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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스포츠마케팅의 새로운 조력자 : 인플루언서
손대범(subradio@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8-04-28 01:43

 [점프볼=손대범 기자] 2017년 9월, NBA가 나이키와 새 계약을 맺고 미국 로스엔젤레스 소니 스튜디오에서 유니폼 발표회를 갖던 날의 일이었다. 나는 미디어 자격으로 현장을 찾았지만, 현장에 카메라를 비롯해 각종 취재도구를 갖고 입장을 기다리던 모든 이들이 다 ‘미디어’는 아니었다. 한 담당자는 “이곳에는 미디어 뿐 아니라 ‘인플루언서’들도 와있다”고 말했다. 그때는 워낙 혼잡스럽고 시간도 촉박해 그냥 넘어갔다. 대충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 생각해 임원이나 관계자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나이키 매장에서는 연말을 맞아 또 다른 행사가 열렸다. 농구 행사라기보다는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담은 일종의 ‘연말 행사’였다. 그날 나는 ‘INFLUENCER’라는 설명이 적힌 입구를 발견했다. 그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통로였다. 궁금해졌다. 과연 그들은 무엇을 하는 존재였을까.

 

 

“이제 브랜드는 ‘빅 마케팅’을 하지 않아요. ‘BUY THIS’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죠. 넌지시 메시지를 전달해요. 그것도 아주 필요한 사람한테만.” SNS가 기반이 된 홍보마케팅 대행사에 근무 중인 이현주 씨의 말이다. 대형 스포츠를 주로 담당하는 그는 브랜드의 마케팅 방식이 갈수록 ‘타게팅’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인플루언스 마케팅’이다. 말 그대로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을 활용한 마케팅이다.

 

2017년 8월 에어조던 전문점인 조던홍대(Jordan HongDae)가 개점했을 때도 나이키는 유명 스포츠 선수 외에도 농구와 친숙한 뮤지션, 작가, 패션 피플 등을 초청해 시선을 끌었다. 그 중에는 국내 최초로 NBA 공식 피규어를 디자인한 쿨레인(coolrain),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블리처리포트와 같은 해외 매체에 일러스트를 연재하고 있는 작가 박타이슨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12월 나이키 행사에는 축구와 농구, 러닝 등에서 나이키를 잘 상징해줄 수 있는 인물들이 대거 초대됐다. ‘광기’라는 닉네임으로 점프볼 잡지에도 일러스트를 제공 중인 김민석 작가도 그 중 한 명. 그 시간에 그 공간에 있다는 것이 SNS를 통해 대중들에게 노출됨으로써 나이키가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2018년 2월, 언더아머 역시 러닝화 발매와 발맞추어 여의도의 한 쇼핑몰에서 행사를 열었다. 그들이 출시한 ‘호버(HOVR)’ 시리즈는 글로벌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는 제품이었다. 그들은 ‘취재를 와 달라’는 말 대신 ‘참여해달라’는 말을 했다. 트레이너들과 퍼포먼스를 체험해봄으로써 제품을 알리겠다는 의도였다.

 

파워블로거 계보 잇는 인플루언서

 

사실, 이러한 방식의 마케팅은 결코 낯설지가 않다. 일명 ‘파워블로거’가 큰 힘을 얻던 시절이 있었다. 자동차나 맛집이 대표적으로, 파워블로거의 평가가 제품을 선택하고 식당을 고르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그들도 지금의 기준에서 보면 절대적인 힘을 가진 온라인 인플루언서였다. 미국에서는 블로거의 힘이 한국보다 강하며, 보다 전문적이다. 

 

그들이 ‘현대판 입소문 마케팅’의 1세대였다면, ‘인플루언서’는 그 계보를 잇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기준은 SNS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많은 팔로워(follower), 많은 구독자, 많은 친구를 보유한 그 분야의 준-연예인급 인물들이다. 예컨대 이제는 맛집을 검색할 때 네이버보다는 SNS의 해시태그(‘#’)를 통해 검색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인플루언서들의 평가가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국내 유명 스포츠 브랜드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A씨는 “국내에서는 미디어를 대하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김영란법이 도입된 이후에는 최대한 ‘특혜’로 오해받을 수 있는 부분을 줄이고 있죠. 결국 디지털에서는 인플루언서가 미디어 못지않게 메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축구에서는 박문성 해설위원이 인플루언서의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도 쓰고, 해설을 하는 ‘언론인’의 색깔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축구 마니아들에게는 대단히 친숙한 ‘셀러브리티’의 색깔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장점은 비용 대비 영향력

 

과거에는 이런 역할을 연예인들이 대신해왔다. 농구를 예로 든다면 박재범, 박진영과 같이 ‘마니아’로 알려진 연예인들은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모델일 수 있다. 그러나 인플루언스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에 있다. 연예인은 부르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활용의 폭도 제한적이다. ‘홍보대사’로 임명하더라도 활용의 폭이 좁다. 한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K리그 홍보대사로 선정된 한 아이돌 걸그룹이 실제로는 축구장에 몇 번 오지도 않았다는 원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큰 돈 주고 공연 한 번 시킨 것만 못한 역효과를 낳는다. 실제로 ‘축구’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기자들에게 행여 밉보일 경우에는 안 부르니 못한 결과가 나온다. 차라리 그것보다는 그 제품, 행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함께 즐기길 원하는, 또한 대중과 가까운 인물들이 나을 수도 있다. 『thestorytellermarketer.com』의 제이슨 큐이(Jason Quey) 기자는 “대형 커뮤니티 운영자나, 그 씬(scene)에서 잘 알려진 수집가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물론, “누구야?”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현주 씨는 “팬 모두에게 알리고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우리가 물건을 팔아야 할 인물을 대상으로 신뢰도를 주기 위한 것이라면 오히려 타겟을 좁히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자발적으로 포스팅하는 컨텐츠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그들의 포스팅이 더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고, RT(리트윗)되고 구독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K리그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새로운 유형을 보여줬다. 일명 컨텐츠 크리에이터, 혹은 BJ라고 불리는 ‘감스트(김인직)’는 역대급 홍보효과를 낳고 있다. 인터넷 1인 미디어 『아프리카』의 인기 BJ인 감스트는 축구 팬이긴 하지만 선수출신이거나 K리그와 깊이 연관이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K리그는 감스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TV나 신문보다는 아프리카, 유투브 1인 미디어에 친숙한 10대, 20대 팬들 사이에서 감스트는 그 누구보다 유명한 셀러브리티다. 그가 방송을 시작하면 수천, 수만 명이 접속할 정도다. 물론 논란도 많았던 BJ이지만, K리그는 그를 영입하면서 새로운 팬들의 유입을 노렸고, 현재까지 그 결과는 비교적 성공적이다.

 

기존 TV 중계나 전통매체를 통한 홍보는 한계가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예로 들면 아무리 기사를 많이 발행해도 국내축구 섹션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안 보기 때문이다. 감스트는 자신이 직접 축구장에 가서 퍼포먼스를 함으로써 그들의 팬들이 함께 K리그에 관심을 갖게끔 유도했다. 이러한 감스트의 사례는 스포츠 마케터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이 부분이 스포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소개한 홍보대행사 A씨는 “최근 K리그는 BJ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는데, 처음에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그러나 일인 미디어를 통해 전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식이었습니다. 요즘 10대, 20대들은 TV대신 유투브를 봅니다. 소프트하게 접근해 축구의 매력을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라고 평가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농구는 갈수록 마니아 스포츠가 되어가고 있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종목이 되어가고 있다. 규칙도 복잡한데 현장에서는 경기는 왜 이리 자주 끊기는지 명확히 설명조차 해주지 않는다. 급기야 KBL은 ‘농구 이해하기’라는 컨텐츠를 연재했지만, 영역 밖의 신규 팬을 끌어들이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의 홍보를 맡고 있는 김일겸 씨는 “경기장에 오면서 기록이나 전적, 전술을 꿰고 보는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 농구는 마니아보다는 대중을 잡아 영역을 넓혀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하나라도 더 관심을 갖게끔 하는 에피소드가 필요한데, 농구계 전체는 너무나 경직되어 있다.

 

BJ 감스트만큼의 인지도는 아니고, 그렇다고 ‘셀러브리티’의 영역에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뉴시스』의 기자이자, 농구 팟캐스트 『바스켓카운트』의 호스트인 박지혁 기자는 인플루언스로 활용되기에 충분한 인물이다. 3년 전 플레이오프에서부터 모든 전망이 거꾸로 이뤄지면서 그에게는 ‘리버스 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람들은 이제 그의 예측을 기대하고 기다린다. 거꾸로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신통하다’고 놀라며 함께 즐긴다. 라디오 방송의 댓글 중에는 “저 시험 좀 떨어지라고 악담해주세요”라는 말도 달릴 정도다.

 

최근 원주 DB가 정규경기 1위에 오르면서 박지혁 기자는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시즌 전 『바스켓카운트』에서 “DB가 챔피언결정전에 가면 삭발을 하겠다”고 했던 말 때문이었다. 급기야 『MBC 스포츠 플러스』는 중계 중에 박지혁 기자의 코멘트를 삽입했고, 두경민은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박지혁 삭발해”를 외쳐 큰 웃음을 주었다. 그러나 정작 언론이나 연맹에서는 이런 부분이 화제가 되는 것을 반기지 않았다는 후문도 있다.

 

아프리카에서 『프리드로우』를 운영한 농구선수출신 석주일도 그런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었다. 이미 그는 중계 중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으며 농구팬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KBL은 이 컨텐츠를 십분 활용하지 못했다. 석주일 특유의 비판적인 멘트 탓이다. ‘시원하다’는 젊은 층의 반응과 달리 기득권층은 이를 곱게 보지 못했다.

 

그러나 K리그를 배워야 한다. 컨텐츠는 다양해야 한다. 모두가 고운 시선으로 좋은 말만 해줄 수는 없다.

 

BJ감스트는 확실히 기존 매체나 기득권이 생각해온 ‘미디어’나 ‘홍보대사’의 범주에는 없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는 새로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농구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한다면 더 이상 새로운 팬들을 모으지 못한다.

 

농구 팬들은 갈수록 고령화되어가고 있다. 10대들은 2시간 동안 끊기기도 자주 끊기는 국내농구에 관심을 잃어가고 있다. 지금 10대에게 재미있는 스포츠로 인식되지 못한다면, 훗날 그들이 구매력을 갖게 되고 여가를 즐길 시기가 되었을 때도 프로농구는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탈 스포츠’의 시대

 

축구 유니폼이 발매되었는데 선수가 입지 않고 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는 축구 유니폼을 셀러브리티, 혹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인플루언서들에게 입히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일상의 패션으로 녹아들게끔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농구를 농구로 홍보하겠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NBA도 새로운 방식의 인플루언스 마케팅을 펼쳤다. 2018년 NBA 올스타전 미디어 행사를 대중에게 공개한 것이다. 미디어 행사는 오랫동안 기자들의 특권 중 하나였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코비 브라이언트 등을 누구의 방해 없이 20분 간 만날 수 있다는 것만큼 큰 특권이 어디 있겠는가?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것을 물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자리를 대중에게도 나눠주었다. 대중들도 이제는 휴대폰을 갖고 와서 찍을 수 있었고, 유투브로 생중계를 할 수 있었다. 물론, 모두에게 그런 기회를 준 것은 아니다. 아마 그랬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NBA는 영리하게도 티켓을 팔아 수익금은 기부를 했다. 주로 올스타 미디어 행사는 아침에 일찍 열리는데, 그 시간대에 그 정도 돈을 주고 입장할 정도라면 충분한 열정을 가진 마니아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는 ‘지금 LA에서 NBA 올스타전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홍보하기에 충분했다. 한술 더 떠서 새크라멘토 킹스는 이 중요한 미디어 행사 자리의 진행을 코메디언 잭 에반스(Zack Evans)에게 맡겼다. 오랜 농구 팬으로 잘 알려진 잭 에반스는 새크라멘토 킹스 로고가 새겨진 마이크를 들고 현장을 누볐다. 조회수는 폭발적이었다. 내용은 전문적이지 않았고 선수들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답했지만 현장 분위기를 느끼고 웃고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다시 서두에 언급된 지난 가을의 유니폼 행사로 돌아가자. 래퍼, 패션 피플 등 다양한 직업군의 인플루언서들은 전통적인 미디어 업무와 관계없이 행사를 카메라에 담고, 체험하면서 그 내용을 SNS로 전달했다. 브랜드가 그들에게 요구한 건 통일된 해시태그와 적극적인 포스팅 뿐이었다. 미국 스포츠마케팅 업계에서는 “돈을 원하는 인플루언서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인플루언서들은 그 이상을 원한다. 말 그대로 자신들의 팔로워가 더 늘고, 그것으로 산업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즐긴다”는 분석이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시도가 다양한 업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KBL도 전통적인 홍보 방식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때다.

 

예를 들면 이런 시나리오다. 인플루언서들을 경기장에 초청해 그들로 하여금 마음껏 놀게하는 것이다. 1층 코트 사이드석에서 셀카도 찍고, 팝콘도 먹고 치어리더와 춤도 추고 응원하고, 또 끝난 뒤에는 선수들과 사진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농구장이 재밌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가 찍어준 사진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포스팅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 정도 영향력이 있는 인플루언서들이라면 경기장에 정장을 입고 오지는 않을 터. 분명 ‘농구’라는 컨셉트에 맞춤형 스타일을 입을 테니 그림도 자연스러울 것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KBL과 구단들도 더 빨리 대응을 해야 한다. 보도자료를 내고 ‘일 했어요’라고 알리는 것도 무척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세대, 특히 모바일 세대라 불리는 10~20대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케팅에 100% 정답은 없다.

 

그러나 하나만 붙잡고 아무 것도 안 된다고 아쉬워하기보다는 뭐라도 하나 더, ‘젊고 신선하게’ 시도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궁극적인 주제다.

 


SIDE STORY | 선수는 모델일까, 인플루언서일까

 

NBA는 ‘선수야말로 최고의 인플루언서’라고 말한다. SNS에서 그들이 포스팅하는 모든 것들이 NBA를 알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한때 트위터는 규제의 대상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마케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구가 되었다. 물론 지금도 ‘규제’를 하긴 한다. 트위터로 이적, 심판, 리그 정책 등을 언급하면 벌금이 적용되며, 경기 중에 사용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코트 밖에서 선수들이 포스팅하는 훈련장면, 행사, 소소한 일상 등의 이야기는 최고의 홍보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사이트 중에는 선수들의 SNS 컨텐츠만 따로 모아놓은 곳도 있다. 호주 리그도 선수들의 SNS 주소만 정리한 페이지를 제공 중이다.


사생활 침해논란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동의한다면 KBL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다른 한편으로 신제품 홍보에 있어서도 선수들만큼 좋은 모델이 없다. 농구화는 역시 슈퍼스타가 신고 좋은 퍼포먼스를 펼쳐야 가장 홍보가 잘 되니 말이다.

 

이를 위해 1990년대부터 후원(endorsement)이 활성화되어온 것이며, 더 나아가 선수의 이름을 딴 시그니쳐 제품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인트가드 김승현이 몇 안 되는 ‘광고판’이었다. 그가 현역시절 신었던 줌 플라이트, 줌 브레이브 시리즈는 일반 농구팬들의 구매로도 이어질 정도였다. NBA에서는 제이슨 키드가 주로 신었던 이 농구화들은 ‘가드의 농구화’로 여겨질 정도였는데, 국내에서는 김승현이 비공식 홍보모델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던 셈이다.

 

그런데 브랜드들은 이와는 별개로 제품이 자연스럽게, 좋은 이미지로 노출되는 것도 원한다. 또 소규모 브랜드도 매번 후원 계약을 체결하기가 애매하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몰텐서 발매한 ‘슬램덩크 농구공’이었다. 만화 「슬램덩크」 원작자인 다케히코 이노우에를 끈질기게 설득, 강백호의 마지막 슈팅 장면을 농구공에 새긴 한정판 농구공 발매에 성공한 몰텐은 대형 광고 대신,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택했다. 농구 + SNS 인지도를 고려해 선수들에게 이를 선물하여 포스팅을 유도하는가 하면, 『농구인생』과 같이 SNS에서 인지도 높은 매체에 포스팅을 요청해 제품을 알렸다. 여기에 보도자료가 곁들여지면서 농구공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한편 2월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뉴질랜드의 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전에서도 비슷한 마케팅을 볼 수 있었다. 허재 감독은 당시 경기에서 ‘에어조던 3’의 서울 에디션 모델을 신고 코트에 섰다. 직접 경기에 뛴 것은 아니지만, 태극기가 새겨진 에어조던 3가 중계화면 및 언론사 사진에 노출되면서 팬들의 궁금증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나이키 측은 이를 ‘허재 감독을 활용한 일종의 티저(teaser : 예고광고)’라고 설명했다.

 


사진_점프볼 사진팀, 나이키 제공, K리그 홈페이지
# 본 기사는 점프볼 2018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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