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는 이번 시즌 유독 홈 승률이 낮다. 홈에서 36.0%(9승 16패)로 원정 승률 64.0%(16승 9패)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자 프로농구는 보통 상위팀이 홈과 원정에서 강하고, 하위팀이 홈과 원정 모두 약하다. 이 때문에 시즌마다 홈 승률이 천차만별이다. 50%가 넘을 때가 많지만, 50%가 안 될 때도 종종 나온다. 단일 시즌으로 열린 2007~2008시즌 이후 13시즌 중 홈 승률이 50%가 안 된 경우는 5번이다. 대체로 홈에서 강세를 보여 50% 이상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남자 프로농구와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시즌에는 홈 승률이 유독 낮다. 지금까지 아무리 낮아도 홈 승률이 40% 미만이었던 경우는 단일 시즌 기준 한 번도 없었다.
우리은행은 2013~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홈 승률 84.7%(100승 18패)를 기록했으며, 한 시즌 기준 홈에서 3패 이상 당한 건 2014~2015시즌 3패와 2018~2019시즌 5패, 2019~2020시즌 3패 등 3번뿐이었다. 이번 시즌 홈 3경기 만에 3패를 기록하고 있다는 건 우리은행이 얼마나 홈에서 부진한지 알 수 있다.
우리은행의 이런 행보는 울산 현대모비스와 닮았다. 홈에서 유독 강했던 현대모비스는 지난 시즌부터 홈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홈에서 6승 14패로 홈 승률 30.0%에 그친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에도 현재 37.5%(3승 5패)로 부진하다. 이에 반해 원정에서는 5승 1패, 승률 83.3%를 기록 중이다.
더구나 현대모비스는 홈 3연패 후 4번째 경기 만에 홈 첫 승을 거뒀다. 원정에서도 첫 경기에서 패한 뒤 5연승을 달리고 있다. 홈에서 3연패를 당하고, 원정에서 5연승 중인 우리은행과 닮은 꼴이다.
우리은행이 2위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70점 미만인 63.9점만 실점하는 탄탄한 수비에 있다. 득점은 71.0점이다. 득점과 실점을 홈과 원정 경기로 나눠서 살펴보면 홈에서 65.3득점과 70.7실점, 원정에서 74.4득점과 59.8실점이다.
홈에서 모두 지고, 원정에서 모두 이겼기에 당연히 득실 편차가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하지만, 홈에서 원정보다 9.1점이나 적게 득점하고, 10.9점이나 많이 실점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홈과 원정 경기력 차이는 20점이나 나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결국 홈에서 장점인 수비가 무너지는데다 공격력까지 떨어져 이길 수 없는 농구를 한다.
이에 반해 홈 경기에선 1쿼터나 2쿼터에 주도권을 내준 뒤 3쿼터에 무조건 끌려간다. 4쿼터에 힘을 내며 추격하는 흐름에서 승리를 뺏겼다.
6개 구단 중 아직까지 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팀은 우리은행뿐이다. 우리은행은 30일 삼성생명을 상대로 홈 첫 승을 노린다. 이기면 단독 2위 자리를 지키지만, 지면 홈 4연패를 당하는데다 삼성생명과 나란히 공동 2위에 머무른다.
#사진_ WKBL 제공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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