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뜻밖의 지명' 점프볼 편집부가 살펴본 스틸픽

강현지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5 11:33:58
  • -
  • +
  • 인쇄

[점프볼=편집부] 48명의 지원자들 중 프로의 부름을 받은 선수는 24명. 2020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제물포고 차민석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서울 삼성이 선발, 최초의 고졸 1순위 루키 타이틀을 달고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문을 닫고 들어온 건 일반인 드래프티 중 유일한 지명자인 함승호(전주 KCC). 각 구단에서는 앞번 순번을 가진 팀의 픽을 살피면서 팀의 미래자원을 선발한 상황에서 점프볼 편집부는 다소 늦은 순번에서 좋은 선수를 데려간 스틸픽 선수들을 살펴봤다.

 

민준구 기자_ 2R 1순위 서울 SK 오재현
오재현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 전, 1라운드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었던 선수다. 저학년 시절 크게 빛을 본 선수는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하루 네 번의 훈련을 소화할 정도로 매우 성실하다. SK는 이런 오재현을 놓치지 않았다. 이미 1라운드 마지막, 2라운드 첫 번째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순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대신 1라운드와 2라운드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구단과 선수는 상관하지 않겠으나 기억하는 이들은 다르다. 하지만 오재현은 충분히 그런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빠른 스피드와 돌파, 여기에 최근 슈팅 능력까지 장착했다. 가드가 많은 SK에서 당장 뛰기는 어렵겠으나 다양한 스타일을 지닌 선배들이 있기에 그의 성장 속도는 그 누구보다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는 즉시전력감보다 미래 지향적인 선수들이 많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정해진 순번을 떠나 각자의 경쟁력에 따른 앞지르기가 충분히 가능하다. 오재현은 2라운드 지명이라는 현재 평가에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선수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이후 평가가 달라지겠으나 기대감은 충분하다. 어쩌면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들보다 더 빨리 데뷔 기회를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SK는 기회에 인색한 구단이 아니다. 만약 오재현이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한다면 아마 이번 신인 드래프트 최고의 스틸픽이 되지 않을까 싶다. 

 

김용호 기자_ 2R 2순위 원주 DB 이준희
DB는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가드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김종규의 백업도 중요하지만, 올 시즌 배강률이 어느 정도 버텨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부상이 끊이질 않는 앞선에 조금 더 힘을 줄 필요가 있었다. 물론, 즉시전력감은 없었기에 이상범 감독이 더 먼 미래를 내다봤던 상황에서 2라운드 픽으로 장신 포인트가드 이준희를 선택할 수 있었던 건 최선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1라운드 9순위에서 슈팅가드에 가까운 이용우를 택했기에 포인트가드 영입도 고려했던 DB. 하나, 2라운드에서 앞순번이었던 서울 SK의 오재현 픽에서도 포인트가드 수요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DB에게는 운이 따랐다고도 할 수 있겠다. 192.5cm의 이준희는 DB의 가드들 중 가장 신장이 큰 선수다. 부지런히 성장만 한다면 상대팀에게 앞선 미스매치를 허용할 일도 줄어들게 된다. 운동능력과 준수한 패스 센스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올 시즌에 합류한 나카무라 타이치와의 동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일단, 이상범 감독은 준비된 선수를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 이준희는 지난해 중앙대 신입생으로서 빠르게 주어진 기회에 확실히 응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D-리그를 시작해 1군까지 이준희가 팀이 원하는 적응 속도에만 도달한다면 이상범 감독이 원하는 ‘앞선의 폭 넓은 가용’이라는 의도에 가장 걸맞는 스틸픽으로 남을 수 있다고 본다. 

강현지 기자_ 1R 8순위 전주 KCC 이근휘
한양대 이근휘는 자타가 공인한 대학리그 최고의 슛쟁이. 스크린을 받아 던지는 3점슛은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단순 오픈찬스만이 아닌 무빙슛까지 구사할 수 있어 그의 가치가 높다. 다만 신장이 189cm, 2m가 되는 장신 포워드들 앞에서 슛을 던지려면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부지런히 움직이고, 견고한 수비를 견뎌야 하겠지만, 현재 KBL을 살펴본다면 폭발력 있는 슈터도 조성민, 허일영, 전준범 등을 제외한다면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점에 있어 KCC가 선택한 이근휘는 최선의 결과다. 김지완, 유병훈, 정창영, 유현준, 이정현 등이 탄탄한 앞선을 자랑하는 탓에 당장 투입은 힘들 수도 있지만, 깜짝 투입돼 숨통을 틔어주거나, 슈터 기근이라는 현 상황을 본다면 좋은 미래 자원을 확보한 것이라고 본다. 여기에 전창진 감독은 부산 KT 시절 조성민을 조선의 슈터로 성장시킨 바 있다. 그 역시도 “처음 연습경기에서 이근휘를 봤을 때 슛 하나만큼은 인정했다”라고 강점을 인정했다. 다만 단거리슛 보완, 아마추어와 차원이 다른 수비를 견뎌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부분 역시 본인의 노력 여하에 달렸겠지만, 단점만 극복한다면 아직 이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조성민의 뒤를 잇는 한양대 출신의 국가대표 슈터가 되는 영예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서호민 기자_ 2R 4순위 고양 오리온 조석호

조석호는 한 때 촉망받던 유망주였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농구 인재였다. 떡잎부터가 남달랐다. 김해동광초 시절부터 실력파 가드로 이름을 알린 그는 금명중 시절 쿼드러플 더블을 달성하며 부산 농구를 호령했다. 다만 고등학교 진학 이후 키가 자라지 않아 평가절하되기도 했지만 조석호는 향후 그런 평가를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출중한 슈팅 능력, 번뜩이는 패스 센스 등 현대농구가 가드에게 요구하는 사항들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석호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또 조석호의 숨겨진 특징은 긴 윙스팬이다. 무려 192cm에 달한다. 신장에 비해 15cm 가까이 길다. 긴 팔은 리바운드 장악과 수비에서도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스피드가 느리다는 점을 그의 단점으로 꼽고 있지만 금명중 시절부터 조석호를 지켜봐온 입장에서 결코 스피드가 느리지 않은 선수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런 점을 종합해봤을 때 강을준 감독이 선택한 조석호는 최고의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본다. 가드 자원이 즐비한 오리온에서 당장 투입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이대성과 김강선, 한호빈 등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선배들의 손길을 거친다면 그의 성장 속도는 더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강을준 감독 특성상 선수 구분 없이 폭 넓게 기용한다는 점도 조석호의 성장에 큰 메리트가 될 수 있을 터. 무궁무진한 잠재성에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열정까지 두루 갖춘 조석호가 또 하나의 얼리엔트리 성공 신화를 쓰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사진_ 문복주, 홍기웅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