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공유 페이스북공유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 스크랩하기
[매거진] 공동수상, 만장일치… 숫자로 보는 MVP
편집부
기사작성일 : 2018-03-14 08:31

[점프볼=편집부] 정규리그 MVP는 프로선수가 시상식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다. KBL과 WKBL은 각각 출범 후 20시즌이 훌쩍 넘는 세월을 보냈으며, 그간 수많은 MVP 수상자가 배출됐다. 이 가운데에는 흔치 않은 기록을 남기며 MVP 트로피를 차지한 선수들도 있었다.

 

1 - 김승현, 유일한 신인상-MVP 동시 수상
KBL의 MVP 역사를 돌아볼 때 단연 첫 손에 꼽히는 선수는 김승현이다. 2001-2002시즌 대구 동양에서 데뷔하기 전까지만 해도 인지도가 낮았던 김승현은 시즌이 개막하자 단숨에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패스와 스틸능력, 속공전개능력을 두루 뽐내며 리그 판도에 새 바람을 일으킨 것. 김승현은 마르커스 힉스와 함께 이전 시즌 최하위 동양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끄는 이변을 연출했다. 신인상 투표에서 77표 가운데 76표를 획득, 압도적인 신인으로 공인 받았던 김승현은 MVP 투표에서도 새 역사를 썼다. 77표 가운데 39표를 얻어 서장훈(당시 SK)을 2표차로 제치며 MVP 타이틀까지 차지한 것. 이는 2015-2016시즌 양동근(현대모비스)이 전태풍(KCC)을 1표차로 제치기 전까지 MVP 투표 최다득표자, 차점자의 가장 적은 표 차이였다. 또한 신인상과 MVP를 동시 수상한 사례는 김승현이 유일하며,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되며 프로에 데뷔한 선수 가운데 MVP를 차지한 최초의 선수 역시 김승현이었다.

 


2- 2개가 된 트로피
2005-2006시즌 프로농구 시상식에서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울산 모비스(現 현대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양동근, 서울 삼성의 정규리그 준우승 주역 서장훈이 나란히 30표를 받으며 공동 MVP로 선정된 것. 2명의 선수가 같은 득표수를 기록하며 MVP가 된 것은 프로농구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초의 사례였다. 당시 서장훈은 MVP 상금을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하겠다고 말하는 한편, “모비스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후배가 MVP로 선정되는데 폐를 끼친 것 같다”라며 웃기도 했다.

 


3- 트리플 크라운
프로농구에서 트리플 크라운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올스타전 등 굵직한 MVP 타이틀 3개를 모두 따내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농구 출범 후 단 2차례만 나온 진기록이다. 최초의 사례는 2007-2008시즌의 김주성(당시 동부)이다. 올스타전 MVP로 선정되며 예열을 마친 김주성은 동부를 압도적인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정규리그 MVP도 차지했다. 유효투표수 75표 가운데 70표를 획득했다. 김주성은 기세를 몰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활약상을 이어갔다. 토종 빅맨이 약점인 서울 삼성을 상대로 평균 25.2득점을 퍼부은 것. 김주성이 7차례 경험한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20득점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시리즈였고, 덕분에 동부는 4승 1패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MVP는 당연히 김주성 차지였다. 이후 명맥이 끊겼던 트리플 크라운은 2016-2017시즌 오세근(KGC인삼공사)에 의해 모처럼 작성됐다. 오세근 역시 올스타전에서 옛 동료 김태술(삼성)을 제치고 MVP로 선정되며 화려한 시즌을 예고했다. 오세근은 이어 KGC인삼공사를 구단 역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또 하나의 MVP 트로피를 추가했다. 오세근은 삼성과 맞붙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맹활약했다. 마이클 크레익에게 부딪쳐 갈비뼈에 금이 간 와중에도 골밑을 사수했고, 더블 더블도 3차례 작성했다. KGC인삼공사는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 이정현, 양희종 등 주축선수들의 활약을 묶어 V2를 달성했다. 덕분에 오세근은 플레이오프 MVP(종전 챔피언결정전 MVP) 투표에서도 87표 가운데 77표를 획득, 트리플 크라운을 완성했다. 김주성과 오세근 모두 중앙대 출신 빅맨이며,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을 상대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4- ‘트로피 수집가’ 양동근
2005-2006시즌 MVP가 서장훈의 마지막 타이틀이라면, 양동근에겐 화려한 커리어의 출발과도 같았다. 2006-2007시즌에도 모비스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양동근은 2014-2015시즌부터 2015-2016시즌에 이르기까지 또 한 번 2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KBL 출범 후 2시즌 연속 MVP로 선정된 사례는 총 3번 있었다. 이상민(당시 현대)이 1997-1998시즌부터 2시즌 연속 MVP를 차지했고, 이후 2번은 모두 양동근에 의해 작성됐다. 덕분에 양동근은 역대 최다인 4회 MVP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3회 수상자도 없다. 공동 2위는 2차례 MVP로 선정된 바 있는 이상민, 서장훈, 김주성 등 총 3명이다. 또한 양동근은 2014-2015시즌 유효투표수 99표 가운데 86표를 획득했는데, 이는 KBL 역대 MVP 투표 가운데 최다득표에 해당하는 수치다.

 


5- 정규리그의 한을 풀다
MVP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에서 배출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종종 예외도 있었다. KBL 출범 후 21시즌이 치러지는 동안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지 못한 팀 소속 선수가 MVP로 선정된 사례는 총 5번 있었다. 이 가운데 서장훈이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한다. 앞서 언급한 양동근과의 공동 MVP 선정에 앞서 청주 SK(현 서울 SK)를 정규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1999-2000시즌에도 MVP 타이틀을 차지했다. 당시 서장훈은 평균 24.2득점을 올렸는데, 이는 국내선수와 외국선수를 통틀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2000-2001시즌 창원 LG에서 활약한 조성원도 예외 사례 가운데 하나였다. 비록 LG는 정규리그 준우승에 그쳤지만, 조성원을 앞세워 화끈한 공격농구의 팀으로 재탄생했다. 조성원은 평균 25.7득점 3점슛 3.8개를 기록했으며, 특히 한 시즌 평균 3점슛은 현재까지 가장 높은 기록으로 남아있다. 조성원은 이와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삼성의 정규리그 우승 주역 주희정을 제치고 MVP를 차지했다. 이어 2008-2009시즌의 주희정도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지만, MVP로 선정된 사례다.

 


7- PO 탈락팀 최초의 MVP
“많은 상을 받아봤지만, 다신 나오기 힘든 타이틀이라 가장 애착이 간다.” 상이란 상은 다 받아본 주희정이 남긴 말이었다. 사상 최초의 1,000경기 출전, 최다 어시스트 및 스틸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주희정은 비계량 부문에서도 굵직한 기록을 쌓았다. KBL 최초의 신인상 수상자이며, 신인상-MVP-우수후보선수상을 모두 수상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선수이기도 했다. MVP에도 사연이 있다. 주희정은 2008-2009시즌 평균 15.1득점(국내 2위) 4.8리바운드(국내 5위) 8.3어시스트(전체 1위) 2.3스틸(전체 1위) 등 다양한 항목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당시 소속팀 안양 KT&G는 시즌 막판 캘빈 워너의 마약파문, 양희종의 부상 등 악재가 쏟아지며 순위가 곤두박질했다. 결국 KT&G는 7위에 그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주희정은 플레이오프 무대를 못 밟았지만, MVP 투표에서만큼은 경쟁자가 없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는 주축선수들이 고른 득점분포를 보인 팀이었고, 함지훈은 외국선수가 1명만 출전하는 2~3쿼터에 주로 투입돼 주희정만큼의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다. 결국 주희정은 MVP 투표서 80표 가운데 53표를 획득, 생애 첫 정규리그 MVP의 영예를 안았다.

 

100- 유일무이 만장일치
KBL 역사상 MVP 투표에서 100%의 득표율을 기록한 건 1997-1998시즌 이상민(현대)이 유일하다. 상무 제대 후 첫 시즌을 맞이한 이상민은 평균 14.3득점 5리바운드 6.2어시스트 2.2스틸로 활약, 조니 맥도웰과 함께 대전 현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기자단 유효 투표수 37표를 모두 획득,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규모가 2016-2017시즌(101표)에 비하면 1/3 수준이지만, 사상 초유의 ‘만장일치’를 이뤄냈다는 면에서 분명 가치가 있는 기록이다. 이상민의 뒤를 이어 MVP 투표 득표율 2위에 올라있는 선수는 김주성이다. 김주성은 2004-2005시즌(당시 TG삼보) 78표 가운데 76표를 획득, 97.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나머지 2표는 김승현(당시 오리온스), 추승균(당시 KCC)에게 각각 1표씩 돌아갔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KBL 제공
# 본 기사는 점프볼 2018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의 일부로, 마이데일리 최창환 기자의 기고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