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리더로 성장 중인 김소니아, 이젠 MVP를 바라보다

강현지 기자 / 기사승인 : 2020-12-28 14: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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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2012년 루마니아 출신 김소니아가 한국에 왔을 땐 앳된 10대 소녀였다. 김소니아는 어느덧 팀 주축은 물론 에이스 자리를 꿰찰 정도로 성장했다. 견고한 수비는 물론 공격력도 물이 올랐다. 여기에 한국말까지 이제 능숙하다. 한국 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한 김소니아 덕분에 우리은행도 박혜진의 부상 공백을 침착하게 메우고 있다. WKBL이 1차 휴식기를 가졌던 11월 초 ‘우리 사람’이 다 된 김소니아를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연습체육관에서 만났다(본 인터뷰는 11월 5일에 진행됐음을 알립니다).

 

외국선수 없는 2020-2021시즌, 날아오르다
WKBL 5년 차를 보내고 있는 김소니아는 올 시즌 코트에서 화려하게 춤추고 있다. 외국선수가 없는 2020-2021시즌이다. 김소니아는 1라운드 경기당 평균 37분 59초 동안 뛰며 23.4득점 10.8리바운드 3.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공헌도는 전체 2위, 스틸은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김소니아는 5경기 만에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35득점), 리바운드(17리바운드)를 모두 경신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Q. 외국선수 없는 첫 시즌. 1라운드 MVP 후보에도 올랐고, MIP 후보에도 올랐어요. 그만큼 존재감이 컸다는 의미겠죠.
다른 점이 많았어요. 확실히 차이도 있고, 룰에서도 변경된 부분이 있어서 적응해야 했죠. 센터 없는 농구를 하다 보니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1라운드가 끝났는데, 팀 스타일들을 지켜봤던 것 같아요. 적응하는 기간이요. 저희도 좀 더 적응이 필요하고요.

Q. 시작은 좋았지만, 막판 BNK에게 덜미를 잡혔어요. 공동 3위로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고요.
일단 시작하기 전에 에이스들이 이렇게 빠질 줄 몰랐어요. 그런 부분들이 마이너스가 됐지만,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아 무리 없이 넘어간 것 같아요. 저도 이렇게 출전 시간이 많을 줄은 몰랐어요(웃음). 개인적으로는 공격적인 부분을 자신감 있게 잘할 수 있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연습을 통해 맞춰가야 할 것 같아요.

Q. 아쉽게 1라운드 MVP를 놓쳤어요. 그런데 MIP를 받으셨더라고요(웃음).
발표가 났을 때 주변에서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는데, 아쉽지 않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인 성적으로 상을 받기보다 팀이 이겼으면 해서 그렇게 큰 비중은 두지 않았어요. 비시즌을 (고향에 다녀와서) 선수들과 계속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개인 훈련을 꾸준히 해왔는데, 잘 나타나는 것 같아 기뻐요.

Q. 아, 이건 소니아 선수에게 정말 묻고 싶었던 질문. 위성우 감독님이 올 시즌 변하겠다고 하셨는데, 정말 변하셨던가요(웃음).
먼저 사람은 변하기 쉽지 않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감독님이 변하려고 하시는 게 멋있어요. 사실 어른들을 보면 바꾸지 않으시려는 분들이 많잖아요. 바꾸더라도 많은 걸 바꾸려고 하시지도 않고. 하지만 위 감독님은 세대를 알고, 바뀌시려고 하는 것 같아요.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밀어붙이실 때도 있는데,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아요. 연습하실 때는 설명을 더 해주려 하시고, 화를 내지 않으시려고 컨트롤을 하세요. 하하. 순간적으로 흥분하시면,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세요.

Q. 위성우 감독에게 소니아 선수와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 일화를 들려주더라고요. 박지현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소니아 선수가 박지현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어렸을 때 감독님의 말씀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고 했다면서요.
감독님이 하루는 지현이에 대해 물어보신 적이 있었어요. 팀에서 잘하는 선수긴 하지만, 사실 아직 어리잖아요. 배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감독님이 밀어붙이실 수 있어요. 저도 처음에 우리은행에 왔을 때 엄청 혼났거든요. 지현이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예요. 감독님도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라 그러셨을 거고요. 서로 이해를 해줘야 한다고 했어요. 감독님도 지현이가 어리다는 걸 아셔야 하고, 지현이도 감독님이 이기기 위해서라는 걸 알아야 해요.

Q. 박지현 선수가 소니아 선수와도 잘 지내는 것 같은데, 박지현은 어떤 선수인가요.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친구예요. 잘해 보려고 하고,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큰 선수에요. 저 역시도 열심히 하고,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노력을 하는 편인데, 그런 부분에서 통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지현이가 열심히 하는 걸 알아서 더 많이 도와주려고 하고요.  

 

코트안팎 리더가 된 소니아
열여덟 살에 한국을 찾았던 소니아가 벌써 우리은행 서열 4위가 됐다. 꽃다운 나이, 18살. 2012-2013시즌에 WKBL을 처음 찾았던 소니아는 지금 최은실과 홍보람, 김정은, 박혜진에 이은 우리은행의 넷째 언니다. 막내였던 그가 어느덧 언니가 되어 동생들을 챙길 나이가 된 것이다. 옆에서 그를 지켜본 유미예 통역은 “예전의 소니아는 벤치에 들어왔을 때 언니들이 얘기하면 ‘네, 알겠어요’하고 따라가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못하고 있을 때면 이렇게 해보면 좋을 것 같다며, 이끌려는 모습이다. 가끔 흥분할 때면 영어로 이야기하기도 한다(웃음)”라며 언니가 된 소니아의 모습을 전했다. 박혜진이 리그 초반 장기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보이스 리더로서 소니아의 모습은 든든하기 만했다. 우리은행도 덕분에 위기를 잘 넘겼다.

Q. 소니아 선수가 언니가 됐네요.
팀이 해보려는 에너지가 있으면, 제가 끌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장인 혜진 언니가 빠지고, 정은 언니, 보람 언니가 이끌어주고 있긴 하지만, 힘든 부분이 있을테니까요. (흥분해서 영어로 말하면)선수들이 한국말을 잘 못한다며 놀려요(웃음). 내가 해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언니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Q. 농구는 언제 시작했나요.
중학교 때 시작했으니, 한국 선수들보다 늦게 시작했어요. 수영을 먼저 했는데, 팀에 들어가려고 보니 제가 들어갈 수 있는 반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같은 반 친구 어머니가 농구를 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시작했어요. 한국에서처럼 엘리트에 들어가서 진지하게 한 것이 아니라 클럽 농구처럼 즐기면서 했죠. 모델 일도 같이 했어요. 그러다 17~18살 사이에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농구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청소년 대표는 그전에도 뽑혔고요.

Q. 모델이 아닌 농구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뭔가요.
모델은 예뻐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농구는 노력을 해서 스킬을 쌓고, 성장하는 게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농구가 더 매력이 컸어요. 건강 쪽으로도 좋았고요. 예쁜 데다 건강하게, 튼튼하게 할 수 있잖아요. 그 부분에 어머니가 농구를 했으면 하더라고요

Q. 늦은 만큼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겠는데요. 또 한국에 온 데는 아버지의 영향도 있다고 들었어요.
지금 배우고 있는 농구와는 다른 농구를 했었죠. 고칠 부분도 많았고, 노력도 많이 했어요. 비디오를 보면서 일지를 적었어요. 움직임에서도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지 고민도 많이 했고요. 아버지가 계속 루마니아에 왔다 갔다 하셨는데, 아버지랑 같이 있는 시간이 좋았어요.

Q. 2018년 박신자컵에서 다시 돌아왔어요. 어떤 마음이었나요? 그땐 이렇게 오래 있을지 알았나요.
아니요, 몰랐어요. 그땐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른 것도 경험해 보자는 주변 이야기가 많았어요. 다시 돌아왔을 땐 중간에 제가 돌아간 것이 마음에 걸렸어요. 끝까지 못해 잘하고 돌아갔으면 했는데, 아직까지 있을 줄은 몰랐죠. 하하. 잘 마무리 짓고 돌아가자는 생각이었는데… 아, 또 여기에 있으면서 승준 오빠를 만나게 됐잖아요. 

 

평생 짝꿍이 된 비주얼 커플
점프볼은 2020년 5월호에서 이승준♥김소니아의 러브스토리를 전했다. 당시 이들의 첫 만남, 또 서로를 향한 진심을 전한 인터뷰가 모든 이들을 설레게 하기도 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혼인신고 사실을 밝힌 비주얼 커플! 소니아의 네 번째 손가락에는 사랑의 증표인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한 남자의 아내가 된 소니아의 책임감은 플레이에서도 나타난다. 앞서 이야기를 나눴듯이 1라운드 MVP 득표 2위에, MIP까지 차지하지 않았던가. 그 공을 소니아는 우리은행에게 돌렸다. “가장 편하게보낼 수 있는 시즌”이라며, 우리은행에 대한 애정의 말도 덧붙였다.

Q. 방송을 통해 약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반지는 프로포즈 반지인가요.
약혼반지에요. 농구를 하지 않을 때는 끼려고 하죠. 약혼은 했지만, 결혼식을 아직 안 했어요. 아마 올 시즌이 끝나면 결혼식을 할 것 같아요.

Q. 당시 농담으로 이승준과 ‘결혼식 월드투어’를 이야기하기도 했잖아요. 하하. 루마니아, 미국까지. 정말 그렇게 진행하는 건가요.
그건 오빠 생각이었어요. 지금은 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이후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아마 루마니아에서 할 것 같은데, 가족모임처럼 해서 식사를 할 예정이에요. 아직까지 가족들과 얘기 중이에요.

Q. 혼인신고를 하면서 올 시즌 독립을 했다고 들었어요.
일단 훨씬 편해졌어요. 일단 팀에서 이해해 주신 부분이 너무 감사해요. 집이라는 게 생겨서, 더 안정감을 찾게 됐는데, 또 다른 홈이 생겨서 기쁘고, 그 안정적인 부분이 플레이에서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점심은 팀에서 훈련을 하다 보니 숙소에서 선수들과 같이 먹어요. (승준)오빠가 저녁을 혼자 먹을 때면 숙소에서는 조금만 먹고, 가서 챙겨 먹기도 해요. 오빠가 저보다 훨씬 요리를 잘하거든요.

Q. 어떤 선수로 기억 남고 싶나요.
농구를 즐길 줄 아는 선수로 남고 싶어요. 농구를 즐겁게 하고, 모든 걸 받쳐서 열심히 했던 선수요. 절 떠올렸을 때 ‘아, 김소니아는 정말 농구를 즐기면서 했는데’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Q. 그럼 지금은 농구를 즐기고 있나요.
저는 정말 경쟁심, 또 승부욕이 강한 선수에요. 이기기 전까지는 열심히 하면서 승부욕을 보이고, 또 이겼을 때는 즐거움을 표시하면서 즐기고 있어요. 재미보다는 농구에 대한 열정, 사랑이 더 큰 것 같아요.

Q. 규정상 안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기도 한데요.
처음에 혼혈 선수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어요. 국가대표로 뛰지 않는데, 돈만 벌고 가냐고 나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거든요. 또 루마니아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면서 왜 한국에서 농구를 하고, 훈련을 하냐는 이야기도 했고요. 전 루마니아에서 농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루마니아에서 농구를 하지 않았다면, 농구를 안 했을 수도 있고, 한국에 오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또 루마니아 대표팀으로 3x3을 뛰었을 땐 김소니아의 이름을 넣었어요. 사람들은 왜 저렇게 하지 생각할 수 있지만, 전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Q. 마지막으로 정규리그 일정을 재개하는 상황에서, 팀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할까 해요.
일단 제가 가장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시즌이 시작된 거 같아요. 제가 잘 할 수 있게 응원해 주시고, 도와줘서 고맙고요. 팀에서 원하는 부분, 개인적으로 원하는 부분이 있을 텐데, 잘 맞춰주셔서 감사하고요.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더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BONUS ONE SHOT. 김소니아의 LOVER, 이승준은
이승준은 2007년 KBL에 첫 발을 디뎠다. 에릭 산드린이란 외국선수 신분으로 한국 농구에 데뷔했으며, 2009-2010시즌부터는 귀화혼혈선수로 활약했다. 삼성, DB 이후에는 SK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이승준은 동생 이동준과 2015-2016시즌 동반 은퇴를 결정했다. KBL에서 여섯 시즌을 보낸 그는 3x3 농구 코트에서 제2의 인생을 찾았다. 2015년 광저우올림픽 은메달 기여 이후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현재 42세인 이승준은 농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히 뜨겁다.

이 매력에 소니아도 흠뻑 빠졌다. 소니아는 “농구에 열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 열정 때문이며, 지금 한국에서 같이 생활하는 것 역시도 사회에서 받은 것들을 환원하는 마음이 있다. 날 만나기도 했지만 말이다(웃음). 농구를 좋아하며,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라며 농구선수로서 지켜본 이승준에 대해 이야기를 전했다. 소니아를 향한 마음은 쏘-스윗(so-sweet). 경기에 방해되지 않게끔 컨디션 조절을 해주며, 그를 위한 식탁도 척척 차린단다. 플레이를 돌려보다가도 소니아에게 필요한 조언은 틈틈이 건넨다고. 선남선녀, 바로 이 말은 이승준과 김소니아, 이 둘을 위한 말이 아닐까 한다.

# 사진_ 문복주, 홍기웅 기자, WKBL 제공 

점프볼 / 강현지 기자 kkang@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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