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1위는 우리은행,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던 감동의 타임라인

김용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2-22 10: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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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우리은행이 결국 또 해냈다.

아산 우리은행은 21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55-29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 마지막 하나를 지워버렸다.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인한 조기 종료 사태 속에 정규리그 1위에 복귀했던 우리은행은 이번엔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서도 또 다시 1위를 차지, 강팀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그야말로 우여곡절 가득했던 1위 등극 과정이었다. 우리은행에게는 시즌 전부터 우려의 시선이 안팎으로 많았다. 특히 외국선수 제도가 잠정 폐지된 상황에서 정통 빅맨이 없는 우리은행이 박지수가 버티는 KB스타즈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란 시선이 있었다. 여기에 시즌을 치르는 동안에도 수많은 악재가 덮쳤지만, 우리은행은 끝내 1위에 올랐다. 날이 갈수록 끈끈해지던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타임라인을 돌아보자.

●2020년 10월 10일 vs KB스타즈 : 박혜진의 이탈
우리은행은 올 시즌 KB스타즈의 공식개막전 상대로 지목받아 청주에서 정규리그 출발을 알렸다. 강력한 라이벌의 안방에서 첫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이미 비시즌 박신자컵 때 최은실이 발목 부상을 당해 전력 공백이 있었다. 그런데 시즌 첫 경기부터 부상 악재가 또 닥치고 말았다. 주장이자 에이스인 박혜진이 발바닥 부상으로 인해 1쿼터를 채 뛰지 못한 채 벤치로 물러났다. 우리은행에게는 가장 강한 무기 하나를 잃어버리게 된 셈이기 때문에 우려의 시선은 더욱 짙어졌다. 하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김진희라는 새로운 카드를 발굴하면서 71-68의 짜릿한 승리를 챙기며 시즌을 출발했다.

●2020년 10월 24일 vs 하나원큐 : 제동 걸린 천적관계
개막전 위기는 넘긴 우리은행이었지만, 시즌 초반에는 유독 안방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우리은행이었다. 시즌 첫 홈경기였던 신한은행 전에서 패했던 우리은행은 9일 뒤 안방으로 하나원큐를 불러들였다. 그간 하나원큐에게 우리은행은 공포 그 자체였다. 정규리그에서 26연패를 안겨왔던 상대이기 때문. 하지만, 이날은 그 천적의 기세가 없었다. 실책이 연신 발목을 잡았던 우리은행은 결국 강이슬과 신지현의 쌍포를 막지 못하며 상대전적 연승기록을 더 이어가지 못했다. 강팀으로 군림했던 우리은행이 홈 연패를 당하는 모습은 매우 어색했다. 그 뒤로도 우리은행은 홈에서 BNK에게까지 일격을 당했고, 4번째 경기가 돼서야 삼성생명을 상대로 홈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2020년 12월 14일 vs 삼성생명 : 시즌 10승 선점
12월 들어 우리은행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박혜진이 복귀했다. 시즌 초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김소니아와 박지현의 급성장이 있었고, 김진희도 조금씩 포인트가드로서의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였다. 여기에 에이스가 돌아오니 우리은행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결국 이날 삼성생명을 상대로 7연승을 질주하는 무서운 모습을 보였고, 공동 1위를 형성하고 있던 KB스타즈를 따돌리며 시즌 10승을 선점했다.

●2020년 12월 28일 vs 하나원큐 : 김정은의 시즌아웃
10승을 선점했던 우리은행이었지만, 이후 KB스타즈와의 맞대결에서 패배하며 다시 2위로 내려앉았던 우리은행. 이들에게 불행하게도 부상 소식은 또 찾아오고 말았다. 12월 21일 신한은행 전에서 김정은이 슈팅 후 착지 과정에서 한엄지의 발등을 밟으며 발목 부상을 당한 것. 다행히 우리은행에게는 경기 일정 상 휴식의 여유가 있어 김정은의 공백은 길어지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2020년의 끝을 앞에 두고 열렸던 하나원큐와의 원정경기에서 결국 김정은은 다시 쓰러졌다. 1쿼터 막판 골밑 돌파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박지현의 발등을 밟은 것. 김정은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병원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끝내 돌아온 소식은 수술, 그리고 시즌아웃이었다.

●2021년 1월 1일 vs KB스타즈 : 새해부터 꺾인 분위기
김정은 없이 2021년 잔여 일정을 치르게 된 우리은행. 하필 새해 첫 날부터 만나야 하는 상대가 1위 경쟁자인 KB스타즈였다. 그리고 김정은의 공백은 확실히 컸다. 올 시즌 기둥 역할을 도맡았던 김소니아의 버팀은 꿋꿋했지만, 김정은 없이 박지수와 KB스타즈의 슈터들을 동시에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날 우리은행은 58-74로 크게 패배하며 선두 경쟁에서 소폭 멀어지는 듯 했다.

●2021년 1월 21일 vs KB스타즈 : 부상공백 또 이겨냈다
KB스타즈와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패배하며 상대전적 동률(2승 2패)을 허용했던 우리은행은 3주 만에 다시 청주를 찾았다. 그런데 이날도 우리은행은 일찍이 부상자 이탈 소식과 함께 경기에 나서야 했다. 최은실이 부상으로 이탈하고만 것. 김정은과 최은실이 동시에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우리은행의 포워드 라인에서는 김소니아와 홍보람의 어깨가 매우 무거워진 상태였다. 그러나 결국 위기 속에서는 에이스가 살아나는 법. 이날은 박혜진이 강아정과의 주장 쇼다운에서 24점을 폭발시키면서 그야말로 하드캐리가 무엇인지를 증명했다. 우리은행과 KB스타즈의 선두 경쟁이 더욱 혼돈에 빠지는 한 경기였다.

●2021년 2월 10일 vs KB스타즈 : 굳히기인줄 알았던…
우리은행은 상대전적에서 3승 2패로 다시 우위를 점한 이후 안방에서 마지막 맞대결을 준비했다. 그 사이 최은실도 돌아와 컨디션이 올리온 상태에서 우리은행은 1위 경쟁에서 우위를 굳힐 절호의 기회를 얻은 셈이었다. 그리고 결국 우리은행의 저력이 통했다. 1쿼터에 조금 뒤처졌던 우리은행은 이내 동점으로 전반을 마치더니, 후반에는 완전히 전세를 장악했다. 무려 30점을 퍼부은 박혜진의 리딩에 홍보람, 최은실의 천금같은 3점슛까지. 그렇게 우리은행은 KB스타즈에게 상대전적 4승 2패 우위를 확정지었다. 이날 승리로 정규리그 1위 매직넘버는 ‘2’가 됐다.

●2021년 2월 18일 vs 하나원큐 : 벼랑 끝으로 몰렸다
KB스타즈와의 모든 맞대결을 마친 우리은행은 이후 신한은행을 꺾으며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이날 하나원큐를 꺾는다면 마지막 홈경기에서 1위 축포를 터뜨리는 완벽한 시나리오가 가능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된 걸까. 우리은행은 여전히 박혜진이 30득점 이상으로 중심을 잡았지만, 김소니아의 컨디션 난조가 찾아오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결국 신지현에게 역전 버저비터를 허용, 하나원큐에게 또 한 번 패배하게 됐다. 정규리그 단 한 경기를 남겨두고 우리은행은 아찔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2021년 2월 21일 vs BNK : 역시, 끝내 정규리그 V13
정규리그 30번째 경기. 우리은행에게는 뒤가 없는 마지막 기회였다. 만약 이 경기에서 패배 후 KB스타즈가 삼성생명을 꺾는다면 우리은행은 역전을 허용하며 2위에 머무를 수도 있었다. 그만큼 우리은행은 총력을 다해야 했다. 1위로 향하는 길목에 앞장선 건 결국 캡틴 박혜진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박혜진의 득점포가 터진 우리은행은 14-0이라는 스코어를 만들며 일찍이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이내 40분 내내 BNK에게 틈을 내주지 않았고,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리는 순간 우리은행은 그렇게 정규리그 정상에 섰다. 구단 역사상 무려 13번째 1위였다. WKBL이 단일리그로 변모한 이후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1위가 결정된 건 이날까지 두 번이었는데, 모두 우리은행의 1위였다. 그만큼 우리은행은 짜릿한 드라마의 결말을 맺었다.

# 사진_ WKBL 제공

점프볼 / 김용호 기자 kk2539@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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