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동호회의 숨은 고수를 찾아서(7) - SD 이규성, 법농 김재석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9 14: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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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동호회 농구 코트에도 ‘선수’들만 아는 재야의 숨은 고수들이 있다. 엘리트 선수 못지않은 열정과 실력은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전국 방방곡곡 숨은 고수들을 만나보자.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9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 이규성(SD) : 이정현을 롤모델로 삼은 슈팅가드
이규성은 인천 SD의 슈팅가드를 맡고 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농구를 시작한 계기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다. 재미로, 멋져 보여서, 남들이 잘한다고 하니까 등의 이유로 농구에 입문한 그는 스타급 선수를 롤모델로 삼아 농구를 계속했다. 이규성은 “중학교에 입학한 뒤 처음으로 농구라는 종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저보다 1살 많은 형이 학교에서 농구를 하는데, 리바운드 잡는 모습이 너무 멋져보였다. 그래서 그 때 이후로 저도 농구공을 잡게 됐고, 하루도 빠짐없이 밥만 먹고 드리블과 리바운드 연습을 했다”고 농구 입문 시기를 돌아봤다.

주로 학창시절 길거리에서만 농구를 했던 그는 7년 전인 2013년 SD에 가입해 동호회 농구에 첫 발을 들였다. 본래 돌파 능력이 뛰어난 그는 SD에 가입한 뒤 슛을 장착하게 됐고, 이젠 슛과 돌파를 모두 겸비했다. 같은 기수 문수인과 함께 팀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KCC 이정현과 같이 다재다능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희망을 밝힌 그는 “제 포지션이 슈팅 가드이기 때문에 이정현 선수를 롤 모델 삼고 있다. 제 딴에는 예전에 비해 내외곽에서 균형 있게 플레이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간혹 가다가 무리한 플레이로 경기를 그르친 경우가 있다. 완급조절을 더 잘해서 앞으로는 더 여유를 갖고 플레이 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2년 전 문체부장관기에서 첫 우승 경험
그는 8년 간 동호회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년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 생활체육 농구대회를 떠올렸다. 이규성은 “팀에 가입한 이후 계속 준우승만 하다가 처음으로 우승한 대회였다. 사실 그동안 계속해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2인자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 아쉬움을 한방에 날려준 대회였다. 그 어느 때보다 팀원들끼리 열심히 준비해서 얻은 결과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그 때의 기억은 아마 농구공을 손에 놓는 그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동호회 무대에서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그에게도 작은 소망이 있다. 자신에게 따라붙은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싶은 것이다. 이에 대해 이규성은 조금 속상한 점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앞서 말했듯이 저희 팀이 매번 준우승에 그치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우승하기엔 한계가 있는 팀’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었다. 그런 세간의 평가를 지워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대회에 참가해 저희 팀의 이름을 더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를 위해 그는 3x3 종목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마지막으로 이규성은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시국이 좋지 못하다 보니 생활체육 분야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런 와중에 3x3 대회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 같다. 3x3의 인기가 최근 몇 년 사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매력 있는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8월 말 경남 사천에서 열릴 코리아투어 3x3 대회참가 신청도 해 놓은 상태다. 이와 같이 5대5 뿐만 아니라 3x3 등 다양한 대회 경험을 통해 실력과 추억을 쌓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이규성 프로필_
1991년 12월 20일생, 182cm/83kg
장점 : 슛, 돌파
단점 : 코트비전, 1대1 위주 플레이
목표 : 이정현 선수처럼 모든 영역에서 잘하는 선수가 되는 것
 

 

● 김재석(법농) : 작지만 강한 심장으로 달린다!

대구 법농 소속의 김재석은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한다’라는 농구계 격언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실력자다. 신장이 163cm로 일반인 중에서도 작은 축에 속한다. 그는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는 드리블 훈련과 스피드 훈련을 통해 자신을 더 빠르게 키웠다고 한다. 40대에 접어든 지금도 드리블과 스피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김재석은 “아마 동호인 중에서 제가 최단신이지 않을까 싶다. 어릴 때부터 키가 작아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노력했던 것 같다. 스피드는 타고난 측면이 있었고, 드리블 등 기본기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의 김재석은 길거리 농구 1세대 출신이다. 학창시절 부산의 유명 농구 동호회 지백에서 처음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당시 길거리 농구인들에게 꿈과 희망이 됐던 전국 단위 길거리농구 대회에 잇따라 참가하며 농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기억에 남는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게토레이배 대회에 참가했는데, 부산 지역 예선 경기만 뛰고 개인 사정으로 서울 본선 경기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당시 제가 빠진 저희 팀이 서울 보광고 팀에게 졌는데, 그 때 저희 학교가 난리가 났다. (김)재석이가 출전했으면 무조건 이겼을 거라고 친구들이 하나같이 말했다. 오죽했으면 수업 거부까지 할 정도였다. 그동안 수많은 대회를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도 학창시절 농구하면 그 때 기억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

20년 넘게 부산과 대구 등지를 오가며 영남 지역 농구 코트를 누빈 그는 이젠 우리 나이로 40대에 접어든 ‘농구 아재’가 됐다.

40대 접어들어도 드리블과 스피드에 강점
그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김재석은 “한창 젊었을 때는 민첩하고 빨라서 드리블과 스피드를 기반으로 한 농구를 했다면, 40대가 되고 나이가 점점 들면서 세트오펜스 위주의 경기 운영을 하려고 한다. 또 팀원들의 장, 단점을 모두 파악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점차적으로 키우고 있다”면서 “그래도 아직 가로 수비만큼은 2, 30대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허리 밑으로 떨어진 공이 있으면 재빠르게 가로채곤 한다”라며 웃어 보였다.

현재 자신이 속해 있는 법농은 어떤 팀이냐고 묻자 “경북대 법학과 출신의 농구를 좋아하는 선후배들이 만든 동호회다. 처음에는 규모가 작았지만 이후 일반인 모집도 받아들여 동호회 팀으로 자리 잡았다. 모든 동호회 팀들이 단합과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노리듯 저희 팀도 이 두 가지를 잘 실천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팀원들의 배려와 결속력 속에서 대구를 넘어 영남권을 대표하는 동호회 팀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팀 자랑을 늘어놓았다.

김재석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30분 동안, 그에게서 누구보다도 농구를 사랑하는 애정이 강하게 느껴졌다. 비록 남들처럼 신장이 크지는 않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다부짐이 느껴졌다.

끝으로 김재석은 “현재 대구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수업 시간에 농구 이야기를 가끔 하는데, 제가 농구를 한다고 하면 학생들이 아무도 안 믿는다(웃음)”면서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다치지 않고 꾸준한 기량을 선보이며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로 하여금 ‘신장의 한계를 극복해 온 저처럼, 모든 일은 노력을 통해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김재석 프로필_
1979년 2월 27일생, 163cm/68kg
장점 : 패스, 드리블
단점 : 완급조절
목표 : 50대에도 30대처럼 뛰기

# 사진_ 본인 제공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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