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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터뷰] ‘WNBA 도전’ 박지수가 말하는 현지 적응기
이호민 (subradio@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8-07-08 10:10

[점프볼=라스베이거스/이호민 통신원] ‘보물이’ 박지수는 2016년 WKBL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청주 KB 스타즈에 지명된 후 지난 2017-2018시즌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2018년 W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순위로 미네소타 링크스(Minnesota Lynx)에 지명된 것이다. 지명된 직후 곧바로 라스베가스 에이시즈(Las Vegas Aces)로 트레이드 된 박지수는 본인의 도전정신과 소속팀 KB스타즈의 통 큰 결단 덕분에 곧바로 에이시즈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한 박지수는 만으로 열아홉, 어린나이에 성공적인 루키시즌을 보내고 있다. WNBA 현역선수 중에서는 가장 어린 선수. 현지 중계진도 박지수가 등장할 때마다 ‘리그에서 가장 어린 선수’라는 수식어를 빼놓지 않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박지수의 WNBA 적응기를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들어볼 수 있었다.

 

Q. 먼저 미국 현지 적응에 관해서 질문할게요. 여러 가지 적응해야 될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원정을 떠나는 스케줄에 따른) 이동 시간이 한국보다 훨씬 긴 부분도 있을 것이고, 문화적인 차이도 있을 테고, 경기하는 스타일 자체도 한국과는 많이 다를 텐데 어떤 점이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나요?

 

딱히 (선수들과 어울리는데) 힘든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에이시즈 선수들이 많이 챙겨주고, 여가 시간에 같이 데리고 나가고 있어요. (실제로 팀 동료들은 박지수의 핑크빛 네일아트를 가리키며 ‘우리와 같이 하러 갔다’고 귀띔해주었다) 제가 말이 안통하다 보니까 거의 여기 와서 처음 영어를 제대로 시작하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학교생활을 할 때는 경기가 있으니까 영어 공부를 집중해서 못했고, 프로에서도 시즌이 길고 6개월 가까이 치르다 보니까 시간이 많지는 않았는데 조금이나마 배웠던 게 그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그래도 수비할 때 콜링도 적극적으로 잘하고 의사소통이 잘 되는 것 같던데요? (3대3 연습을 할 때, 픽이 들어가는 시점과 위치에 대해서 팀 동료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농구용어는 10년 동안 뛰면서 매일 들었던 용어여서 잘 알아듣는데, 밖에서 친구들과 만난다거나, 동료들과 밥을 먹거나 일상생활을 할 때는 어려운 것 같아요. 단어도 많이 외워야 되고….

 

Q. 아무래도 혼자라서 그런 부분들이 많이 힘들 것 같네요. 라스베이거스 도시 자체는 적응하기 어떠세요?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제가 밖에 잘 안 나가요(웃음). 피곤한 것도 있지만 혼자서 딱히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 쇼핑 정도는 혼자 갈 수 있긴 하겠지만 박물관을 간다거나, 쇼를 보는 것도 그렇고, 문화생활을 혼자하기에는 조금 그렇더라고요. 그래도 어머니와 같이 있는 동안에는 그나마 조금 보러 갔는데…. 그러다보니까 하루 일과가 아침에 일어나서, 오전에 연습하러 체육관에 갔다가, 집에 와서 점심 식사를 혼자 해먹고, 호텔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다음에 밥을 또 먹으며 하루가 가네요(웃음). 맨날 똑같은 생활이 반복돼요. 사실 혼자 생활하는 것 말고는 한국이랑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아요.

 

Q. 그래도 아무래도 친구도 아직 많이 사귈 시간이 없다보니까 이야기할 상대가 없겠네요.

 

맞아요. 안 그래도 어제 (안덕수 감독님과) 통화를 했어요. 어제는 4분밖에 못 뛰어서 속상했는데 감독님께 티는 안냈어요. 한국이랑 시차가 다르다보니까 부모님과 통화를 하는 것도 쉽진 않고, 친구들은 더욱이 한국에서 운동을 하다보니까 스케줄이 있어서 함부로 연락을 못하겠더라고요. 언니들한테도 안부 인사를 해야 되는데 혹시라도 쉬는 시간이거나 주무시고 계시면 어떡하나 걱정도 돼서 자주 연락 못 드리고요. (박지수는 만감이 교차했는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Q. 팀에서 제일 친한 친구는 누구인가요?

 

캐롤린 (스워즈) 언니요. 제일 맏언니 중 한명이기도 하니까 잘 챙겨주는 것 같아요. 플럼 선수도 잘 챙겨주고요.  

 

 

박지수는 7월 1일 LA 스파크스(Los Angeles Sparks)와의 원정 경기에서 20분을 뛰면서 6득점 6리바운드로 준수한 활약을 보인 반면, 이어진 7월 5일 시카고 스카이(Chicago Sky)와의 홈경기에서는 4분밖에 뛰지 못했다. 이처럼 들쭉날쭉한 출전시간이 신경 쓰이고, 현지적응을 하느라 마음고생을 적잖이 하는 눈치였다. 팀에서도 가장 막내이고 아직 십대의 나이에 세계 최고의 여자프로농구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이 대견해보이기도 했다.

 

Q. WNBA 연고지가 미국 전국각지에 있는데 이동하는 것은 어떠세요?

 

원정을 8일 정도 갔다 온 적이 있어요. 여러 도시를 돌고 마지막에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오는데, 와…. 진짜 힘들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아무리 멀어도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이거든요. 여기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있잖아요. 공항에 가서 수속하고 기다리는 과정이 (계속 반복하니까) 너무 지치는 거예요. 비행하는 날은 훈련을 안 하는데, 그래도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비행시간도 길고, (기다리거나 비행을 하는) 그 시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운동을 더 할 수 있는데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요. 원정이 많이 힘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되고 사먹어야 되니까. 그래서 큰일이에요(웃음).

 

Q. 얼마 전에 LA와 경기를 가졌더고요. 어릴 적 우상이라던 캔다스 파커(Candace Parker)와 실제로 경기를 뛰어 보니까 어떻던가요?

 

정말 잘하더라고요. 노련했어요. 설렁설렁하는 것 같은데 할 건 다하고….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웃음). (박지수는 파커가 농구실력뿐 아니라 얼굴도 조막만하다면서 정말 예쁘다고 추켜세웠다).

 

Q. 수 버드(Sue Bird), 스카일러 디긴스 스미스(Skylar Diggins Smith), 엘레나 델레 돈(Elena Delle Donne) 등 많은 스타 선수와 겨루어봤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누가 있나요?

 

일단 미국국가대표 선수는 다 아우라가 있는 것 같아요. 대표선수들 뿐만 아니라 WKBL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도 (장단점과 스타일을) 아는데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도 오히려 더 잘하는 거예요. 근데 생각해보니까 한국은 제 홈그라운드이고, 미국 선수들은 여기가 자기들 홈이잖아요. 여기가 더 편한 거죠. 시스템도 본인들한테 더 익숙하고. 한국에서는 외국선수들이 국내 시스템에 맞추어야 되니까 제 기량을 다 발휘 못하는 것 같은데 여기서는 자유롭게 하다보니까 자기들이 잘하는 것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요.

 

Q. 직접 부딪혀 보니까 힘도 다르고 페이스도 다를 텐데 경기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다르던가요?

 

한국에서도 힘이 부족하다고 매번 인터뷰 때마다 말했던 것 같아요. 사실, 국제대회 나갔을 때에는 한국에서 뛸 때보다 편한 부분이 있었어요. 한국에서는 트랩수비, 더블팀이 많은 반면 국제대회에서는 대부분 맨투맨으로 많이 하니까, 너무 편하고 상대방 선수 힘도 언니들보다 더 약한 것 같은 거에요. 그런데 WNBA에 와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오히려 여기(미국)에 오니까 힘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몸싸움도 굉장히 잘하고요. 저도 더 노력해야할 것 같아요.

 

 

긴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박지수가 정말 열심히 연구하고 있고 소속팀 동료들과 상대방의 장점들을 흡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떻게 하면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또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있었던 것이다. 잠시 시행착오를 겪고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에는 극복해내고 훌륭한 WKBL과 WNBA 커리어를 쌓아나갈 것이라는 기대도 가졌다. 어느덧 루키 시즌도 절반을 넘겼다. 외롭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도전을 이어가는 박지수가 건강히 시즌을 마칠 수 있길 기대해본다.

 

 

# 사진_이호민 통신원, KRIS LUMAGUE/LAS VEGAS ACE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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