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인물] 존재감 ‘핫’해지는 한양대 이근휘 “슈터 계보, 내가 이어가겠다”

민준구 기자 / 기사승인 : 2020-08-09 09: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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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신동파, 이충희, 문경은, 방성윤. 한국농구의 슈터 계보를 잇는 전설들이다. 최근에는 조성민과 문태종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그 뒤를 책임질 남자들이 좀처럼 안보였다. 그런 면에서 한양대 이근휘는 주목할 만한 필요가 있는 선수다. 몽골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며 한양대 에이스로 올라선 그는 지금 대학농구에서 가장 ‘핫’한 슈터다.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생존 위해 선택한 농구
한동안 이근휘는 ‘히시게 벌드수흐’라는 몽골 이름으로 더 익숙했다. 2009년, 자신을 돌봐주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어머니가 있는 한국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러나 농구 특기생 자격으로 입학할 수 있다는 조건하에 사화초로 진학했는데, 이것이 그의 농구 인생의 시작이었다.

몽골에서부터 길거리 농구를 즐겼던 이근휘는 큰 어려움 없이 농구부에 적응했다. 그러나 농구 외적인 부분에선 그리 수월하지 않았다. 아직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던 터라 의료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할 정도로 타인 취급을 받았던 것. 공식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근휘는 “한국 국적을 취득 전까지는 여러 부분에서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귀화에 대한 의지도 강했고, 농구선수로 성공해야 한다는 욕심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벌드수흐의 이름이 알려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팔룡중, 마산고 시절부터 일찌감치 좋은 슈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등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었기에 뛸 수 없었던 대회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무대에서 준수한 성적을 냈다. 비록 정상에 선 적은 없지만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높은 타점과 남다른 타이밍을 이용한 3점슛은 막을 방도가 없었다. “어릴 때부터 슛 감각은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함께 농구한 사촌형들도 무조건 슈터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자부심이 있었다. 한국에 온 뒤 슈팅 훈련은 게을리 하지 않았다. 중, 고등학교 시절은 물론이고, 지금도 야간 훈련 뒤에 항상 300개씩 성공시키는 훈련을 하고 있다. 내 유일한 무기인 만큼 남들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근휘의 슈팅에는 특별함이 있다. 그는 현재 대학 선수들 중 무빙슛을 가장 잘 던지는 선수다. “슈팅 능력이 좋은 선수들은 많을 것이다. 그런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별함이 필요했다. 나를 지도해주신 모든 선생님들께서 말씀해주신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움직이면서 던지는 슛을 정말 많이 연습했다. 이제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슛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한국농구의 슈터 계보를 이을 남자

국적 취득과 귀화 문제는 이근휘의 발목을 계속 붙잡았다. 2018년 2월, 한양대 농구부와 훈련을 시작했지만, 입학은 9월에 이뤄졌다. 서류 문제로 귀화 절차가 늦어진 탓에 아쉬운 시간을 보내고 만 것. 대학리그 출전 역시 미뤄지면서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신입생 시절을 보냈다. 마침내 국적을 취득한 그에게 2019 KUSF 대학농구 U-리그는 그동안의 한을 푸는 무대가 됐다. 16경기에 모두 출전, 평균 17.8득점 4.0리바운드 2.4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했다. 장기인 3점슛은 36.8%의 성공률로 무려 57개를 성공시켰다(건국대 이용우에 이어 전체 2위).

다만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 자격을 얻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다. 2018년 9월에 입학한 이근휘는 2019년 10월에 마무리된 대학리그에서 2학년 대우를 받게 됐다. 이에 따라 꿈에 그리던 신인상은 단국대 김태호에게 넘어갔고 이근휘는 쓰라린 속을 쉽게 달래지 못했다. “정말 아쉬웠다. 상을 받고 우승한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신인상에 대해서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시즌이 끝나기 전인 2주 전부터 조건이 안 된다는 말이 나오더라. 그전에는 분명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많이 씁쓸했다.”

비록 신인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근휘가 2019시즌에 보인 퍼포먼스는 대단했다. 프로 관계자들 역시 확실한 무기(슛)가 있는 그에게 시선을 두기 시작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이근휘 역시 프로조기진출 가능성을 어느 정도 드러낸 상황. 그는 “아직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프로 무대에 하루라도 빨리 가고 싶다. 농구선수로 성공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동안 고생하신 어머니에게도 효도하고 싶다. 어머니께 편안한 생활을 안겨드리고 싶다. 그래서 프로조기진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꿈 많은 20대 청년 이근휘의 인생 목표는 무엇일까. 프로 선수가 되는 것? 아니면 누군가에게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는 것? 그의 꿈은 바로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다. 이근휘는 “농구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이루고 싶었던 꿈은 바로 국가대표였다. 한국의 대표로서 내가 가진 것을 증명해보고 싶다. 한국농구의 슈터 계보에도 내 이름을 올리고 싶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머지않아 당당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이근휘 프로필_
1998년 6월 9일생, 가드, 189cm/87kg, 사화초-팔룡중-마산고-한양대

#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점프볼 / 민준구 기자 minjungu@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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