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순도 100%의 열정을 지닌 남자 서울 삼성 이관희

민준구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6 19: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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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뜨거운 열정만큼은 KBL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남자. 짧게 자른 헤어 스타일, 강한 눈빛 속에서 나오는 승부욕은 코트 위에서 그를 용맹한 사자로 만들곤 한다. 서울 삼성의 에이스 이관희(32, 190cm)는 농구 명가 부흥에 나선 팀의 중심이다. 삼성은 지난 세 시즌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 속에서도 꾸준히 기량을 발전시켜온 그는 1년 계약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2020-2021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 본 기사는 점프볼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Q. 이관희의 2020년 여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생애 처음으로 맞이한 비시즌 훈련 때부터 작년까지는 오로지 나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다. 근데 올해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이상민)감독님의 주문에 따라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말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누군가가 말하는 것처럼 ‘꼰대’는 아니지만 말이다(웃음). 3~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후배들에게 농구와 관련된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으니까. 이제는 삼성이라는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하는 만큼 혼자가 아닌 모두가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 여름에는 조금 ‘꼰대’가 되려고도 한다.

Q. 어느새 노장이라는 단어가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1988년생으로 벌써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데.
신인 시절에는 고참이 되면 코칭스태프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질 줄 알았다. 혼도 덜 나고 욕도 덜 먹을 줄 알았는데 전혀 달라진 게 없다. 그래도 책임감이라는 게 전보다 더 많이 생겼다는 건 분명한 차이라고 본다. 신체적인 능력, 그리고 추구하고자 하는 플레이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주위에 있는 일반인 친구는 30살이 넘으면 이런저런 곳이 다 아프다고 하는데 다행히 내게는 큰 문제가 없다.

Q. 몸 상태에 대해서 묻지 않을 수가 없다. 2년 동안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고생이 심했는데.
올해 팀 훈련을 시작하는 단계에선 조금 아팠다. 다행히 지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컨디션은 20%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근육량 및 체중이 증가하고 훈련량까지 늘렸기 때문이다. 전과 다른 플레이를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도 있는 만큼 여러 가지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다. 8월 말, 9월 초가 되면 정상적인 몸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큰 문제는 없다.

Q. 요즘에도 외부에서 따로 개인 운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재활 센터를 간다. 발바닥 치료 겸 재활을 할 수 있는 곳인데 전체적인 신체 리듬부터 관리해주는 만큼 큰 도움이 된다. 또 단순히 신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심리적인 부분까지 다루는 만큼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2017-2018시즌부터 삼성의 핵심 선수로 성장한 이관희. 그러나 팀 성적은 이와 반비례하며 매번 실패라는 결과를 맞이했다. 엇갈린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이관희 역시 후회로 가득찬 지난 3시즌을 돌아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Q. 삼성의 얼굴이 된 2017-2018시즌부터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가끔 인터뷰를 하면 에이스라는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근데 감독님이나 코치님들 중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다(웃음). 이 정도 되면 스스로 에이스라는 생각을 가지고 뛰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팀의 주축이 되면서부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아직 에이스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팀 성적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이 없다는 뜻일 테니까. 그래서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변화를 가져가려고 한다. 그동안 내 것에만 신경 썼다면 이제는 모두의 것에 집중해야 할 때다.

Q. 에이스란 무엇일까.
음…. 에이스란 누군가에게 신뢰를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중에 이상민 감독님이 “(이)관희야 하고 싶은대로 해봐”라는 말을 해주신다면 그때 인정받는 게 아닐까. 물론 아직 그런 적은 없었다. 또 어느 때를 살펴보면 클러치 타임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걸 묵묵히 지켜보실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볼 때는 무언의 신뢰라고 보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그저 에이스라는 지위를 진정 얻으려면 감독님의 인정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Q. 매 시즌 꾸준히 발전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득점력이 떨어지고 말았다(이관희는 2018-2019시즌 평균 13.4득점을 기록했지만 2019-2020시즌 평균 10.6득점에 그쳤다).
몸이 너무 좋았던 시기에 발바닥 부상이 다시 생기면서 어쩔 수 없이 페이스를 잃고 말았다. 27~28분 정도의 출전 시간도 20분 내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기회가 줄어들었고 또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보이는 기록의 경우 떨어지는 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팀이 어려움에 빠지거나 클러치 타임 때마다 기회를 받았기에 기록 저하가 기량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Q. 이상민 감독은 매번 이관희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한다.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부분이 핵심인데 올해에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사실 상세하게 이야기하자면 감독님과 나의 포지션은 다르다. 포인트가드였던 감독님은 조성원 감독님, 그리고 추승균 감독님처럼 공격력이 뒷받침되는 동료들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상생하는 모습을 보였고 빛이 더 크게 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슈팅 가드다. 감독님 눈에는 부족한 면이 많을 수밖에 없겠지만 분명 다른 포지션이었던 만큼 생각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만약에 (천)기범이가 감독님처럼 좋은 패스를 줬다면 이렇게 욕을 먹을 일이 있었을까(웃음)? 정답은 기범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하.

이관희는 2020년 여름 자신의 3번째 자유계약선수(FA)를 경험했다. 잔류와 이적이라는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던 그는 끝내 1년 재계약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다년 계약을 맺는 만큼 이례적인 모습. 1년 계약에 담긴 이관희의 진심은 무엇일까.

Q. 올해 세 번째 FA 협상을 경험했다. 팀내 입지에 비해 1년 계약은 다소 놀라운 선택 같은데.
정확히 말할 수 없는 여러 일들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FA 협상이란 나의 선택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계약 기간이나 돈이 아니었다. 내가 최고의 선수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따라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물론 돈이란 프로 선수에게 자존심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근데 내게 있어 농구는 돈이 아니다. 그래서 매해 하는 FA 협상이 솔직히 힘들었다. 지금의 내 선택에 후회하지는 않지만 그 과정이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Q. FA 협상 과정에 대해 말해줄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가치는 돈이 아니다. 평생 농구만 해왔던 내게 돈이란 노력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스트레스받고 싶지도 않다. 1년에 한 번씩 원하지 않아도 항상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운명이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더라.

Q. 그렇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팀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페이컷(연봉 삭감)을 할 의향이 있다. 예를 들어 5억을 받고 인정받지 못하는 선수가 되기보다는 4억을 받더라도 감독님과 팀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표에 나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돈으로서 대체할 수 없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게 나의 농구 인생에 있어 가장 큰 가치라고도 할수 있다.

Q. 지금까지 대화를 살펴보면 이상민 감독에 대한 애정이 강한 것 같다.
앞으로 농구를 10년 더 한다고 하더라도 올해만큼 중요한 시기가 있을까 싶다. 단 1년 만이라도 남자답게 승부를 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1년 계약을 한 것이다. 감독님은 신인 시절부터 코치로 계셨기 때문에 삼성에서의 생활 중 처음부터 지금까지 같이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이규섭 코치님도 현역 말기 시점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으니 애정이 있다. 농구 외적으로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사람들이다. 그래서인지 더 배우고 싶고 그들 밑에서 성공을 이루고 싶다.

Q. 다른 팀으로의 이적은 고민해 본 적이 없을까.
감독님께서 재계약을 안 하셨다면 아마 다른 팀으로 가지 않았을까?

Q. 삼성에서만 10년째 몸담고 있다. 이 정도면 원 클럽 맨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다. 지금은 원 클럽 맨 보다 삼성에서 1년을 있더라도 높은 곳에 가고 싶다. 이관희가 이 팀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였다는 걸 증명해야만 다른 목표가 생길 것 같다.

Q. 2021년 5월, 지금으로부터 1년이 지난 그때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그리고 부상 없이 모든 경기를 뛰었다는 가정이 붙는다면 감독님과 단 둘이 술 한 잔 먹고 싶다. 그 정도 이야기는 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하니까. 군대에 가기 전에 감독님과 밥을 먹으면서 술 한 잔을 한 기억이 있다. 그때 이후로 둘이 밥 먹은 적이 없는데 1년 뒤에 성공을 이루면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이관희는 솔직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 솔직함이 때로는 확실한 득과 실로 다가왔다. 누군가는 “관희의 솔직함을 조금만 감춰주세요”라고 할 정도. 그럼에도 이관희가 솔직함을 저버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는 그의 솔직함에 조금씩 끌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Q. 본인의 솔직함이 때로는 득이 되고 때로는 실이 됐을 것 같다.
인생에 있어 가장 싫어하는 부류가 앞과 뒤가 다른 사람이다. 솔직한 것만큼 사람의 마음을 얻기 쉬운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솔직한 게 문제가 아니라 그걸 잘 포장하지 못한 것이 내게 있어 문제가 되지 않나 싶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느낀 그대로를 상대에게 이야기해야 그 역시 나의 진심을 알아주더라. 상처받기 싫어서, 오해받기 싫어서 거짓을 이야기했을 때는 그걸 또 느끼게 된다. 이러한 성격은 이성을 만날 때도 똑같다. 오죽하면 어떤 분은 “너 같은 놈 처음 본다”라고 하더라. 결국에는 “솔직함에 끌렸다”라는 답을 듣기도 했다.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신념을 바꿀 생각은 없다.

Q. 유튜브를 시작한 것 역시 솔직함을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까.
올해 초에 시작했는데 반응이 꽤 괜찮다. 처음과 달리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모두 담지 못해 아쉬움은 있다. 삼성이라는 팀에 소속이 되어 있다 보니 제한이 조금은 있다. 재테크 관련된 부분이나 농구 외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돈과 관련된 이야기다 보니 민감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예 안 할 생각은 없다. 때가 되면 언제든 유튜브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라고 믿는다.

Q. 은퇴 후, 본격적인 유튜버로서의 삶도 생각해보고 있나.
이미 여러 곳에서 유튜브와 관련해 동업하자는 곳이 있다. 근데 개인적으로 취미 생활로 제한을 둘 생각이다. 은퇴 후 삶은 여러 번 생각해 본적이 있는데 굉장히 재밌게 잘 살 것 같다. 나는 뭘 해도 잘 할 거니까(웃음). 농구와는 관련이 없는 일을 찾을 것 같다. 평생 농구에 쏟아부었던 열정과 시간이면 이미 성공하고도 남았을 테니까. 최근에는 농구가 아닌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면서 이런저런 면을 보고 있다. 그동안 너무 농구만 보고 살아왔나 싶은 후회도 생기더라. 물론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때가 되면 마음이 움직일 것 같다.

Q. 올해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본인의 농구에 대해서도 변화가 찾아올 것 같다. 특히 포지션 변화가 중심일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 이야기하실 때가 됐는데 안 하신다. 하하. (이규섭)코치님께서는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자신감은 있다. 현실적으로 바라봤을 때 (김)진영이, (김)광철이, (이)호현이, (이)동엽이까지 있는 상태에서 내가 포인트가드를 하려고 했을 때는 많은 혼란이 생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훈련 때나 연습경기 때 포인트가드로 출전한 적은 없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만의 포인트가드를 보여줄 생각은 있다. 지난 시즌에 기범이를 도와준 적이 있는데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본다.

Q. 이관희가 추구하는 포인트가드는 분명 다를 것 같다.
분명 잘할 거라고 자신한다. KBL에서 내로라하는 포인트가드들이 있는데 그들에 비해 경기 운영적인 측면은 약할 수 있다. 다만 포워드 자원이 풍부한 만큼 그들을 살리는 방법은 많다. 나의 강점을 확실히 가진다면 경쟁이 되지 않을까. 적어도 진영이보다는 잘할 것 같다.

Q. 삼성의 2020-2021시즌은 지난 3시즌과 다를 수 있을까?
올해 프로 팀과의 연습경기를 소화하면서 지난 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면 새 시즌 첫 경기부터 삭발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내 나이가 됐을 때 삭발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워낙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싸우고 화도 내는 편이기 때문에 주변 선수들은 어느 정도 이해하는 모습이지만 부모님은 그렇지 않다. 아들이 삼성의 주전으로 뛰고 있는데 덩치도 작은 녀석이 삭발까지 하면 없어 보인다고 매번 혼을 내신다(웃음). 근데 성적이 올라간다는 보장이 있다면 삭발이 문제가 아니라 눈썹도 밀 수 있다. 선수들의 의지가 생길 수 있다면 머리털은 중요하지 않다. 그 정도로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코트에 서겠다.

Q. 프로 선수로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 역시 중요할 텐데?
헤어 스타일이나 패션에 대해 신경 쓰는 편이 아니다. 또 주변에 보여지는 것에 대해 둔감한 편이기도 하다. 유명 래퍼 빈지노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최근에 하나의 일화가 있다. 청담동에 몇 번 간 적이 있는데 어떤 식당에서 자주 밥을 먹었다. 그 곳에서 한 농구 팬분이 사진 요청을 하셔서 같이 찍었더니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며칠 지나고 나서 다시 그 곳으로 갔는데 나를 이관희가 아닌 빈지노로 알고 있더라(웃음). 물론 크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 누군가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하지는 않으니까. 그 정도로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Q. 삼성의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 속에 하위권에 머물 것이란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한 반박을 부탁한다.
우리의 성적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관희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과 같다. 반대로 우리의 성적이 전과 달리 오르게 된다면 이관희가 달라진 것이라 봐주셨으면 좋겠다. 매해 연습경기 때마다 득점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내가 지금은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가장 많은 득점을 해야만 그동안의 훈련에 대해 증명했다고 생각했으나 이번에는 다르다. 감독님부터 모든 사람들이 이타적인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약속했다. 내 욕심보다 팀원들을 살리면서 성적을 내겠다고. 나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공격에 치우친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패스, 리바운드, 스틸, 그리고 수비까지 다방면에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만약 현실이 된다면 우리는 2016-2017시즌만큼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Q. 바라는 대로 이뤄질 수 있다면 2020-2021시즌 종료 후, 이관희는 어떤 위치에 서 있을까.
그동안 상복이 없었다. KBL에서 나를 빼고 다른 선수들에게 상을 준다는 게 조금은 이해가 안 간다(웃음). 기량발전상, 식스맨상 모두 후보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시상식에서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물론 상을 받지 못한 아쉬움은 없다. MVP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봄 농구를 다시 즐기고 싶다.

Q. 이관희와 마찬가지로 봄 농구를 바라는 삼성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매해 잘하겠다는 각오로 나섰지만 만족시켜드리지 못했다. 이번에는 길지 않게 이야기하겠다. 왜 1년만 계약했는지 그 이유를 증명하겠다.

BONUS ONE SHOT.
“전주에서 중요한 약속이 있다.” 이관희가 전한 비하인드 스토리
2019-2020시즌이 막 문을 열었던 2019년 11월 13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맞대결을 승리로 이끈 이관희는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전주에서 중요한 약속이 있으니 선수들에게 일찍 경기를 마치자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멘트일 수 있었던 관희의 이야기에 큰 의미가 부여되면서 이슈가 됐다. 악연이 있는 이정현, 절친 이대성이 속한 전주 KCC와 경기였던 만큼 팬들의 상상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한마디였다. 그렇게 그는 11월 17일 열린 KCC와의 원정에서 27득점을 폭발시키며 68-65, 승리의 중심에 섰다. 이관희는 “전주에서의 약속을 지키고 나서 용인으로 돌아왔는데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기뻤다. 물론 전주 팬들은 나를 싫어하겠지만 그것 외에 후폭풍은 없었다. KCC처럼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그 정도 자신감 없이 전주로 가면 이길 수가 없다”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이관희의 발언은 단순히 라이벌 의식에 의해 나온 것은 아니다. 그동안 매 경기 승리하기 위해 동기부여에 집중했고 그의 마음이 수면 위로 등장하면서 이슈가 된 것 뿐이다. “최근에 「라스트 댄스」를 보니 마이클 조던도 매 경기마다 자신만의 동기부여를 만들더라. 나 역시 어떤 경기를 이겨야 하는 이유를 전날마다 만들곤 한다. 지금은 이적했지만 현대모비스를 만나면 (이)대성이를 생각했고 KGC인삼공사, KCC 등 모든 팀들을 만날 때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만들려고 노력했다. ‘전주에서 중요한 약속이 있다’라고 말한 그날은 꼭 이겨야하기 때문에 마음에 있는 것을 그대로 꺼낸 것에 불과하다. 나의 자신감을 상대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또 그걸로 인해 팀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려 했다.” 승리를 향한 이관의 열정은 어쩌면 KBL 전체에서도 최고로 꼽힐만하다. 그가 최고의 선수는 아니지만 적어도 마인드만큼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이유이기도 하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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