거야?
승현_ 종현이가 내 생일선물로 해준 거야. 종현이가 작년에 부상당해서 힘들어 할 시기에 내가 전역을 했잖아. 마침 종현이 집이 일산이라서 경기 끝나고 아님 쉬는 날 부르거나 바람 쐬고 싶다고 하면 한강 같이 가고 그랬어. 내가 제일 아끼는 동생이 힘들어 하니까 마음이 아프더라고. 그랬더니 종현이가 내 생일에 선물 뭐 갖고싶냐고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내가 아무거나 하라고 했더니 우정반지를 맞추자고 하더라. 비용을 종현이가 다 냈지. 굉장히 의미 있는 반지야. 너와도 반지를 맞출 수 있지만 넌 여자친구가 있잖아(웃음).

준일_ 네가 패션에 관심이 많잖아? 얼마 전에 고가의 신발을 샀다고 보여주던데 신발 색상이 조금 이상한 것 같아. 우리 같이 발이 큰 사람보다는 작은 사람들이 신어야 예쁜 신발 같아. 정말로 그 신발이 예뻐서 산거야? 아니면 사이즈가 그 색상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산거야?
승현_ 패션보다는 운동복에 관심이 많지. 내가 덩치가 크다보니 사이즈 찾기가 힘들어서 주로 운동복을 많이 입고 다녀. 그 신발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명품 신발을 사본 건데 내가 보기엔 엄청 예뻤어. 살 당시 옆에 (박)재현이 형, (허)일영이 형이 같이 있었는데 형들도 다 예쁘다고 했어. 네가 신발 보는 안목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다들 예쁘다고 하는데 왜 혼자 그러는 거야.

준일_ 작년 국가대표팀에 같이 있었을 때 다이어트 한다고 점심만 먹고 이후로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그런데 밤에 간식을 시키면 그건 또 먹던데 왜 그런 거야? 내가 안 먹고 빼면 운동할 때 힘들고 근 손실 와서 몸에 안 좋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차라리 세 끼 조금씩 먹고 간식을 먹지 말라고 했는데도 내 말을 안 듣더라. 왜 그렇게 친구 말을 듣지 않았는지 이유와 변명을 해봐.
승현_ 이건 네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아. 간식을 먹은 건 맞아. 근데 나름대로 기준을 정했어. 내가 치킨을 너무 좋아해서 치킨 시킬 때만 먹었어.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더라고. 그래서 차라리 치킨 먹고 다음 날에 더 뛰자고 생각했지. 피자나 분식 나올 때는 안 먹었어. 네 말대로 세 끼 조금씩 먹으면서 다이어트 하는 게 좋은 방법이긴 해. 근데 어차피 살 빼는 거 내가 알아서 빼는 거지, 네가 무슨 상관이야(웃음). 만약 선배였으면 말을 들었겠지만 친구 사이인데 굳이 들어야 돼? 그리고 네가 내 말 더 안 들으면서 왜 뭐라고 하는 거야. 하하.

#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고양 오리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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