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전문가들이 냉정하게 바라본 한국가스공사의 전력은?

점프볼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9 09: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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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편집부]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10월 10일 안양 KGC와의 홈 개막전 승리(88-73)를 시작으로 구단 역사의 첫 발걸음에 나섰다. 간판은 바뀌었지만 전자랜드 시절의 끈끈함은 그대로 간직한 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보다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로 무장한 한국가스공사의 올 시즌 전력은 어떨까? 농구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농구전문가 참여
추일승, 추승균 스포티비 해설위원, 조상현 국가대표 감독, 조성민 점프볼 자문위원, 박세운 CBS노컷뉴스 기자, 박지혁 뉴시스 기자


1. 시즌 초반 가스공사의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박지혁_리그 원투를 다툰다고 평가받는 니콜슨의 득점력이 돋보였고, 두경민-김낙현으로 이어지는 폭발적인 앞선이 인상적이었다. 차바위가 공수 밸런스에서 중심을 잡는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전성기 시절 윤호영(DB), 양희종(KGC)의 느낌이랄까.

박세운_KT전(10월 14일)은 두경민이 결장한 경기여서 평가하긴 어렵지만, 일단 니콜슨이 너무 잘한다. 두경민-김낙현이 같이 뛴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3인방이 뛴 시간을 종합적으로 보면 가스공사의 화력은 매우 뛰어나다. 세부적으로 보면 유도훈 감독이 이끈 역대 팀 가운데 가장 스페이싱이 좋은 것 같다. 아직 시즌 초반이어서 샘플 사이즈가 적지만, 팀 역사상 가장 많은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두경민과 전현우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고, 이윤기를 가동하지 않은 것까지 감안하면 3점슛의 위력은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 가스공사의 공격력이 상위권을 다툴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는 또 있다. 전신 포함 이 팀의 역사를 보면, 페인트존 득점력 또는 페인트존에서의 야투 성공률이 상위권이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늘 중위권 또는 하위권이었는데, 올 시즌은 페인트존 득점이 전체 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음에도 중위권이다. 성공률은 상위권이다. 일단 니콜슨이 너무 잘한다. NBA도 그렇듯 스페이싱이 잘 이뤄지는 팀일수록 상대의 골밑은 헐거워지고, 페인트존에서의 득점 확률도 높아진다. 정상 전력이 가동되면, 가스공사의 화력은 더 강해질 것이다.

조성민_ 니콜슨이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득점을 해주니까 국내 선수들도 니콜슨을 신뢰하고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것 같다. 김낙현-두경민 조합도 단연 인상적이었다.

조상현_아직 시즌 초반이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순 없다.

추승균_니콜슨의 2대2 플레이다. 가스공사가 전신 전자랜드 시절까지 합쳐서 역대급 외국선수를 데려온 것 같다.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 내외곽 플레이가 다 되니까 국내선수들이 플레이하는 게 편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히 외곽의 선수들이 상당히 편하게 경기를 하더라. 니콜슨이 워낙 잘하니까 2대2 플레이를 할 때도 상대 수비가 니콜슨 쪽으로 가야 할지 김낙현, 두경민 쪽으로 가야 할지 헷갈려 한다. 니콜슨이 상대 수비를 흔드는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추일승_니콜슨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실속 있고,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효율성이 아주 좋은 선수다. 코트 어느 지역에서나 공격이 가능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2. 두경민 김낙현 백코트를 어떻게 봤는지?
추일승_이런 비유를 하면 안 되지만 LG는 아직 이관희, 이재도가 잘 융화되지 못한 모습이다. 반면, 가스공사는 두경민, 김낙현이 팀에 아주 잘 녹아들었다. 시즌 전 우려가 있었는데 그 우려를 불식시켰다.

조성민_둘의 역할 분담이 잘 된 것 같고, 두경민 합류로 가스공사의 팀 컬러가 더 빨라졌다. 김낙현은 경기운영 부담도 덜게 됐다. 둘이 1~2번을 오가면서 공격력이 배가된 느낌이다.

조상현_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 같긴 하지만, 두경민이 부상을 당해 조금 더 봐야 할 것 같다. KT전에서는 두경민이 없으니 김낙현도 조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경민-김낙현 조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역할 분담이 필요해 보인다. 둘이 볼만 가지고 하는 모습이 연출된다면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박지혁_아직 경기 수가 많지 않고 두경민은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를 내리는 게 어렵다. 단,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40분 내내 가스공사 앞선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를 풀어야 한다. 가스공사는 5명 전부 3점슛 능력을 보유해 공격력이 강한 두경민-김낙현이 선택할 옵션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박세운_아직 정상 가동된 건 아니지만, 공격력은 10개 팀 중 베스트 백코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둘 다 2대2 능력이 있다. 중요한 건 공존인데, 현재까진 서로에게 스페이싱이라는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1대1 능력도 좋지만, 스크린을 활용한 공격도 가능해서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 같다. 아직 이르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역할이 겹치진 않을 것 같다. 제임스 하든-크리스 폴이 뭉쳤을 때 “이들이 가능하겠냐”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휴스턴 로케츠 단장은 “둘 다 농구를 대단히 잘하기 때문에 상관없다”라고 했다.

추승균_지금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 가스공사는 매 시즌 막판 김낙현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했다. 그러나 두경민이 오면서 둘을 같이 기용할 수 있고, 2, 3쿼터에 1명씩 쓰면서 체력 안배를 해줄 수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두경민을 데려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대헌이 골밑에 있고, 신인 신승민도 잘해주고 있어 앞선에서 더 수월하게 풀어줄 수 있다.


3. 니콜슨은 용병중 최고수준이라고 생각하는지. 니콜슨의 수비 약점을 가스공사가 잘 대비했다고 보는지?
박세운_역대 최고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보여준 득점력은 올 시즌 10개팀 외국선수 중 넘버원이다. 오마리 스펠맨(KGC)도 어마어마하지만 3점슛에 특화된 느낌이다. 니콜슨은 토털패키지에 가깝다. 두경민-김낙현과의 시너지 효과도 나온다. 전신 포함 가스공사 역대 최고의 외국선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수비의 마침표는 리바운드인데 니콜슨은 3경기에서 평균 26분 동안 5.7리바운드에 그쳤다. 움직임을 봤을 때 나오는 수비 약점, 예를 들어 스위치 시 움직임과 적극성 등을 봤을 때도 A급이라고 보기 어렵다. 당장은 수비 리바운드만 해줘도 팀 수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수비가 약점인 선수가 살아남기 위해선 옆에서 지켜주는 머슬맨이 있어야 한다. 이대헌이 그 역할을 하기엔 조금 아쉽다. 이대헌은 공격에 특화된 선수여서 정효근이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다. 가스공사가 계속해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추승균_당연히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니콜슨이 외국선수상을 받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외국선수의 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게 득점, 리바운드인데 상당히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야투 성공률 또한 좋아서 기대가 많이 된다. 니콜슨 덕분에 가스공사가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컵대회 때는 수비에서 약한 모습이 나왔다. 2대2 플레이나 외곽 수비가 잘 안 되더라. 그래서 가스공사가 외곽 선수들을 돌려가면서 수비를 하는 게 보인다. 아무래도 컵대회가 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추일승_새로 선보인 외국선수 중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몇 경기 안 했지만 가장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수비적인 약점은 아직 몇 경기 치르지 않아서 데이터가 적다. 어떤 선수든 새로운 리그에 가서 시간이 지나면 본래의 모습이 나온다. 과거 니콜슨을 지도했던 코치들에게 들어보니 코트에서 집중을 못한다고 하더라. 아직까진 경기에 집중을 잘하고, 팀에도 잘 융화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박지혁_정상급인건 맞지만 최고라고 단장 짓기는 아직 이르다. 1라운드는 끝나봐야 할 것 같다. 1라운드에 탐색전을 치른 팀들이 대응안을 들고 나올 텐데, 이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이냐가 중요하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득점 스킬을 가진 건 맞다.

조성민_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공격적인 측면만 놓고 봤을 때 기술자인 것은 분명하다. 득점이 필요할 때 항상 해결해주는 모습을 보니 올 시즌 활약이 상당히 기대된다. 수비가 약점이라고 지적받고 있는데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극적이지 않을 뿐이라 생각한다. 다만 KT전에서는 수비적인 약점이 드러났다. 2대2 수비를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

조상현_공격력은 분명 좋은데 수비할 때는 블록 타이밍을 잡지 못한다. 전반적으로 수비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물론 한국농구를 처음 접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유도훈 감독이 어떤 수비를 원하는지 파악하고 적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4. 전자랜드는 초반 강하다가 갈수록 약해졌는데 지금의 가스공사는 어떨까?
조성민_쉽게 무너질 조합은 아닌 것 같다. 기존 멤버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고, 좋은 외국선수가 들어와서 큰 걱정이 되지 않는다. 다만 부상이라는 변수는 있다.

조상현_부상이 관건이다. KT전 같은 경우에도 주축인 두경민이 빠지니까 초반부터 무너지는 경향을 보였다. 정효근도 시즌아웃된 상태다. 두경민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불안 요소도 있다.

추일승_정효근이 부상으로 빠져서 국내 빅맨진이 얼마나 버텨줄지가 관건이다. 확실한 주전 빅맨이 이대헌 밖에 없어서 우려가 되긴 한다. 만약 부상선수가 또 나온다면 어떻게 시즌을 치러갈지가 중요하다. 전자랜드 시절부터 계속 반복됐던 모습이라 불안감이 있긴 하다.

박지혁_전자랜드 시절의 오프시즌 강도가 이어졌다면 3, 4라운드 이후에 퍼질 가능성이 보인다. 팀 컬러보단 코칭스태프의 운영 스타일에서 매번 반복됐던 문제점이다. 정효근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가용인원이 적지 않아 한편으로 ‘이번에는 다르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다.

박세운_유도훈 감독 농구의 전통이었기 때문에 우려할 만하다. 게다가 지금은 새로운 연고지로 가서 새 에너지를 받으며 힘을 내고 있는 측면도 있다. 초반 상승세가 눈에 띄고 구단에서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전자랜드의 전통이었으니 우려는 된다. 일단 화력이 좋기 때문에 선수들의 건강 관리를 잘하면서 시즌을 치르는 게 중요하다. 지난 시즌만큼은 아니지만 선수단 관리, 휴식, 매니지먼트가 특히 중요한 팀이다.

추승균_이번 시즌은 다를 것 같다. 아니, 달라져야 한다. 언제까지 ‘감동랜드’ 해야 되나. 이제 랜드가 아니니까 우승권에 가야 한다. 우승권에 안 가면 안 되는 팀이다. 우승하려고 두경민을 데려온 게 아닌가. 니콜슨의 역할도 크다. 플레이에 여유가 있고, 체력 안배도 잘하는 선수인 것 같다. 그래서 현재 페이스가 1라운드 이후에도 유지될 것 같은 느낌이다.


5. 플레이오프에 갈수 있을지,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는지
추일승_플레이오프는 당연히 갈 것 같다. 연고지를 이전해서 그런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잘 된 것 같다. 관중들이 들어온다면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한 만큼 새로운 연고지에서 잘했으면 좋겠다. 플레이오프는 무조건 갈 것 같은데 정효근 공백이 있어서 그 이상까지 갈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조성민_초반 느낌을 봤을 때 4강은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승균_플레이오프 이상이다. 약점을 보완했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야 한다. 정효근이 부상 당했지만 신승민이 열심히 하고, 투지가 있다. 유도훈 감독과 스타일이 잘 맞는 것 같다. 앞선도 괜찮아서 4강 이상은 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조상현_선수들 몸 상태만 건강하면 6강은 무난히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 단 4번 자리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4강 이상의 성적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박지혁_플레이오프는 진출할 것이다. 그러나 단기전에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박세운_이 정도 전력, 화력이라면 플레이오프는 무조건 간다. 정상 가동되면 이를 감당할만한 수비를 지닌 팀이 많지 않다. 그런데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 챔피언결정전은 아직 모르겠다. 수비가 확실히 뒷받침되는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수 있고, 전자랜드 시절에도 끈적끈적한 수비력을 갖고 있긴 했다. 하지만 니콜슨의 수비에서 비롯된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 4강은 도전할만한 전력, 챔피언결정전을 논하는 건 아직 이르다. 이제 1라운드를 치렀을 뿐이다.

# 사진_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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