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고3선수들, 진학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민준구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8 09: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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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한필상 기자]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로 춘계연맹전이 취소될 때만 해도 한국중고농구연맹 소속 고교 팀, 지도자, 선수들은 위기감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시즌 시작이 연기됐을 뿐 앞으로 남은 대회 참가에 큰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고, 코로나19 사태도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모두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하나, 둘 대회가 취소되는 가운데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진학을 앞둔 선수와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으며, 대한민국농구협회와 한국중고농구연맹 역시 답답해하긴 마찬가지였다.

※ 본 기사는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 고3들, 실적 만들 대회 없어 발만 동동
무섭게 번져가는 코로나19 감염증은 모든 생활을 마비시키고 말았다. 유례없는 재난으로 무기한 개학이 연기되었고, 정상적인 학사 일정이 진행되지 못함에 따라 대회 참가커녕 훈련도 힘들어졌다.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한 마음이 되어 대회 개막만을 기다렸지만, 대회는 계속 취소, 혹은 연기가 되어왔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을 무렵에는 2020년 8월이 되어 있을 것이다. 대학 입학을 결정지어야 할 시기가 얼마 안 남았다는 의미이며, 선수들의 초조함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극에 달한 시점일 것이다.

지난 7월 초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은 2020년도 대입 전형 변경안을 공식 발표했다. 변경안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이전 입시전형을 일괄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 각 학교별로 입시 전형 변경을 적용해도 된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그러나 대교협의 대입 전형 변경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남자 1부 12개 대학과 여대부 7개 대학에서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두드러진 변화 없이 신입생 선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했다. 2021년 신입생 선발 과정이 과거와 다른 특수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전국단위 대회 기록을 토대로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다면 민원 사례가 발생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는 자칫하면 입시 비리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한 학년의 스카우트가 잘못되더라도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 각 학교 입학처의 판단이었다. 학교측 주장은 간단했다. 전국 단위 대회에 참가한 기록을 참조해서 선수를 선발해라. 세부적인 조건에서 약간의 수정은 이해되겠지만 큰 틀에서의 입시 전형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일부 대학 지도자들 사이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준비해 학교 측과 논의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학교가 원하는 그 객관적인 평가 자료를 만들기가 불가능하다.

우선 상반기에 열려야 했던 중고연맹의 대회 3개가 취소됐고, 농구협회가 주관하는 종별선수권대회 역시 무기한 연기다. 앞으로 예정된 대회 역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지자체와 소속 고등학교의 협조 및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열고 싶다고 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물론 1~2학년 기록이 토대가 될 수는 있다. 몇몇 우수선수들은 저학년 때부터 긴 시간을 뛰어 기록을 남겼고,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지방팀도 몇몇은 자료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식스맨으로 투입되어 고학년들을 서포트한 경우라 실적이 좋을 수가 없다. 그나마 이 정도만으로도 부러운 선수들도 있다. 고3만 바라보고 1~2학년을 훈련에만 매진한 경우도 있다. 그리고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이유로 고3 선수들과 학부모들의 걱정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었다. 중고연맹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든 하반기에 대회를 열겠다는 생각이지만, 앞서 언급했듯 개최 예정지에서 대회 개최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도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이 대회에 모두 출전한다고 해도 대다수 대학들이 기준으로 하는 ‘최소 10경기 출전’은 쉽게 만족시키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객관적인 기록 자료를 가지고 있는 재수생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최남식 중고농구연맹 사무국장은 “현재 지자체에서 대회 개최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 대학 입시를 위해서는 선수별 최소 10경기에 출전해야 하는데, 이를 충족시키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우니 각 학교별로 현실을 최대한 반영한 입시 전형 변경 말고 대책이 없다”며 현재 고3 선수들이 놓인 상황을 설명했다.

▲ 대책은 없을까
그렇다면 현장 지도자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수도권 소재의 A고교의 코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답답하다. 기준 변경도 없고, 대회 기록도 없는데 어떻게 진학을 시킬지 고민이다. 선수와 학부모는 지도자만 바라보고 있는데, 현실적인 방법이 없어 힘들다. 어려운 상황은 맞지만 연맹이나 협회 그리고 대학스포츠협의회에서 나서서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B고교 코치는 “틈이 날 때마다 대학교 지도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그들 역시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회가 열려도 문제다. 몇몇 고등학교는 대회 출전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코로나19 감염 우려다. 시즌 첫 대회와 두 번째 대회가 취소될 때까지만 해도 대다수 학교와 선수 그리고 학부모들은 하루빨리 대회가 열리길 바랐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고등부와 중등부의 의견이 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진학을 눈앞에 두고 있는 고교 팀과 달리, 중등부는 굳이 많은 인원이 모여서 감염 우려를 키우기보다는 차라리 대회를 쉬고 건강을 챙기자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농구협회에는 지난 7월 개최 예정이었던 종별선수권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쳤고, 결국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대회는 무기한 연기됐다.

당시 소식을 전해 들은 수도권의 한 고3 학부모는 “선수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은 같은 부모로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 입시를 눈앞에 둔 자식을 둔 입장에서 이런 민원들이 야속하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또 다른 학부모는 “다른 종목은 정상적으로 중, 고 대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왜 농구만 대회 개최를 하지 못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협회나 연맹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농구협회와 중고연맹에서는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문성은 농구협회 사무처장은 “현재와 같은 상황은 처음 겪는 일이다. 협회 차원에서 고3 선수들의 구제방법에 대해 논의도 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도 이야기를 해봤으나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문 처장은 “문체부도 현재의 어려움에 공감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방법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교육부에서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없다. 공식적으로 협회 차원에서 상위기관에 공문을 보내, 우리 어린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고 정상적으로 입시를 치르는 방안을 찾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은 하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매우 크다”고 답했다.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된 가운데 지난 7월 9일, 농구협회와 대학연맹 그리고 중고연맹이 모여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상급단체의 결정을 기다리기보다 협회와 산하 연맹이 뜻을 모아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원론적인 이야기의 반복이었다. 긴급회의에 참석했던 수도권 대학의 한 지도자는 “우리의 생각과 입학처의 생각이 다르다. 기록대로 무조건 잘하는 애들을 선발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2~3회 대회를 개최해야만 선수를 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현재 대학 상황을 설명했으며, 또 다른 대학의 감독도 “현재 우리 상황이 대회를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다. 교육부에서 아무리 입시 지침을 내려 보내도 강제성이 없고, 학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현재 입시 전형이 크게 수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협회가 중심이 되어 교육부의 특별 조치를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급회의 소식에 귀를 기울였던 한 학부모는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 자식 일이라면 이렇게 가만히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렸고, 또 다른 학부모는 “수업권을 강조한다며 제대로 훈련도 하지 못하게 하더니, 이제는 나 몰라라 내버려두는 교육부를 찾아가 시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 실기 시험, 대안될 수 있을까

아예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농구계 안팎에서는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대책으로는 ‘한시적인 실기 시험 운영’이 있다. 대다수 학교는 학생부 등급, 경기 실적, 면접 등으로 선수를 평가해 왔다. 그러나 경기 실적이 부족해 선수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실기 시험으로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전례가 없는 방식이다. 그래서 ‘실기 시험’ 운영에 난색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사전에 대학 지도자와 고교 지도자들 사이에서 ‘짬짬이’가 이뤄져 객관적인 선수 평가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우려하는 것이다. C대학 감독은 “실기 시험이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각각의 팀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고, 중도 포기하지 않을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실기 시험’ 채택에 찬성의 뜻을 보였다. 반대로 D대학 감독은 “문제는 실기 시험 제안을 학교에서 받아들여 주느냐에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교육부와 학교에 달려있기 때문에 모두가 뜻을 모아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변화를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의 이수원 사무관은 “학생 선수들의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각 종목 협회와 논의 중이며,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종목별로 우수 선수 선별 방법이 다르겠지만, 실기 시험을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실기 시험’ 운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느덧 시즌 중반을 넘어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다. 단 한 경기, 한 대회도 개최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짧게는 6년 많게는 10년 가까이 농구만을 해온 고3 선수들에게 찾아온 위기를 어떻게 이겨 내야 할지 뜻을 모아야 할 때다.

▲ 불행 중 다행, 연맹회장기·협회장기 개최 확정

앞서 언급한 모든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줄 수 있는 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중, 고농구가 드디어 시작을 알린 것이다. 한국중고농구연맹(회장 박소흠)은 오랜 토의 끝에 오는 8월 20일 경북 김천에서 2020년 연맹회장기 농구대회를 시작으로 하반기 시즌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중고농구연맹은 코로나19감염증 확산으로 춘계연맹전을 시작으로 연달아 대회 취소 및 연기로 2020년 사실상 대회 개최가 어렵지 않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진학을 눈앞에 둔 고3선수들의 힘든 상황을 고려해 수시입시 원서 마감 전까지 2개 대회 개최를 결정했다. 경남 사천에서 개최 할 예정이었던 시즌 두 번째 대회 제45회 협회장기농구대회는 장소를 양구로 옮겨 9월 13일부터 20일까지 경기를 갖는다. 또한 상반기에 열리지 못한 주말리그도 10월부터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박상혁, 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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