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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구의 정점! 가드가 말하는 속공 ②
편집부(subradio@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8-06-03 02:31

 

[점프볼=편집부]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인삼공사, 서울 SK는 최근 3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들이다. 이 세 팀은 정규경기 속공 1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빠른 농구는 정상에 오르기 위한 시대의 흐름이다. 3점슛과 더불어 농구의 꽃이라 불리는 속공을 잘 하는 팀이 강팀으로 대접받는다. 떨어지는 농구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속공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가드들의 입을 빌려 속공을 더 잘 하기 위한 방법을 살펴보자.

 

 

 

속공 1위일 때 정상에 선 SK

 

SK는 정규경기 2위를 차지한 뒤 돌풍의 주역 DB를 꺾고 18년 만에 챔피언에 등극했다. 문경은 감독은 챔피언결정 1차전을 앞두고 “우리 스피드는 살리고, DB 스피드는 늦춰야 한다”고 시리즈 흐름이 속공에서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SK는 챔피언결정전 6경기에서 총 속공 49개, 평균 8.16개를 기록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속공 총 개수에선 2001-2002시즌 대구 동양의 50개(평균 7.14개, 7G), 평균에선 2000-2001시즌 삼성의 8.60개(총 43개, 5G)에 이어 모두 2위. 문경은 감독은 장점인 속공을 살려 지금까지 보기 힘든 기록까지 세우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SK가 이번 시즌 정규경기에서 기록한 평균 6.72개 속공은 팀 정규경기 통산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SK의 기존 1위 기록은 2003-2004시즌 5.94개. 당시 속공이 많이 나오던 시즌이라 속공 순위는 9위였다. SK는 2012-2013시즌에도 4.11개로 속공 1위를 기록하며 정규경기에서 우승한 바 있다. SK는 문경은 감독 부임 후 속공 1위에 올랐을 때 정규경기와 플레이오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셈이다.

 

문경은 감독은 속공을 잘 하기 위한 방법을 묻자 “속공 마무리 능력을 갖춘 선수와 스피드를 갖추고 습관적으로 치고 나가는 게 몸에 베어 연결할 수 있는 선수가 한 명 있어야 한다. 연결과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속공을 위해 어떤 훈련을 하는지 궁금했다. 문경은 감독은 “아웃 넘버 훈련을 그냥 하지 않는다. 3대2 속공을 한다면 하프라인에서 수비 한 명이 기다렸다가 수비에 가세한다. 그래서 그 수비가 들어오기 전에 빨리 속공 처리하는 연습을 한다”고 설명했다.

 

SK가 속공을 많이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은 김선형이다. 문경은 감독은 “속공을 좋아하는 김선형이 있어서 팀 컬러로 간다”고 했다. 여기에 애런 헤인즈, 테리코 화이트, 최준용, 안영준 등 함께 달려줄 수 있는 포워드 자원이 풍부하다. 발목 부상을 당한 뒤 밖에서 SK 경기를 지켜본 김선형은 “우리는 헤인즈와 최준용까지 볼을 가지고 치고 나갈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며 “헤인즈가 있을 때 자기가 치고 나가서 (패스를) 주기도, (슛을) 쏘기도 했기에 속공이 많이 나왔다”고 속공이 많았던 이유를 전했다. 챔피언결정전 흐름을 바꾼 드롭존도 DB의 공격을 세트 오펜스로 유도하는 한편 포워드를 활용한 속공을 나가기 위한 준비 단계였다.

 

문경은 감독은 이런 속공이 가능하도록 만드는데 애를 먹었다. 속공의 완성은 트레일러 역할을 해주는 빅맨까지 달려줘야 한다. 김민수와 최부경에게 그 역할을 맡긴 것. 문경은 감독은 “김민수와 최부경에게 그랬다. ‘내가 선수 시절 세트오펜스에서 나에게 3점슛 기회 만들어주는 패스는 없었다. 속공 때 뛰어서 아웃넘버의 기회를 많이 살렸다. 빅맨도 마찬가지다. 너희들이 포스트업을 하면 2~3명 수비가 붙는데 득점하기 쉽나? 트레일러 역할을 해서 레이업이나 리바운드를 잡아서 그걸로 득점하라.’ 선형이가 또 달리는 이들에게 패스를 줘서 받아먹는 득점이 되니까 뛴다. 이렇게 만드는데 5~6년 걸렸다”고 했다.

 

가드들이 말하는 속공

 

주희정은 엄청난 노력과 스피드로 먹고 살았던 선수 중 한 명이다. 주희정에게 속공을 잘 하기 위해서 가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자 “패스 능력과 체력이 좋아야 하고, 수비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며 “리바운드를 잡거나 첫 패스를 받은 뒤 수비의 시선을 파악해서 자기를 안 볼 때 패스를 뿌려주면 속공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재도는 한양대 시절 육상농구의 선봉에 섰다. 이재도는 “첫 번째는 스피드다. 또 한 명 정도 제칠 수 있는 개인기를 가져야 한다”고 속공에 필요한 가드의 자질을 언급한 뒤 “대학 때 육상 농구로 센터 없이 최원혁, 한상혁, 정효근 등 그런 친구들과 농구를 하며 많이 배웠다. 일단 밀어붙이고 보자는 훈련도 많이 하고, (감독, 코치께서) 그런 생각도 많이 심어주셨다”고 했다.

 

김선형 역시 “프런트코트 자유투 라인에서 백코트 자유투 라인까지 넘어가는 속도가 속공의 관건이다. 제가 치고 나가는 속도가 빨라서 우리가 속공을 많이 할 수 있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며 “동료들이 제 스피드처럼 같이 달려주면 속공이 계속 나온다. 우리 팀 동료들이 제가 (부상에서) 돌아와서 더 빨라진 걸 느낀다. 그래서 달려주면 패스를 주고 자연스럽게 속공이 더 잘 나온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대학농구 경기 흐름은 프로농구보다 훨씬 빠르다. 이재도는 대학농구와 프로농구의 속공에 대해서 “농구는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지켜보는 관중이 많고, 어린 입장에서 뛰어서 그런지 형들 앞에서 공격을 이끌고 해야 한다는 심적인 부담감이 있었다. 대학 때는 그런 생각이 없었다”며 “프로는 확률을 더 높게 해야 한다. 속공을 실패하면 상대팀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바로 역습 당한다”고 비교했다.

 

김선형은 “대학에선 외국선수들이 없으니까 블록에 대한 의식을 많이 하지 않았다. 보통 세우지 않고 돌파를 해버린다. 대학 때는 나를 블록을 할 선수가 없었기에 주구장창 레이업을 했다”고 자신의 대학시절을 떠올렸다.

 

 

 

속공을 잘 하려면?

 

주희정은 “가드의 리바운드 참여도가 높으면 속공이 많이 나온다. 나도 오래 뛰어서 리바운드(정규경기 통산 3,439개 6위)가 많지만, 경기마다 리바운드에 많이 참여했다”며 “원맨 속공, 특히 가드가 스피드를 붙이면 돌파하기 쉽다. 가드가 치고 나가는 속공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직접 리바운드를 잡아 치고 나가는 게 최고의 속공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외국선수나 빅맨이 리바운드를 잡을 때 그 위치 파악을 빨리 해야 한다. 빅맨이 리바운드를 잡으면 어라운드로 가서 볼을 잡고치고 나가면 속공이 된다”며 “요즘 가드들은 그게 귀찮아서 센터에게 넘겨 달라고 한다. 그럼 스틸 당할 위험이 있다. 또 첫 번째 드리블을 칠 때 속공을 나갈 것인지 빨리 판단을 해야 하다”고 덧붙였다.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의 단점으로 속공시 가드들이 갖춰야 할 자질을 설명했다. 문경은 감독은 “선형이가 처음엔 스피드가 붙으면 멈추는 게 없었다. 김승현 해설위원 같은 경우 막 뛰어오다 3점 라인에서 스피드를 죽인다. 뒤따라오는 선수를 지켜보며 더 스피드를 붙이거나 아니면 공간을 만들어서 빅맨에게 패스를 만들어준다. 선형이가 아직 그게 부족하다”며 “선형이가 요즘 치고 나와서 다시 들어가는 건 하려고 한다. 그럼 수비자 입장에선 엄청 힘들다. 이상민 감독도 현역 시절 치고 들어가다가 3점슛 라인으로 빠져서 넓게 본다. 동료가 안 오면 자기가 치고 들어가고, 센터들이 들어오면 그 쪽에 패스를 주려고 한다. 그럼 수비가 안으로 좁힌다. 그 때 조성원 감독, 추승균 감독에게 딱딱 패스를 줬다”고 추억의 선수들을 불러냈다.

 

전자랜드 김태진 코치는 “속공을 잘 하려면 가드가 영리해야 한다. 바둑 둘 때 3~4수 미리 내다볼 수 있는 것처럼 똑똑한 게 아니라 영리해야 한다”며 “또 동료들 습관 파악도 필수”라고 했다. 이를 증명하듯 박찬희는 “정영삼 형 같은 경우 속공일 때 달려와서 멈추며 쏘는 슛이 좋다는 걸 많이 생각 한다. 정병국 형이 좋아하는 스텝에 맞춰서, 왼쪽에서 돌아 들어가면 오른발, 오른쪽에서 돌아 들어가면 왼발에 맞춰 딱 좋은 세기로 살짝 튕겨주며 패스를 하면 슛이 다 들어간다”고 말한 바 있다.

 

김태진 코치는 더불어 “가드와 감독이 잘 맞아야 한다. 감독이 그걸 좋아하지 않으면 속공 능력도 쇠퇴한다. 김승현이 속공을 많이 했지만, 실책도 많았다. 김진 감독이 그걸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경은 감독은 “우리도 아직 속공이 불안해서 속이 끓는다. 속공에서 드리블 실수를 하면 속은 끓어도 박수를 쳐준다. 그래야 선수들이 계속 속공을 나갈 수 있다”고 김태진 코치의 의견에 동의했다. 

 

시원시원하게 마무리 되는 속공은 이처럼 단순히 빠르게만 달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NBA는 속공+3점슛 전성시대다. 단순히 개인기가 좋다고, 영리한 선수가 많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수비와 리바운드부터 시작해 동료들의 습성까지, 일목요연하게 맞춰져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플레이다. 따라서 속공으로 쉬운 득점을 많이 올리는 팀은 그만큼 강팀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이청하 기자)
#본 글은  「바스켓코리아」 이재범 기자의 기고로 점프볼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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