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민의 30번은 롤모델 삼아준 신예 이용우에게로 “후배 성장 돕겠다”

김용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7 16:20:30
  • -
  • +
  • 인쇄

[점프볼=원주/김용호 기자] 35번을 택한 에이스 두경민, 그가 달던 30번은 신인에게로 향했다.

원주 DB는 지난 26일 오후 구단 공식 SNS를 통해 두경민이 올 시즌 등번호를 30번에서 35번으로 변경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27일 만난 두경민도 “팬분들이 감사하게 MVP 시절을 추억해주시는 번호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부상이 잦아지며 변화를 주고 싶었다”라고 등번호 변경 이유를 밝혔다.

팀의 에이스인 만큼 주목을 많이 받는 위치라 두경민의 등번호 변경 소식은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최근 DB가 대체 외국선수 유력 후보 중 하나로 2017-2018시즌에 함께했던 디온테 버튼을 언급했기 때문. 버튼은 DB에서 프로 첫 시즌을 마친 이후 NBA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로 향해 30번을 달았던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DB의 30번은 새로운 주인이 생겼다. 지난 23일 2020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한 이용우가 그 주인공. 이용우는 이미 오래 전부터 두경민을 자신의 롤모델로 꼽아왔다. 마침 두경민이 등번호를 변경하면서 롤모델의 백넘버를 선택할 기회가 생긴 것.

물론 처음부터 30번을 선택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이용우는 처음 등번호를 결정했던 지난 24일 KBL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8번을 선택했다. 이후 팀에 합류하는 과정에서 두경민이 35번으로 등번호를 변경했고, 이용우가 당차게 롤모델의 등번호를 달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것이다.

27일 오후 훈련을 앞두고 만난 이용우는 “롤모델인 (두)경민이 형을 하나씩 닮아가려고 하다 보니 등번호부터 달고 싶었다. 며칠 전에는 남는 번호에 30번이 없어서 8번을 골랐었다”라며 등번호 선택의 배경을 밝혔다.

롤모델의 번호를 선택하면서 두경민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었다고. 이용우는 “경민이 형이 처음에는 비난을 많이 받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 내가 그만큼 책임감 있게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라며 등번호의 무게를 실감했다.

두경민도 후배의 당찬 선택을 반겼다. 이용우를 바라본 두경민은 “상무에 있을 때도 건국대와 연습경기를 자주 해서 용우는 원래 알고 있던 친구였다. 눈여겨보고 있던 후배인데 동나이대에 비해 농구를 깔끔하게 잘 하더라. 나를 롤모델 삼아 농구를 하고 있다는 친구가 있어서 한편으론 고맙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나한테도 찾아와 30번에 대한 얘기를 했다. 솔직하게 걱정도 됐다. 혹여나 등번호를 따라왔는데 못하면 상처를 받을까봐 신경이 쓰이긴 하더라. 그래서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며칠 전에 팀에 와서 첫 훈련을 하는 걸 보니 굉장히 열심히 하더라. 팀에 녹아드려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애초에 조기 진출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큰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겠나. 나와 종규는 4학년까지 마치고 나왔는데 말이다. (이)준희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 도와줄 생각이다. 그래야 다른 선수들도 또 나를 롤모델 삼겠다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라며 후배들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롤모델을 통한 동기부여는 신예의 성장에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터. 이용우도 “경민이 형이 30번을 달고 MVP라는 성과를 냈다. 그 번호에 먹칠하지 않기 위해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다시 한 번 파이팅을 외치며 오후 훈련을 시작했다.

#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기자)

점프볼 / 김용호 기자 kk2539@jumpball.co.kr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