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정효근, 김준일, 송교창이 전하는 긍정 재활기

점프볼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1 13: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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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편집부] 부상은 스포츠선수들에게 가장 큰 적이다. 각 팀 감독들은 언제나 ‘부상’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는다. 주축 선수 한 명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경우, 오프시즌 동안 공 들여왔던 한 시즌 농사가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올 시즌 KBL도 개막이 다가오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효근(한국가스공사), 김준일(LG), 송교창(KCC) 등 각 팀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소식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들은 현재 어떻게 재활하며 지내고 있을까. 코트를 잠시 떠나있는 정효근, 김준일, 송교창의 근황을 살펴보았다. 세 선수 모두 “반드시 건강하게 코트에 복귀하겠다”며 재기를 약속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2월 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참았던 눈물이 나왔어요” FA 앞둔 정효근에게 닥친 비극


2021년 9월 24일. 정효근에게 지우고 싶은 날이다. 시즌을 앞두고 치른 서울 SK와의 연습경기에서 왼쪽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기 때문. 1쿼터가 시작하자마자 돌파를 시도하다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정효근은 “제가 평소에 자주하던 플레이였어요. 농구를 하면서 수천 번을 잡았던 스텝이었는데 그날 비가 와서 체육관이 뻑뻑하더라고요. 스텝을 잡는 순간 발이 밀렸는데 동시에 무릎이 엇나갔어요. 운이 없는 사고였죠”라며 부상 당시를 회상했다.


정효근은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와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됐다. 내측 인대도 부분 파열됐다. “부상당한 날은 통증이 워낙 심해서 잠을 잘 못 잤어요. 다음 날 아침 일찍 병원에 갔는데 수술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의사 선생님이 수술을 해야 되고 재활까지 1년이 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나왔어요” 정효근의 말이다.


정효근은 2021-2022시즌을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었다. 두경민이 합류한 가스공사의 전력이 좋았고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 한 순간의 부상으로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고 말았다. 정효근은 “선수 커리어에서 우승 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올지 모르잖아요. FA도 앞두고 있어서 제 자신에게도 중요한 시즌이었어요.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는데 부상을 당해서 정말 속상했어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10보 전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마음가짐으로 현재는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팀에서 외부재활을 허락해주셔서 (최)준용이의 재활을 담당하셨던 강성우 박사님께 재활 훈련을 받고 있어요. 수술하고 두 달이 지난 후에 재활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발 디디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무릎에 힘도 없고, 제가 심리적으로 겁을 먹고 있더라고요. 빠르게 하겠다는 생각보다 느긋하게 하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정효근은 유튜브 ‘효궈달라TV 농구선수 정효근’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채널에 재활 훈련 과정을 꾸준히 업로드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제가 다쳤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셨어요. 단순히 괜찮냐고 물어보는 게 아니라 과거에 부상 당했던 사연을 보내주시더라고요. 제가 당한 부상이 10년 전이었으면 은퇴했어야 됐는데 재활 잘해서 이전처럼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또, 제가 재활하는 걸 보시고 저처럼 다치신 분들이 힘을 내실 수도 있으니까 계속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어요” 정효근의 말이다.


또한 한국축구 레전드 이동국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이동국은 2006 독일 월드컵 직전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지만 재기에 성공했고 2020년까지 K리그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보냈다. “이동국 선수를 롤모델로 삼고 있어요”라며 말문을 연 정효근은 “저는 FA를 앞두고 있었는데 이동국 선수는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다친 거잖아요. 예전에 저희 팀 경기를 보러 오신 적이 있어서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을 드렸는데 정성스럽게 답장을 해주시더라고요. 이동국 선수가 부상 후 6개월 만에 복귀해서 10년 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셨어요. 저도 이동국 선수처럼 40살까지 이 무릎으로 농구를 계속하고 싶어서 롤모델이라고 말하고 싶어요”라고 이유를 밝혔다.


부상 후 가장 의지하고 있는 이는 어머니와 강성우 박사다. 정효근의 어머니는 아들의 병간호를 도맡았고 ‘퀄핏 건강운동센터’ 소속의 강성우 박사는 정효근의 재활 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정효근은 “어머니가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수술하고 한 달 동안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갓난아기처럼 생활했거든요. 움직이질 못해서 생리현상도 혼자 해결하지 못할 정도였어요. 지금은 강성우 박사님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1년 동안 무릎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10년 동안 쓸 몸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부상 직후에 좌절감이 심했는데 강성우 박사님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셔서 지금은 어느 정도 극복했어요”라며 어머니와 강성우 박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창원 열기, 기대하고 있었는데…” 김준일에게 예고 없이 찾아온 부상


“(정)효근이는 너무 괴로웠다고 하던데, 저는 덤덤했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시즌 첫 경기부터 불의의 부상을 입었지만, 김준일의 목소리는 의외로 밝았다. 그의 시선은 이미 건강히 돌아올 차기 시즌을 향해있었다.


김준일은 6월 1일 공식적으로 LG 맨이 됐다. LG와 서울 삼성은 지난 시즌 도중 김시래와 이관희를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당시 양 팀이 합의한 후속 트레이드가 바로 김준일↔김동량이었다. 김종규(DB)가 떠난 후 골밑이 약점으로 꼽혔던 만큼 김준일을 향한 LG의 기대는 컸다. 하지만 LG 데뷔 경기가 올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였다. 10월 10일 친정팀 삼성을 상대로 치른 개막전. 김준일은 경기 도중 드리블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왼발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김준일은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틀 만에 수술대에 올랐다.


“데뷔 첫 트레이드였고, 정상적으로 치르면 FA 자격도 취득하는 시즌이었어요. 그래서 여름에 준비를 진짜 많이 했는데…. 아킬레스건 다친 선수들이 ‘뒤에서 누가 찬 것 같았다’라고 하잖아요. 저도 누가 뒤에서 밀어서 넘어진 줄 알았어요. 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실제로 뒤돌아봤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순간 ‘뭐지?’ 싶었는데 발이 안 올라가는 거예요. 그때 ‘끊어졌구나’ 싶었죠.”


별다른 전조증상 없이 맞은 부상이었다. 오죽하면 담당 의사도 ‘교통사고’라고 표현했을까. 김준일은 “그동안 아킬레스건을 비롯한 발목부상은 전혀 없었거든요. 병원에서도 ‘갑작스럽게 당한 교통사고’라고 비유를 하시더라고요”라고 돌아봤다. 경황이 없을 법했지만 ‘바쁜 꿀벌은 슬퍼할 겨를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김준일은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고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다. 김준일은 “수술 경과는 나쁘지 않아요. 아플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 아프더라고요. 통증도 없고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이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괜찮다고 방심하다 다시 끊어져서 재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하고 하셨어요. 별다른 생각 없이 푹 쉬고 있어요. 운전이나 혼자 식사하는 게 어려워 서울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있죠.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어서 깽깽이 밖에 못해요(웃음)”라고 근황을 전했다.


대형부상이었던 만큼, 동료들의 응원 메시지가 끊이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제일 먼저 연락이 왔던 선수는 다름 아닌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인 정효근이었다.


“삼성 선수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왔는데 (정)효근이로부터 제일 먼저 연락이 왔어요. 효근이도 FA 예정자였잖아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재활 잘해서 다음 시즌에 같이 FA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효근이는 너무 괴로웠다고 하던데 저는 덤덤하게 받아들였어요. 효근이처럼 죽을 것처럼 괴롭진 않았죠(웃음). 물론 안 다쳤다면 좋았겠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잖아요. 오히려 시즌 막판에 다쳤다면 심정이 복잡했을 것 같아요.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했고, 웬만하면 부상 당한 상황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죠”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전해졌지만 김준일이 시즌아웃 됐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김준일에게는 재활이라는 과정이 남아있다. 수술 후 2주 단위로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수술 8주 차인 12월 중순부터 점진적으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준일은 “현재까지는 부종도 없고 회복세도 나쁘지 않아요. 곧 가벼운 산책, 마사지도 가능할 것 같아요. 구체적인 재활 일정 나오기 전까진 일단 편하게 쉴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덤덤히 부상 과정과 근황을 전했지만, 김준일에게도 아쉬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충성심 높은 LG 팬들의 응원 속에 홈경기를 치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는 게 김준일의 설명이다. 김준일은 “창원 팬들의 열기가 대단하잖아요. 저도 창원에서 그 열기를 받을 수 있게 돼 기대가 컸죠. 홈 관중들 앞세워 즐겁게 농구하고 FA를 맞이하고 싶었어요. 홈경기를 한 번도 못해보고 시즌이 끝난 게 허무하긴 해요. 그게 제일 아쉽죠”라고 말했다. 이어 “아쉽긴 하지만 LG에서의 제 커리어가 끝난 건 아니잖아요. 겨울, 봄, 여름 거치며 재활 잘하고 돌아가서 안 다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라며 창원 팬들과의 만남을 기약했다. 

“이런 부상은 처음이었어요…” MVP 송교창에게 날아든 부상 날벼락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송교창에게도 부상악령이 덮쳤다. 10월 22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전주 KCC의 1라운드 경기. 송교창은 4쿼터 종료 7분 33초를 남기고 골밑 돌파에 이어 덩크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앤드류 니콜슨과 공중에서 부딪혔다. 몸이 앞으로 쏠리는데 손목과 팔꿈치 부분이 접촉하면서 공중에서 중심을 잃었다. 코트 바닥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왼손으로 바닥을 짚다가 크게 다쳤다. 곧바로 주저앉은 채 드러난 그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육안으로 보더라도 손가락이 바깥쪽으로 돌아간 것이 보일 정도였다. 송교창은 큰 소리로 고통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 나갔다. 니콜슨을 비롯한 주변 선수들도 많이 놀랐다. 결과는 참담했다. 검사 결과, 왼쪽 약지 개방형 골절상 진단을 받았다. 개방형 골절이란 손가락 뼈가 피부를 뚫고 나오는 것을 말한다. 살갖이 찢겨질 정도로 뼈가 돌출했으니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예전에 손목에 금이 간적은 있는데 그때는 수술을 하지는 않았어요. 이번과 같이 큰 부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다쳤을 당시 사실 정말 많이 놀랐어요. 아프기도 아팠고요. 처음에는 그저 운이 없었다고 생각했죠. 어떤 분께서는 제가 다치고 나서 펑펑 울었다고 하시는데, 울지는 않았습니다(웃음). 그냥 많이 놀랐어요. 시간이 지났고 수술도 잘 돼서 이제는 괜찮습니다.” 송교창의 말이다.


수술이 필요했던 상황.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응급처치를 통해 뼈를 맞췄지만 심야시간대인 탓에 신경 손상, 병원 이송 여부 등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때 구원자가 나타난다. 때마침 TV 중계를 통해 경기를 관전했던 KCC협력병원 세종스포츠정형외과 차민석 원장이 대구에 수지접합· 미세수술 분야에서 유명한 정형외과 W 병원에 직접 연락을 취해 전후사정을 설명한 뒤 빠르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이다. W 병원의 천호준 원장은 수부외과 명의로 꼽히는 최고 권위자이기도 하다.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수술 시기가 더 늦춰졌을 것이고, 또 예후가 어떻게 바뀔지도 몰랐을 거에요. 마침 대구 W 병원에 수부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최고 의사 선생님이 계신다는 것을 듣고 안심했죠. 빠르게 수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차민석 원장님과 성공적으로 수술을 진행해주신 천호준 원장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구단 트레이너 형들께서도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있는데 열심히 재활해서 끝까지 잘 이겨냈으면 해요.”


수술 2주 후, 송교창은 실밥을 제거하고 하체 위주의 훈련을 실시하며 가볍게 몸을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그는 “다행히 슈팅핸드는 아니지만 손을 다쳤기 때문에 빠르게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에요. 지난주부터 손가락 재활을 하기 시작했는데, 아직은 손가락 까딱까딱 하는 수준에 불과해요. 아무래도 지금은 제한되어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하체나 코어 훈련 위주로 조금씩 몸 상태를 끌어올리려고 해요”라고 근황을 전했다.


밝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 송교창이지만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무엇보다 FA 계약 후 첫 시즌부터 팀원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동시에 팬들에 대한 미안함도 전했다. 송교창은 “일과가 끝나면 저녁에 할 게 없기 때문에 TV로 팀 경기를 챙겨보게 돼요. 형, 동생들이 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 발 더 뛰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는 ‘아, 나도 빨리 복귀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팀원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에요”라고 말했다. 송교창은 이어 “팬들께서도 많이 아쉬워 하실 거라 생각해요. 그렇지만 저희 팀원들이 힘을 내 계속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경기장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코트에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전주 팬들과의 만남을 기약했다.


당초 KCC가 내다본 송교창의 부상 회복 기간은 10주. 이제 송교창은 재활과의 싸움을 견뎌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는 매주 수시로 병원에 내원해 손가락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향후 뼈와 인대가 붙는다면 재활 속도를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송교창은 “아직 재활 초기 단계라 언제 복귀한다고 섣불리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에요. 매주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몸 상태를 체크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지금 현재로선 계획대로 꾸준히 재활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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