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진출 단골 손님이었던 건국대는 2017년부터 대학농구리그에서 플레이오프와 인연이 없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데다 부상 등으로 운이 따르지도 않았다.
올해는 아쉬움을 떨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더 착실하게 2021년을 준비하고 있다. 건국대가 지난해 부진한 가운데 존재감을 발휘한 선수는 최승빈(191cm, F)이다. 최승빈은 입학 동기인 박상우(195cm, F)와 조성준(195cm, F)보다 출전 기회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대학농구리그 1,2차 대회에서 신입생 중 가장 긴 평균 15분 12초 출전했다.
최승빈은 대학농구리그가 끝난 뒤부터 팀 훈련을 시작하기 전까지 어떻게 보냈는지 묻자 “대학 와서 처음이고, 20살이라서 조금 놀았다”며 “고등학교 때 노력을 많이 했다. 매일 새벽에 슛도 던지고, 남들보다 보강 훈련, 개인 훈련 등 운동도 더 하고, 야외에서 아는 사람들과 뛰는 것도 많이 했다. 대학에서는 고등학교 때보다 게을렀다”고 거침없는 솔직한 답은 내놓았다.
최승빈은 지금은 어떠냐고 되묻자 “게으름을 버리고 동계훈련이 끝난 뒤 쉬는 날에도 운동을 할 생각이다”며 “사람이라면 고등학교 때 못 하다가 잘 하면 게을러지는 게 있다. 마음이 편해진 것도 있다. 놀만큼 놀고 대학에서 안 되는 게 있으니까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했다.
최승빈은 그럼 고등학교 때 왜 다른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훈련을 했을까?
“3학년이란 고참이 되니까 팀에 피해를 끼치는 게 미안하고, 부끄럽고, 창피해서 3학년다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열심히 했다. 예상보다 개인성적이 좀 더 잘 나왔다. 임동언, 이주영 등 그런 실력 있는 선수가 동료라서 저는 개인적으로 못할 줄 알았다. 연습을 많이 해서 애들과 잘 맞추고, 애들에게 믿음을 줘서 그렇게 할 수 있었다.” 최승빈의 말이다.
최승빈은 “(조성준이) 구력이 짧아서 농구 움직임을 모를 때가 있다. 제가 가진 지식 중에서 알려줄 수 있는 건 알려준다”며 “성준이는 모르는 것도 있지만, 무조건 열심히 한다. 그걸 볼 때마다 감독님, 코치님께서도 칭찬을 하신다. 저는 게을러졌다고 했는데 성준이를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고 자신도 조성준을 보고 본받는다고 했다.
최승빈이 골밑에서 투지를 발휘한다면 건국대는 오랜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사진_ 점프볼 DB(이재범, 한필상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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