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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고했어, 올해도! 코트 안팎 누빈 루키 7인
편집부(subradio@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8-04-04 02:57

[점프볼=편집부]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이 아닌, 화려함 뒤에서 묵묵히 힘쓰는 루키(ROOKIE)들을 찾아봤다. 코칭스태프부터 구단프런트, 마핑보이, 치어리더까지…. 사회생활에 적응 중인 미생(未生)들을 위해 준비한 지면이다.

 

최수현 | 서울 삼성 매니저

 

 

 

최수현은 2017-2018시즌부터 삼성 선수단 매니저가 됐다. 평소 매니저들의 보살핌(?)을 받다가 살림꾼이 되다 보니 힘든 점도 많았다. “그동안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전력분석, 구단프런트 분들까지, 선수들을 위해 얼마나 고생해왔는지를 잘 알게 됐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을 위해 정말 애쓰고 있었죠.” 신인(?)의 자세로 돌아간 그는 매니저 임무를 수행하며 새로이 갖게 된 습관이 있다고 말했다. 바로 메모다. 어떤 일이 생기면 일단 메모장부터 드는 것이 습관이 됐다.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도 많고, 잊는 것도 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어떤 일이 생기면 적어놓는 습관이 생겼어요.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시긴 하시는데, 제가 너무 자주 여쭤봐서 죄송할 때도 있더라고요(웃음).”

 

프로선수단 매니저가 되기를 희망한다면? 최수현 매니저는 “필히 뛰어난 기억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매니저가 되고 나서 첫 원정 경기를 갈 때 챙겨야 할 것들을 다 적어뒀었어요. 예를 들면 버스에 내려서부터 방에 들어가는 것, 또 방에 들어가면서 감독님께 언제 어떤 타이밍에 (선수단)스케줄을 받아야 할지도요(웃음). 아직도 깜빡깜빡 하긴 하지만, 전 제가 까마귀 고기를 먹은 줄 알았다니까요. 뭘 이렇게 하나씩 까먹는지….”

 

안지은 | 창원 LG 치어리더

 

 

안지은 치어리더는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처음으로 치어리딩 공연을 펼쳤다. 학교 다닐 때부터 춤에 관심이 있어 배웠다는 그는 지인의 권유를 받아 창원 LG에서 치어리더로 데뷔하게 됐다. 하지만 정작 어려움은 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바로 모든 여성들의 지상과제인 다.이.어.트. “아무래도 체중 감량이 힘들었어요. 처음으로 경기장 실전에 투입됐을 땐 안무를 틀릴까봐 긴장을 많이 했었던 것 같고요(웃음).

 

창원 시민들의 농구사랑이 얼마나 뜨거운지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안지은 치어리더 역시 “홈팬들이 열정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경기장에 가보니 그 열정이 더 실감이 났어요. 신기하기도 했고요. 이제는 저까지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감사할 따름이에요”며 창원 팬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치어리더로서 첫 시즌을 마무리하는 안지은 치어리더는 2년차가 될 2018-2019시즌에는 달라질 것이라며 희망사항도 전했다. “안무를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요. 또 관중들에게 먼저 다가가 소통을 잘하는 치어리더가 되겠습니다!” LG와 함께 비상할 안지은 치어리더의 새 시즌을 기대해본다.

 

김재연 | 한국농구연맹

 

 

국내 유명 팟캐스트 방송에서 이름을 알린 김재연 사원은 인턴 과정을 거쳐 KBL 신입 사원이 됐다. 농구마니아였던 청년이 현장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김재연 사원은 “워낙 농구를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저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아시아-퍼시픽 챌린지 서포터즈 및 KBL 어시스터 1기에 참여하다 보니 일할 기회가 생겼죠. 마침 대학교도 마지막 학기라 기회를 잡을 수 있었어요(웃음)”라며 웃었다. 회사라는 곳에 처음으로 속하게 되면 그 누가 되더라도 힘든 일이 있다. 김재연 사원도 그랬다. “시즌보다 비시즌이 더 힘들어요. 큰 틀이 짜여 있는 시즌에는 사원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비시즌에는 그 틀을 만들어야하기에 바빠져요. 특히 연감 제작 및 검수 작업은 정말 힘들었죠”라고 그 시기를 돌아봤다.

 

힘든 시간이 있다면 행복할 때도 분명 있을 것. 김재연 사원은 시즌의 끝자락이라 할 수 있는 챔피언결정전을 떠올렸다. “미디어데이, 시상식, 드래프트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끝나면 행복해요. 챔피언결정전이 끝났을 때는 정말 대단했어요. 경기 당직을 설 때는 대부분 회사에 남아 있었는데 챔피언결정전은 2차전부터 현장에서 전부 지켜봤어요. 특히 응원전이 정말 뜨거워 기억이 새록새록 나요. 이정현의 위닝샷이 터지고 나서 잠시 감상에 젖었던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낯 뜨거워요(웃음).”

 

수많은 청년들이 프로스포츠 업계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스포츠를 직접 보고 일할 수 있다는 것에서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김재연 사원은 그에 걸맞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막연히 스포츠를 좋아한다고 해서 이 업계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녜요. 첫 번째는 농구를 사랑해야만 KBL에 올 수 있어요. 뒷받침이 되는 건 전문성과 인내심이라고 봐요”라며 미래의 후배를 위해 한 마디를 남겼다.

 

이상훈 | 인천 전자랜드 마핑(mopping) 보이

 

 

농구를 해 본 사람이라면 코트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 것이다. 프로농구가 열리는 경기장에서는 매 경기마다 코트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이들이 양 사이드에 배치된다. 바로 마핑보이다. 올해로 21살인 이상훈 씨는 전자랜드의 신인(?) 마핑보이다. “전자랜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어요. 사실 예전에 마핑보이를 했던 대학교 선배가 있어 두 번 정도 경험이 있었거든요. 그때 생각을 하면서 농구도 보고 돈도 벌고 싶어 지원하게 됐죠”라며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아무런 관심 없이 마핑보이를 지켜본다면 굉장히 쉬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었다. 이상훈 씨는 “사실 마핑보이를 하면 경기 집중이 잘 안돼요. 마냥 보고만 있다가 코트를 닦을 타이밍을 잃으면 거기에 선수들이 넘어지거나 다치게 되니 계속 집중해야 하거든요. 저도 몇 번 닦아야 될 순간을 놓쳐 혼나기도 했어요(웃음). 일을 하면서 현장감을 즐길 수 있지만, 힘든 부분도 있죠”며 업무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

 

반면, 보람된 일도 있을 터. 그는 “가장 좋은 건 선수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는 선수들의 볼 보이 역할도 해요. 슛 연습을 하면 공을 던져주는 건데 그러다 보면 이야기도 나누고 친해질 수 있어요”라며 장점을 강조했다.

 

1년차에 생긴 재미난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전자랜드를 응원하는 팬이다 보니 경기 중에 저도 모르게 응원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심판이 잘못된 판정을 했는데 ‘아니에요!’라고 제가 항의하기도 했어요. 사실 마핑보이는 경기 중에 절대 관여를 해선 안돼요. 한 번은 브랜든 브라운에 대한 판정이 잘 못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유도훈 감독님을 보면서 ‘오심이에요’라고 말했다가 분위기가 싸해진 때가 있었죠. 다음에 마핑보이를 하려 하는 분들은 꼭 이 점을 주의해서 하셔야 해요(웃음).”

 

백기석 | 아산 우리은행 사무차장

 

백기석 차장은 우리은행 홍보실에서 농구단으로 발령을 받아 우리은행으로 왔다. 통합우승 5연패를 달성한 명문구단에 몸담게 되면서 부담감이 컸지만, 그는 전임자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잘 받았다고 말한다. “워낙 잘 나가고 있는 구단이라 ‘내가 와서 망치면 어쩌나’하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인수인계를 6~7개월 동안 잘 받았어요. 아직도 다 알고 있지 않지만, 국장님과 호흡을 맞춰가면서 일을 하고 있죠.”

 

농구를 좋아하긴 했지만, 전문성이 떨어졌던 터라 애를 먹기도 했다. “슛,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기본적인 용어는 알았지만, 깊이 알지는 못했어요”라고 말한 그의 입사 두 번째 난관은 바로 얼굴 익히기. 타 구단 선수들의 이름 외우기는 물론 홍보 업무를 겸하면서 언론사 기자들 이름까지 얼굴과 매치시켜야 했다. “명함을 주고받았는데, 다시 드리는 건 실례잖아요. 아산에 취재 기자님들이 오시는데, 아직 성함을 다 외우진 못했어요. 빨리 얼굴을 익혀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선수들이 무탈하게 경기 치르는 것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다. 그는 “선수단에서 필요한 게 있다고 말했을 때 빨리 지원되면 뿌듯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사소한 것이긴 하지만, 올 시즌 날씨가 엄청 추웠잖아요. 패딩을 지원해 줘야 하는데, 1~2벌이 아니라 20벌 이상이 되다보니 비용이 커져요. 회사에 잘 이야기해서 선수들에게 잘 전달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함이 들어요.”

 

이향 | KBSN 스포츠 아나운서

 

 

그동안 프로야구에서 ‘갓(God)향’이라 불리며 인기몰이 한 KBSN 이향 아나운서가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를 시작으로 농구계에 첫 발을 들였다.

 

‘스포츠 광’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현장감을 마음껏 느꼈다는 이향 아나운서. 그는 대학교 졸업 시기가 왔을 때 아나운서를 향한 도전을 하게 됐다. “많은 고민 끝에 아나운서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특히 스포츠 쪽으로! 제가 느꼈던 현장감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았어요”라며 말이다.

 

프로야구에선 이미 ‘여신’ 레벨로 올라선 이향 아나운서는 여자프로농구로 무대를 옮겨 또 한 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농구는 마치 가족과 같은 스포츠에요. 처음 볼 때부터 따뜻하게 맞아주셨고 털털하고 재미있는 선수들과의 대화도 흥미로워요. 아기자기한 맛이 저와 어울리죠(웃음).” 그러나 처음 접하는 농구가 어려울 수도 있었을 터. 이향 아나운서는 “사실 아직도 아는 것이 많지 않아요(웃음). 현장에 많이 나오다 보니 질문은 해야 하는데 점점 밑천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색다른 질문도 하고 재미도 드려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요즘 NBA와 KBL도 자주 보고 있어요. 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지식을 쌓기도 해요. 하루에 한 가지라도 다른 관점, 표현으로 색다른 재미를 드리려고 해요”라며 열심히 노력 중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향 아나운서는 특유의 감성적인 질문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8년 1월 25일에 있었던 강아정(KB스타즈)과의 인터뷰다. 당시 강아정은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을 상기하며 인터뷰 중 눈물을 흘려 많은 농구 팬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강)아정 선수가 정말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어요. 슈터인데 슛이 안 들어가니 마음고생이 심했죠. 그저 평범한 질문을 했을 뿐인데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인터뷰가 끝나고 제게 고맙다고 해줘 너무 감사했어요. 앞으로도 선수들의 아픈 마음을 안아줄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다니엘 러츠 | 서울 삼성 코치

 

 

두 시즌 간 스킬 트레이너로서 비시즌을 함께 보냈던 러츠 코치가 올 시즌은 정식 코치로 삼성 선수들과 함께 보냈다. 구단으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은 것이다. 그는 “먼저 삼성의 코치 기회를 준 감독, 그리고 팀에 감사해요. 한국, 아시아 농구를 배울 수 있는 값진 기회였어요”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니엘 코치는 크로아티아를 중심으로 20여 년간 지도자로 활동했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NBA 선수들을 대상으로 개인 훈련 코치를 한 이력도 있다.

 

“이렇게 많은 경기를 짧은 시간 내에 소화하는 리그는 처음이었어요”라며 첫 시즌의 고충을 토로했던 그는 “좋은 기억이 많이 있어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새로운 농구스타일을 배우는 것, 선수들과 훈련하며 그들의 발전에 이바지 하는 일이 뜻 깊었죠”라며 느낀 점도 덧붙여 말했다. 비록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러츠 코치의 지도를 받은 삼성의 영건들은 시즌 말미에 깜짝 활약을 펼쳐 앞으로 삼성의 미래를 밝히기도 했다.

 

“처음 선수들을 만났을 때 기량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하나의 긴 프로세스라고 설명해줬어요. 기술, 슛 훈련을 지도했지만 가장 중요한건 경기를 읽는 능력과 감독이 각 선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지시키는 것이었어요. 그 다음으론 새로 습득한 기술을 구단 시스템에 적용시키는 것이었어요. 또한 경기직전 선수들 개개인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려 했죠. 경기 후엔 비디오를 돌려보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했어요. 그러면서 선수들이 코트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정말 뿌듯했어요. 모든 것이 동료 코치들과 트레이너들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강현지, 민준구, 김용호 기자  
#사진= 유용우, 홍기웅 기자, WKBL 제공
#점프볼 2018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을 일부 수정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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