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또 빗나간 KCC 전창진 감독, 전술 준비는 완벽했다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1-01-09 09: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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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부산/이재범 기자] 전창진 감독의 경기 전 예상은 또 빗나갔다. 그럼에도 준비는 완벽했다. 승리 비결이다.

전주 KCC는 8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 원정 경기에서 90-82로 이겼다. 4라운드 첫 경기부터 승리하며 9연승의 상승세를 이어나간 KCC는 20승 8패로 단독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KCC 전창진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KT가 장신 라인업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신 라인업이 나올 때 제공권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고, 지역방어를 설 거 같아서 준비했다”며 “허훈을 막는 것보다 (허훈이) 공을 오래 들고 있게 하면서 나머지 선수를 막으려고 한다. 데이비스와 라건아가 로우 포스트에서 공격을 많이 하도록 준비했다. 공격을 잘 하는 KT이지만 실점도 많아서 수비만 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다”고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들려줬다.

전창진 감독은 지난 2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 전에도 상대 팀이 어떻게 경기를 준비했을지 예상한 바 있다. KT와 경기처럼 현대모비스도 지역방어를 오래 설 거라고 예상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날도 마찬가지다.

KT는 선발로 허훈, 김영환, 양홍석, 박준영, 브랜든 브라운을 기용했지만, 이 라인업을 고수한 시간이 길지 않았다. 지역방어도 오래 서지 않았다.

전창진 감독이 KT가 지역방어를 오래 설 거라고 예상한 이유 중 하나는 2라운드 맞대결에서 40분 내내 섰던 KT의 지역방어에 고전했기 때문이다. 전창진 감독은 “오늘(8일)은 KT가 지역방어를 많이 안 섰다”고 자신의 예상이 또 틀렸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선 준비한 그대로였다. 허훈에겐 24점(9어시스트)를 허용했다. 양팀 가운데 최다 득점이다. 다른 선수들, 특히 실점하면 안 되는 선수로 강조했던 김영환에게 5점만 내줬다.

외국선수 득점에서도 35-16으로 절대 우위였다. 타일러 데이비스와 라건아가 골밑에서 브랜든 브라운과 클리프 알렉산더를 압도했다. 특히, 데이비스가 4쿼터에 15점이나 집중시키며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전창진 감독은 “항상 1,3쿼터에는 데이비스, 2,4쿼터에는 라건아에게 맡겼다. 건아의 컨디션이 괜찮았는데 오늘(8일)은 데이비스에게 4쿼터를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다. KT와 경기는 데이비스를 4쿼터에 기용한다. 데이비스가 KT에 강한 모습이 있다”며 “라건아에게도, 데이비스에게도 로우 포스트 공격을 많이 주문한 건 상대 브라운의 골밑 수비가 약한 편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KT의 약점을 제대로 공략하는, 맞춤형 외국선수 기용이 승리로 이어졌다.

전창진 감독은 경기 전에 “쉽지 않은 승부는 어느 경기나 마찬가지지만, KT는 훌륭한 가드와 포워드의 신장이 있어서 쉽지 않다”며 “수비가 잘 되고, 수비 변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고 했다.

경기에서 지면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돌아간다. 전창진 감독이 언급한 “수비 변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는 말은 더더욱 진다면 패배의 책임이 감독에게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준비한 수비뿐 아니라 경기 흐름을 읽고 경기 상황에 맞는 전술까지 적절하게 구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KCC가 준비한 수비 전술 중 하나는 KT의 작전 시간 후 수비 변화였다. 대부분 KT가 작전시간을 부른 직후에는 지역방어로 바꿨다.

KCC는 전반 두 차례 작전시간 이후에는 지역방어로 수비를 바꿔 실점하지 않았다. 2쿼터 땐 24초 바이얼레이션을 끌어냈다. 4쿼터 초반 KT가 작전시간을 불렀을 땐 엔드라인부터 압박수비를 펼쳤고, 스틸까지 하며 수비를 성공할 뻔 했는데 파울이 불렸다. 결국에는 허훈의 실책을 끌어냈다.

4쿼터 중반과 막판에는 김종범에게 자유투와 3점슛을 내줬지만, KCC가 기세를 타고 있는 시점이었기에 승부에 지장이 없었다.

전창진 감독은 “사실 지역방어를 많이 안 선다. 그런데 KT가 지역방어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걸 봐서, 1쿼터부터 3쿼터까지 잠깐, 잠깐 (지역방어를) 서봤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그래서 오늘(8일) 길게 가져갔다”며 “로테이션이 잘 이뤄지면 큰 무기가 될 거라고 본다”고 이날 지역방어로 변화를 준 걸 만족했다.

이어 4쿼터 초반 작전시간 후 수비에 변화를 준 것에 대해선 “우리가 전면 강압 수비나 트랩 디펜스가 정돈되어 있지 않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서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창진 감독은 “공격을 잘 하는 KT이지만 실점도 많아서”라고 했다. 이날 82점이나 내줬지만, 90점이나 올렸다. KCC가 90점 이상 득점했을 때 7승 1패, 승률 87.5%다. 장기인 수비를 펼치면서도 KT의 수비 약점을 파고들어 승률 높은 경기를 펼쳤다고 볼 수 있다.

준비한 대로 경기를 술술 풀어나가며 9연승을 달린 KCC는 10일 인천 전자랜드와 맞대결에서 10연승에 도전한다.

#사진_ 윤민호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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