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산 우리은행 김진희 "대학 출신에 대한 편견 내가 벗기고파"

민준구 기자 / 기사승인 : 2020-12-26 10: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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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WKBL에서 대학 출신 선수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편견이 지배적인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 진출이 공식화되어 있는 이곳에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려는 한 소녀가 있다. 물론 아직 미완의 대기일 뿐이지만 조금씩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그녀. 아산 우리은행의 김진희가 당찬 포부를 밝혔다.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박혜진 공백 메꾼 깜짝 스타

박혜진은 WKBL 최고의 선수로서 FIBA도 주목한 스타다. 우리은행 역시 박혜진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큰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2020-2021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박혜진이 쓰러지고 말았다. 모두가 우리은행의 추락을 예고했던 그 순간, 통산 11경기 출전에 불과했던 중고 신인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김진희는 KB스타즈와 경기에서 25분 6초 동안 2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로 5반칙 퇴장 전까지 앞선을 지켰다. 경기 후 위성우 감독은 “(김)진희가 정말 잘해줬다”라며 극찬을 하기도 했다. 김진희는 “솔직히 5~10분 정도만 뛸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박)혜진 언니의 몸이 좋지 않은 탓에 기회가 갑자기 생기더라. 깜짝 놀랄 상황이었지만 자신은 있었다. 비시즌 때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실 김진희는 위성우 감독의 신뢰를 받던 선수였다. 2019-2020시즌, 그는 박혜진의 뒤를 받쳐줄 식스맨으로 평가됐지만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좌절했다. 그럼에도 위성우 감독은 김진희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았다. “(위성우)감독님께서 정말 많은 관심을 주셨다. 슈팅하는 법도 잡아주셨고 다른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대학 시절까지만 해도 슈팅보다는 패스에 더 신경 쓰려고 했는데 프로에서는 달라져야 하더라. 근데 감독님께서도 그런 부분을 잡아주시니 너무 감사했다.” 김진희의 말이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붙박이 주전 기회. 그동안 2군 경기를 소화했던 김진희에게 어떤 차이로 다가왔을까. 김진희는 “2군에서는 어린 선수들 위주로 뛰기 때문에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근데 1군은 (김)정은 언니, (김)소니아 언니, 그리고 (박)지현이까지 있기 때문에 돕는 역할이 크다.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다. 코치님 지도 아래 정말 많은 부분을 배우고 또 코트 위에서 보여주려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대학 출신은 성공 못 해? 편견 벗길 것

대학 진학 후 프로 진출이 당연한 과정이 된 KBL과 달리 WKBL은 대부분 고교 졸업 이후 프로 진출을 선택하는 게 공식화되어 있다. 여자 대학 농구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부분, 그동안 대학 출신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일찍 은퇴한 사례가 있기에 어쩔 수 없이 평가절하되는 문제도 있다. 김진희도 대학 출신 선수다. 광주대 출신인 그는 여자 대학 농구에서 최상급 포인트가드로서 이름을 날렸다. 그런 그도 어쩔 수 없이 편견과 싸워야 했다. 김진희는 “사실 대학 진학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고등학교 때 농구를 그만두려 했다. 스스로 농구를 잘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다른 일을 하려 찾아보던 그때 국선경 감독님과 부모님이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 한다고 하셔서 광주대로 간 것이다. 농구가 그때부터 내 인생이 됐다. 우리은행까지 오면서 농구는 내게 떼어놓을 수 없는 운명이 됐다”라고 말했다. 물론 최근 들어 대학 출신 선수들이 WKBL에 하나 둘 발을 딛고 있지만 적응 부족을 이유로 일찍 떠난 경우도 잦다. 이에 김진희는 “나도 대학 출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어 하루라도 빨리 복귀만 기다렸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월 4일,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는 대학 출신 선수 3명이 지명됐다. 부산대의 이지우(하나원큐)와 조세영(BNK), 그리고 전주비전대의 박은하(KB스타즈)가 그 주인공이다. 선배격인 김진희는 이들에 대해 “우리와 같은 대학 출신 선수들이 앞으로 잘해야만 좋지 않은 시선도 사라지게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 역시 열심히 할테니까 모두 힘내서 인식을 바꿨으면 한다”라고 힘을 불어넣었다.

김진희는 이번 브레이크 이후 다시 우리은행의 일원으로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진희는 “1라운드에 내가 보여줬던 것들에 대해선 전혀 만족하지 못한다. 상대도 나를 잘 모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이제는 팀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잘 챙겨서 더 좋은 곳까지 오를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종종 나를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멋진 슛을 성공시키고 있다”라며 미래를 기대했다.

프로필_1997년 1월 21일생/168cm/가드/가양초-월평중-대전여상-광주대

우리은행(2017-2018 선발회 1R 6순위)

#사진_WKBL 제공

 

점프볼 / 민준구 기자 minjungu@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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