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슈팅 능력 좋은 명지대 오인준,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0-12-28 09: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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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금이 저에겐 위기다.”

명지대는 12월 중순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체력과 기본기 중심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명지대 김태진 감독과 김태현 코치는 이번 훈련에서 가장 열심히 하고, 몸 상태도 좋아진 선수로 오인준(183cm, G)을 꼽았다.

오인준은 명지대 입학 후 2018년과 2019년 대학농구리그에서 1경기(1분 59초)와 2경기(평균 4분 48초)만 출전했다. 출전시간이 적어 슛 하나 던지지 못했다. 2019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는 2경기에 나선 4득점했다.

오인준은 2020 대학농구리그 1차 대회에서 3경기 평균 20분 43초 출전해 3.7점을 올렸다. 장기인 3점슛도 3개 넣었다.

성균관대와 중앙대의 경기에선 28분 16초와 25분 55초 출전했지만, 건국대와 경기에서 7분 58초 뛰었다. 2차 대회에선 1경기 2분 41초만 코트를 밟았다.

3학년까지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 이제 4학년이 되는 오인준에게는 프로 진출을 위해 1년을 소중하게 보내야 한다.

다음은 제주도에서 만난 오인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제주도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힘든 것도 있는데 재미있다. 평범하게 뛰는 게 아니라 필요한 웨이트 트레이닝 등 도움이 되는 걸 개인이 아니라 단체훈련으로 하는 게 좋다. 타지역에 나와서 바다(중문해수욕장)도 뛰고, 다같이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예전에는 단체훈련을 할 때 팀 훈련을 하고, 개인 역량 향상은 개인훈련으로만 했다. 지금은 단체훈련에서도 개인의 스킬을 다지는 시간을 주신다. 또 하면서 세부적으로 한 명 한 명 부족한 걸 지적해주시는 게 좋다.

어떤 부분을 지적 받았나?
슈팅가드인데 슛 타이밍이 느리다. 3점슛도 점프슛으로 바꿔서 슛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간다. 지금까지 점프 3점슛을 쏴보지 않았다. 감독님께서 해보라고 하셨는데 해보지 않았기에 무섭기도 하다. 절 보시며 ‘가능성을 보고 해보라’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점프 3점슛을 제 걸로 만들고 싶다.

언제 농구를 시작했나?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고등학교 올라갈 때였다.

키가 큰 것도 아닌데 뒤늦게 농구를 시작한 이유가 있을 거다.
당시 175cm였고, 지금은 183cm다. 아버지께서 농구를 좋아하셔서 따라다니며 농구를 했다. 주변 분들도 농구하셨는데 옛날엔 많이 맞았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도전을 못 했다. 중3 때 공부는 아닌 거 같았다. 공부를 하기 싫은 건 아니지만 안 하는 편이었고, 친구들이 PC방을 가도 저는 언제나 농구하러 갔다. 제가 열심히 하는 건 농구인 거 같아서 부모님께 농구를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늦은 걸 알아서 광신중에 가서 달리기와 드리블 등 여러 가지 테스트를 받았다. 그 뒤 하상윤 코치님께서 ‘너는 슛을 던지고 있으라’고 하신 뒤 부모님께는 ‘(농구선수로는) 안 될 거 같다’고 말씀을 드리고 계셨다. 그 때 저는 3점슛을 쏘고 있었는데 그 날 운이 따랐는지 1개, 2개, 3개가 계속 들어갔다. 하상윤 코치님께서 슛이 잘 들어가는 걸 보신 뒤 ‘슛 하나만 보고 3개월만 해보겠냐’고 제의하셔서 농구를 시작했다(웃음).

그 3개월이 또 다른 테스트 기간이었다.
운동을 같이 열심히 한 게 아니라 코트 사이드에서 운동도 구경했다. 그러면서 같이할 수 있는 건 같이 했다. 너무 재미있었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기본기 훈련을 할 때였을 텐데 어떤 게 재미있었나?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농구 선수로 하루 종일 농구만 할 수 있는 게 좋았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농구를 하면 혼나는데 농구 선수가 농구를 하는 게 당연해서 항상 농구를 할 수 있었다. 그걸(선수들이 훈련하는 걸) 보면서 ‘이런 드리블이 있구나’ 하면서 배우는 것도 좋았다.

광신중에서 연계학교인 광신방송예술고가 아닌 천안 쌍용고에 진학했다.

‘대학 가기는 힘들 거 같다. 어떻게 할래?’라며 물어보셨다. 양정고에 갔는데 양정고도 ‘많이 늦었다’고 하셨다. 양정고 코치님께서 집에 데려다 주시며 ‘지방에 가서 농구해볼 생각이 없나?’라고 물어보셔서 ‘지방에 가도 상관 없다’고 해서 쌍용고에 가서 테스트를 봤다. ‘1년 휴학을 조건으로 농구 해볼래’라고 제안하셔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1년 휴학 기간이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이었을 거다.
매일 새벽운동을 했다. 드리블과 민첩성 훈련을 많이 했다.

쌍용고에 들어갔으면 타지역 진학이라서 1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지 않나? 힘들었을 듯 하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대회를 많이 뛰었다. 항상 저에게 오기가 없다고 말씀하신다. 경기를 못 뛰어도 보면서 배우는 게 좋았다. ‘경기를 못 뛰어서 싫다가 아니라 못 뛰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졌고, 그 자체로 좋았다.

지금까지 이야기는 ‘좋아서 농구를 하고 있다’는 거다. 대학 진학 후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보통 선수들은 프로 진출을 목표로 하는데 솔직하게 프로에 못 갈 수 있다. 그래도 농구가 좋나?
그래도 좋다. 왜 좋냐하면 경기를 못 뛰어도 실력이 느는 게 재미있다. 경기를 못 뛰지만 운동을 하면서 단계별로 느는 게 보인다. 지금도 어떻게 보면 대회가 끝나고 느낀 게 달라졌다. 그 때부터 지금 제주도까지 운동을 하면서 몸이 달라지는 게 보여서 계속 하고 싶다.

미안한 질문이지만, 프로에 가지 못한다면 1년이라도 빨리 다른 진로를 찾는 게 낫지 않나?
감독님께도 지난 대회가 끝난 뒤 그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계속 농구를 하는 이유는?
그렇게 많이 생각하시는데 그 사이에 실력이 늘었다. 감독님께서 점프 3점슛이라는 걸 말씀하셨다. 1년 사이에 얼마나 늘지 아무도 모른다. 1%의 희망이 있다. 말도 안 된다고 하지만 할 수 있을 거다. 그만두지 않는 건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다른 사람들이 ‘농구 왜 그만뒀어’라고 물어볼 거다. 그 때 죽으라고 해서 그만 둔 게 아니라 1년 먼저 그만둬서 ‘내가 관뒀어’라고 말하기 싫다. 안 된다고 하는 그 때까지 농구를 하고 싶다. 그 때가 드래프트 참가다.

대학 1,2학년 때 거의 경기를 못 뛰다가 지난 대학농구리그 1차 대회에서 많은 시간 출전했다.

그 전에 경기를 뛸 때는 슛 하나도 못 던질 정도로 진짜 많이 떨렸다. 이번에 경기를 뛸 때는 처음으로 슛을 던졌다. 다른 사람들은 ‘3학년 말에 이 정도 실력 가지고 (프로 진출은) 안 된다’고 말씀하신다. 저는 반대로 ‘슛 한 번 못 던졌던 선수가 이번에 경기를 뛰면서 많이 성장했구나, 더 많은 걸 해보고 싶고,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느꼈다.

성균관대와 경기 2쿼터 때 대학 입학 후 첫 3점슛을 성공했다.
첫 슛이었는데 3점슛이 딱 들어갔다. 수비를 달고 뜬 건 아니고 노마크 상황이었다. 경기가 진행되어서 그 순간은 좋아할 게 아니었다. 당연히 넣어야 한다는 마인드였다.

건국대와 경기부터 출전 시간이 줄었다.
감독님께서 저에게 ‘이번에 기회를 많이 줬다. 네 생각에도 많이 뛰었다고 생각하지 않냐? 많은 기회를 줬는데 그 기회에 비해 기량이 많이 올라오지 않았다’고 하셨다. 제가 느낀 건 수비 문제가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2차 대회에서는 1경기만 뛰었다. 대회가 끝난 뒤 많이 출전했던 앞선 두 경기에서 잘 한 것과 잘 하지 못한 걸 생각했을 거다.
너무 농구를 이쁘게만 하려고 했다. 전투적으로 오기, 기회니까 그 기회를 잡기 위한 오기를 보여줬어야 하는데 저는 이쁘게 하는 농구만 보여주려고 했다.

김태진 감독과 김태현 코치가 가장 몸이 좋아지고,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가 오인준 선수라고 했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를 못 들어갔다. 5월 말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팔굽혀펴기 100개를 했다. (김태진) 감독님을 만나서 웨이트 트레이닝의 맛을 봐서 몸이 커졌다. 팔굽혀펴기 100개로 안 되겠다 싶어서 스쿼터 100개를 추가했다. 팔굽혀펴기도 150개 이상으로 점점 늘리고 있다. 복근도 100개 이상 추가했다. 그랬더니 진짜 몸이 좋아진 게 느껴진다. 문시윤 다음으로 벤치프레스 중량을 든다. 감독님께서 ‘하루 이틀 하는 게 아니라 쉬운 거라도 꾸준하게 하는 게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정말 하기 싫은 날도 매일 하고, 대회가 끝난 뒤에도 매일 새벽훈련을 했다.

오인준 선수의 장점과 단점은 뭔가?
슛과 끈기, 긍정적인 마인드는 장점이다(웃음). 단점은 순간적인 스피드가 떨어진다.

앞으로 1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하고 싶은 농구를 계속 할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된다. 드래프트에 참가하기 전까지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다.

전쟁이다. 죽기살기로 할 거다. ‘이렇게 해서 안 되면 다음에 잘 하면 되겠지’라고 여겼는데 감독님께 ‘다른 길을 가볼래’라는 말씀을 듣고 낭떠러지라는 걸 느꼈다. 이제는 더 뒤로 갈 수 없고, 앞으로 전진만 있으니까 죽기살기로 해볼 생각이다. ‘예쁘게’ 이런 거 없이, 죽으라고 한 번 해보자는 마음가짐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금이 저에겐 위기다.

#사진_ 명지대 제공, 점프볼 DB(한필상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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