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결말만을 남긴 여성 코칭스태프 시대

김용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2-22 12: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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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야심찬 도전은 빛을 보지 못했다.

22일 오전 부산 BNK 유영주 감독의 자진사퇴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 21일 홈에서 열린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대패를 안으면서 책임을 통감한 유영주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 2019년 신생 창단된 BNK의 초대 감독이었던 유 감독은 짙은 아쉬움과 함께 코트를 떠나게 됐다.

이날 발표된 BNK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영주 감독의 사임에 따라 그와 함께했던 코치진도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창단 시즌을 보냈던 최윤아 수석코치, 양지희 코치, 그리고 올 시즌에 합류했던 변연하 코치까지 모두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코칭스태프 전원이 모두 떠나게 되면서 WKBL 무대에서 많은 시선을 끌어 모았던 전원 여성코칭스태프 시대는 두 시즌 만에 씁쓸하게 막을 내리게 됐다.

유영주 감독은 2012년 이옥자 전 KDB생명 감독 이후 WKBL에서 두 번째로 선임된 여성감독이었다. 그리고 최윤아, 양지희 코치를 영입하면서 코칭스태프가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침 유 감독이 선임되기 직전이었던 2018-2019시즌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이 부임 5시즌 만에 통합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면서 농구계에도 여성지도자에 대한 관심이 많이 쏠렸다.

당시 유영주 감독은 창단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 지도자로서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코치들이 의견을 낸다면 나 역시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겠다. 분명 현재 코칭스태프에 우려가 있겠지만, 나중에는 그 걱정이 기우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라며 각오를 전했던 바 있다.

하나, 결과적으로 그 기우는 지워지지 못했다. 창단 시즌 정규리그 5위, 두 번째 시즌이었던 올 시즌에는 최하위라는 불명예만이 남게 됐다.

또한, 올 시즌을 앞두고는 변연하 코치까지 합류하면서 여자농구에서 선수로 저력을 보여줬던 코치들이 포지션별로 포진, BNK의 젊은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볼륨을 가져갔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공헌도 순위에도 드러난다. 현재 리그 공헌도 TOP10에서 BNK 소속의 선수는 4위에 자리한 진안 한 명뿐이다. 외국선수 제도 폐지로 생긴 다미리스 단타스의 볼륨을 진안이 자연스럽게 가져간 점을 생각하면 큰 발전을 이루지는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씁쓸한 결말만이 남게 된 WKBL의 첫 여성코칭스태프 시대. 짙은 아쉬움과 무거운 책임감 속에 떠나게 된 4명의 지도자들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 그리고 또 누군가가 여성코칭스태프 시대의 2막을 열어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 사진_ WKBL 제공

점프볼 / 김용호 기자 kk2539@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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