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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③_3x3아시아컵] 최소한의 지원은 하고, 투지를 바랍시다
김지용(mcdash@nate.com)
기사작성일 : 2018-05-08 10:35

[점프볼=김지용 기자] 기적 같은 8강 진출로 한국 3x3의 이름을 아시아 무대에 알린 FIBA 3x3 아시아컵 2018이 5일간의 열전을 성공리에 마쳤다.


26일 중국으로 출국해 5일간 8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마친 대표팀은 우승을 차지한 호주에게 8강에서 패했지만 아시아컵 첫 출전에 8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뤄냈다. 바누아투, 스리랑카, 태국,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중국, 이란, 호주 등 아시아 강호들과 연전을 펼친 대표팀은 FIBA 3x3 아시아컵 2018에서 8위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족한 지원과 통역이 없어 감독이 직접 대회 관계자들과 어렵사리 의사소통을 이어갈 정도로 상황은 열악했지만 김민섭, 박민수, 방덕원, 임채훈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끈끈한 유대감 속에 한국 3x3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더 이상 열악한 지원을 당연시 하지 맙시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선전을 펼친 끝에 8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룬 FIBA 3x3 아시아컵 2018 대표팀은 준비 단계부터 지원이 열악했다. 감독 선임은 진천선수촌 입촌 하루 전 결정됐고, 입촌 후에도 연습할 상대가 없어 4명의 선수가 체력 훈련과 패턴 훈련을 반복 해야만 했다. 그나마 주말을 이용해 2018 KBA 3x3 코리아투어에 참가 중인 대쉬 팀이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6번의 연습 경기를 치른 것이 다행이었다. 


지난해 FIBA 3x3 월드컵에 나섰던 성인 대표팀과 U18 대표팀에 비하면 괄목상대 할 만 한 지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2017년 대표팀의 경우 진천선수촌 입촌은커녕 동네 체육관에서 자체 연습만 몇 차례 하고 월드컵에 나섰다. 그나마도 성인 대표팀은 선수가 운영 중인 유소년 농구교실 체육관에서 훈련했고, U18 대표팀은 동행했던 단장이 체육관을 섭외해 연습이라도 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하면 1주일간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할 수 있었던 이번 아시아컵 대표팀의 처우를 양반이라고 한다면 양반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명색이 국가대표라면 더 이상 이런 대우는 안 된다. 2017년까지만 해도 3x3에 대한 인식 부족과 준비 부족이라는 핑계가 있었지만 2017년 11월부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코리아투어를 운영하고 있는 협회 아니던가. 


FIBA 3x3 아시아컵 2018에 나선 4명의 선수들은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대회에 나설 4명의 선수로는 효율적인 연습이 부족하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3x3 시합을 위해선 최소한 6명의 선수가 필요한데 4명의 선수만 입촌한 대표팀은 많은 시간 자체 훈련만 할 뿐 실질적인 경기는 펼치지 못했다.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맞춰볼 수 있는 3x3 특성상 2명의 예비선수가 함께 입촌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만에 하나 훈련 기간 중 4명의 선수 중 1, 2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대표팀을 이탈했다면 어떤 대비를 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물론, 예비선수를 뽑는다고 해도 문제는 있다. 예비로 뽑힌 선수들의 처우는 어떻게 해줄 것이냐는 물음이 생긴다. 그런데 이 문제는 협회의 의지에 달렸다.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토론해서 방법을 찾고자 만들어진 것이 대한민국농구협회 3x3 위원회다. 뭐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x3 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고민과 토론을 펼친다면 보다 발전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에서 샌 바가지는 밖에서도 샜다. 준비 단계서부터 아쉬움이 남았던 아시아컵 대비는 중국 현지에서도 문제를 야기 시켰다. 지난해와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다른 나라처럼 트레이너, 통역, 비디오 분석관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많이도 필요 없다. 정 없으면 선수들 부상을 돌봐줄 수 있는 트레이너 1명만 있어도 된다. 그 트레이너가 영어에 능통하다면 금상첨화다. 영어가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트레이너는 있어야 한다. 트레이너가 없어 부상당한 선수가 호텔 식당 주방에서 얼음을 구하러 다니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3x3는 워낙 격렬하기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마다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들이 이어진다. 물론, 주최 측이 준비한 의료 데스크가 있긴 하다. 하지만 그들은 파스를 뿌려주는 것이 고작이다. 붓기를 가라앉혀줄 아이싱도 준비가 안 돼 있다.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발날 부상을 당한 박민수는 그 날 저녁 호텔로 돌아와 호텔 주방을 기웃거리며 영어도 통하지 않는 현지 직원들에게 치료를 위한 얼음을 구하러 다니는 서글픈 모습을 보였다. 경기 시작 전부터 자국 선수들에게 테이핑을 해주고, 경기가 끝나면 후속 치료를 해주던 다른 나라 상황이 머릿속을 스치며 헛웃음이 났다. 우리보다 농구를 못한다고 무시하던 태국도 자국 트레이너를 동반해 경기가 끝날 때 마다 자국 선수들을 케어했다.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3x3를 대하는 인식의 차이였다. 3x3 대표팀은 5대5 대표팀처럼 많은 인원을 동반하지 않는다. 선수단 4명과 감독 1명이 전부다. 당연히 체재비 또한 부담이 덜하다. 통역은 차치하고라도 선수단 치료를 위한 트레이너의 수반은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중국 청두에서 열렸던 FIBA 3x3 U18 월드컵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트레이너가 없어 부상당한 선수가 다른 나라 트레이너에게 치료를 부탁한 바 있다. 고맙게도 부상당한 한국 선수를 가엽게 여긴 다른 나라 트레이너는 흔쾌히 한국 선수를 치료해줬다. 당시에도 현장에 있었던 기자로선 1년 만에 반복된 똑같은 상황에 다시 한 번 안쓰러움과 답답함을 느껴야 했다.


통역도 문제였다. 다행히도 지난해와 올해 모두 영어가 가능한 관계자들이 있었다. 지난해 월드컵 성인 대표팀은 이승준, U18 대표팀은 동행한 단장이 영어가 가능했다. 이번 아시아컵 대표팀에선 아시아컵 참관을 위해 동행했던 협회 마케팅 협력사 직원이 영어가 가능해 어느 순간부터 대표팀 매니저 일을 보는듯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그 직원은 분명 협회 직원이 아니었고, 본인 회사 돈으로 아시아컵 참관을 위해 출장을 온 협력사 직원이었다. 만에 하나 애국심이 발동된 그 직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표팀은 5일 내내 큰 곤란을 겪을 뻔 했다.

 

특히,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연승을 거두며 인기팀이 된 한국 대표팀에게 FIBA 뿐 만 아니라 중국 현지 취재진들의 인터뷰 요청이 이어졌다. 협회 마케팅 협력사 직원의 통역이 없었다면 한국 대표팀은 인터뷰 요청에도 통역이 없어 인터뷰를 할 수 없는 처지에 처했을지도 모른다.


한국 3x3가 발전하기 위해선 3x3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한국에서 3x3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바뀌지 않은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컵에서 확인된 다른 나라들은 달랐다.

 

 

 

라이벌 일본은 감독, 트레이너 뿐 만 아니라 비디오 분석관까지 대동했다. 남, 녀 대표팀이 동반 출전한 일본 대표팀은 경기가 끝나면 호텔에서 자신들이 찍은 영상을 통해 전력분석을 하는 부러운 모습을 보였다. 우리와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메인 드로우 진출을 두고 접전을 펼쳤던 우즈베키스탄 코치는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현장에서 경기 영상 촬영 중이던 점프볼 영상 팀에게 찾아와 “한국의 경기 영상을 보고 싶다. 우리에게 영상 공유 좀 해달라”라며 말도 안 돼지만 승리를 위한 간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8강에 진출한 요르단의 경우 미국에서 귀화해 아시아 무대에서 요르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하심 라이트가 출전했고, 우즈베키스탄, 이란, 호주 등은 5대5 프로리그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거나, 은퇴한 선수들이 출전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자국 3x3 대표팀으로 뛰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미츠야 유우코 일본농구협회장이 B리그(일본프로농구리그) 18개 팀에게 공식적으로 일본 3x3 프로리그인 3x3.EXE에 출전을 권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B리그 일정과 3x3.EXE 일정이 겹치지 않고, 비시즌 농구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프로 선수들의 3x3.EXE 출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물론, 자국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3x3에 대비한 처사이기도 하다.

 

여전히 3x3를 동네농구 취급하는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3x3를 어떻게 대하는 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벌써부터 2020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아시아컵 8강 진출은 분명 아무도 예상치 못한 호성적이었다. 하지만 아시아컵은 이제 끝났다. 3개월 후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3x3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최초로 정식종목으로 진입했다. 한국에서도 KBL에서 활약하는 안영준, 양홍석, 김낙현, 박인태가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2018 KBA 3x3 코리아투어 서울대회에 출전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분명 한국 3x3는 호재를 맞았다. KBL 시즌이 끝나고도 계속해서 3x3를 통해 농구에 대한 이슈들이 생기고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와 KBL이 이슈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3x3 월드컵과 아시아컵에 나섰던 선수들은 2년 연속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할 일을 했다. 지금은 1988년이 아닌 2018년이다. 더 이상 최소한의 지원도 없이 투지에만 호소하는 예스러운 대표팀 운영은 지양해야 한다. 공은 대한민국농구협회로 넘어갔다. 다른 나라처럼 비디오 분석관에 코치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최소한의 케어는 받을 수 있게 정말 딱 ‘1명’의 트레이너라도 동반할 수 있도록 협회에 호소해본다.

 

#사진 설명_上 호주 트레이너 치료 모습, 中 태국 트레이너 치료 모습, 下 일본 비디오 분석관과 코칭 스텝
#사진_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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