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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종현의 소망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강현지(kkang@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8-01-18 11:15

[점프볼=강현지 기자] 한국농구의 미래, 블록슛, 1순위… 모두 울산 현대모비스 이종현(23, 203cm)과 연관된 단어들이다. 이 모든 건 ‘프로선수가 되겠다’는 그의 목표와 꿈이 있었기에 붙은 수식어다. 곧 만 24세가 되는 이종현과 함께 그의 24가지 위시리스트로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종현의 농구인생에는 어떤 바람들이 있었을까.

 

# 본 기사는 2018년 점프볼 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LIST 1. 농구 선수의 꿈
장래희망이 따로 있었던 건 아니에요. 아버지가 농구를 하셨고, 은퇴하시고도 연예인 농구단 감독을 지내시다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농구에)재미를 붙이게 됐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프로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죠. 지금 농구를 시작하는 어린 친구들도 그렇지 않을까요(웃음). 어릴 때부터 또래보다 키가 커서 부모님도 농구를 시키실 생각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4학년 때였나, 잘 기억나지 않는데 초등학교 졸업할 때 키가 175cm였어요.

 

LIST 2. 첫 태극마크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건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2010년 유스 올림픽 경기대회죠. 저와 (이)동엽이, (최)창진이, (최)승욱이까지 넷이서 3대3 대회에 다녀왔는데 태극마크를 단 건 그때가 처음이었죠. 이후 U16, U17, U18 때까지 청소년 대표로 지냈어요. 근데 U19 대표팀과는 안 맞았던 것 같아요. 피로 골절도 있었고, 대학생 때 뽑힌 U19 대표팀에서는 동국대와 경기하다 안면부상을 당했죠. 그리고 성인대표팀 일정이랑 겹쳐서 진천선수촌에서 U19대회를 지켜봤었던 기억이 나요.

 

LIST 3. 성인국가대표팀
대표팀에 정말 뽑히고 싶었어요. 간절했죠. 아무것도 모를 때다 보니 정말 열심히 했었어요. 혼도 많이 났고요. 고등학생이다보니 프로 형들의 시스템을 따라가려다 보니 벅차기도 했어요. 수비 시스템이 너무 달랐거든요. 운동량 차이도 컸고요.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모든 게 신기하기도 했었어요. (양)동근이 형, (조)성민이 형과 처음 만났을 때였거든요. (이종현은 2012년 7월 2일부터 8일까지 베네수엘라(카라카스)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최종 예선전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첫 성인대표팀 승선이었다.)

 

 

LIST 4. 룸메이트는 동근이 형!
요즘 동근이 형이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룸메이트거든요. 항상 ‘내 잘못이다’라면서 제가 자신감을 잃지 않게끔 도와주세요. 원래 제가 오기 전까지 형은 혼자 방을 쓰셨는데,  제가 형과 방을 쓰고 싶다고 말했어요. 형이 은퇴하실 때까지요. 형이 ‘너 경기력 망친다. 혼자 써라’고 하시지만, 그런 식으로 장난을 많이 걸어주세요. 대표 경험도 많으시고, 또 가드랑 센터가 잘 맞아야 한다잖아요.

 

LIST 5. 대표팀에서 좀 더 잘하고 싶어요
이번 (월드컵)예선전에서는 한 게 없어요(웃음). 제가 실력이 부족해서 많이 못 뛰었다고 생각해요. 감독님이 말씀하셨듯이 전 (세근이 형, 종규 형, 승현이 형 다음인) 네 번째 선수거든요. 앞으로도 뽑힐지 모르겠지만, 잘해야 할 것 같아요.

 

LIST 6. 선의의 경쟁
그래도 (최)준용이가 잘해서 좋았어요. 고등학교 때는 저 때문에 가려졌었는데, 지금은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가 된 걸 보니 좋죠. 선의의 경쟁도 할 수 있고요. SK와도 잘 맞는 거 같아요.

 

LIST 7. 고려대 농구부. 내 인생의 최고의 순간
가장 농구를 편하게 했을 때인 것 같아요. 제 인생에서 가장 농구를 재밌게 했을 때죠. 원래 좋은 멤버였는데, 저까지 합류하다보니 시너지가 났던 것 같아요. (박)재현이 형, (이)승현이 형, (이)동엽이, (문)성곤이…, 좋은 선수들이 많았잖아요. 선수들이 좋아서 성적도 나고, 재미있게 했죠.

 

LIST 8. 대학생의 로망
대학생으로서 로망도 있었죠(웃음). 캠퍼스도 그렇고, 수업 듣는 것도요. 근데 막상 가보니까 그런 것도 없더라고요. 수업도 운동부끼리만 듣고, 교생실습도 대학리그 기간에 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좋은 경험이긴 했죠. 미팅은 1학년 때 한 번 해봤어요. 제가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저와는 안 맞았어요. 보통 때는 소개를 받아서 만났어요.

 

LIST 9. 스피커, 헤드셋
대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는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클럽에 꽂혀서 자주 갔었어요. 스피커, 헤드셋을 많이 사기도 했고요. 아빠한테 혼도 많이 났죠. 있는데 왜 자꾸 사냐고요(웃음). 예전에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발라드곡을 많이 들어요. 음악 취향이 바뀌더라고요. 룸메이트인 동근이 형과는 취향이 다르죠. 하하.

 

LIST 10. 그땐 맘껏 놀아야 해
대학 때는 운동 시간을 제외하면 자유로웠거든요. 저도 ‘대학 때 많이 놀다 와라’라는 이야기를 형들에게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제가 동생들에게 그런 말을 해주고 있어요(웃음). 최근에 (박)정현이(고려대)가 연락이 왔더라고요. 힘들다고요. (전)현우랑 (박)정현이에게도 많이 놀라고 하는데, ‘형 저 3학년이에요, 4학년이에요’라고 말하더군요. 그래도 그렇게 말해줘요. 잘 모를 거예요. 지나고 나면 직접 느끼겠죠.

 

LIST 11. 1년차보다 나은 2년차
지난 시즌에는 처음 프로 무대를 뛰는 거다 보니 재밌었는데, 지금은 그보다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있어요. 반대로 생각이 많아져서 힘든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잡생각이 많은 편이거든요. 안 해도 되는 걱정까지 사서 하는 스타일이에요. 잘 안 고쳐지더라고요(웃음).

 

LIST 12. 이것 또한 지나가겠죠?
지난 시즌에는 프로에 처음에 왔고, 바로 뛴 게 아니었잖아요. 부상이 있어서 쉬다가 시즌 막바지에 출전해서 얼마 뛰지 못했어요. 그래서 주변에서 저에 대한 기대치가 남아있었다고 생각해요. ‘2년차 때는 유재학 감독 밑에서 잘 배운다면 성장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요. 근데 올 시즌에 많이 무너졌죠. 기대감이 무너지고, 욕도 많이 먹으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시즌 초반에 득점이 3점인가 그랬거든요. 그래도 라운드 거듭할수록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까… 점점 좋아지지 않을까요?

 

 

LIST 13. 최후방 수비수
외국선수 수비는 지난 시즌도, 올 시즌도 힘들죠(웃음). 지난 시즌에는 제가 뛴 경기수가 적었거든요. 하지만 올 시즌은 54경기를 제가 다 맡아야 하는 상황이에요. 아무래도 힘든 게 있죠. 외국선수들이 힘이 세잖아요. 지난 시즌에 제가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잘 한 적이 있잖아요. 그때 같이 뛴 찰스 로드가 블록슛을 잘해요. 제가 속임 동작에 속거나 뚫려도 그나마 안심이 됐던 거죠. 로드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올 시즌은 제가 속으면 바로 한 골이잖아요. 최후방 수비에 대한 부담감이 있죠.

 

잠깐! | 이종현이 말하는 LG전(2017년 1월 27일)
이종현이 말한 경기는 2016-2017시즌 4라운드에서 LG와 만난 경기다. 이종현은 그 전 경기(25일 vs삼성)에서 KBL 데뷔전을 가졌지만, 2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그쳤다. ‘역시 이종현도 프로의 벽에 부딪혔다’는 반응이었지만, 이종현은 다음 경기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무려 24득점 18리바운드로 데뷔 첫 더블더블 기록을 세운 것. 블록슛 개수도 무려 5개였다. 

 

LIST 14. (이)승현이 형, 참 대단해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이 ‘감독님이 저를 키우느라 장신 외국선수를 안 뽑았다’는 말이에요. 그건 아니거든요. 감독님도 의중이 있으셨을 거예요. 저랑 (함)지훈이 형까지 있다 보니 동선이 겹치거든요. 그런 이야기로도 스트레스를 받죠. 막기 쉬우면 외국선수가 아니죠(웃음). 맨 처음 프로에 와서 느낀 게 (이)승현이 형이 대단하다는 거였어요. 거의 출전 시간이 (양)동근이 형 다음으로 많았거든요. 동근이 형이야 워낙 대단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승현이 형은 외국선수를 막으면서도 35분을 뛰었거든요.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에요. 승현이 형도 제 마음을 잘 알아줘요. 형이 걷던 길을 제가 걷고 있잖아요. 의지하고, 믿는 형이라 저도 이야기를 많이 해요. 형이 강조하는 건 ‘초심’이에요. 너무 공격에 욕심을 내지 말고, 수비나 리바운드에 집중하라고 하죠. 어려운 것보다는 쉬운 걸 먼저 하라고 조언해주세요.

 

LIST 15. 형! 내 생각은 말이야
최근에 (전)준범이 형이랑 이야기를 많이 해요. 농구적으로 서로 힘든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죠. 아무래도 나이대가 비슷하다 보니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요. 최근에는 서로 안 되는 부분, 스트레스 받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요. 서로 생각을 이야기하죠. 그러다 또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요. 하하.

 

LIST 16. 농구선수를 안 했다면 뭘 하고 싶었어요?
예전부터 그 질문 많아 받았거든요(웃음). 근데 상상이 안 돼요. 제 인생의 반이 농구였고, 또 제가 다른 것에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제 인생에서 농구를 드러낸다면 빈껍데기에요. 인생 재미없게 살았죠(웃음). 아버지가 엄하셔서 놀거나 한 것도 없이 운동 끝나면 집이었어요. FM대로 살았죠.

 

LIST 17. 롤 모델 김주성처럼 되고파
중학생 때부터 좋아했던 선수였어요. 그때부터 롤 모델이 (김)주성이 형이었어요. 이전까지 등 번호를 15번을 달았었는데, 휘문중에서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하면서 계속 32번을 달았어요. 은퇴할 때까지 32번을 달고 싶어요. 주성이 형이 몸 관리를 잘하셔서 오랫동안 뛰고 계시잖아요. 그 부분을 닮고 싶어요.

 

 

LIST 18.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예전 같았으면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라고 대답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이종현은 블록을 정말 잘했었다’ 같은 평가요. 적어도 한 가지 부문에서는 제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인정받고 싶어요. 블록슛이 그래요.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김)주성이 형 기록을 깨보고 싶어요. 은퇴하기 전에.

 

LIST 19. 즉흥 여행
농구 말고는 여행을 좋아해요. 시즌 끝나면 가족여행을 항상 가요. 혼자 여행가는 로망도 있어요. 즉흥 여행처럼요. 가까운 강릉도 좋고요. 저 한강 정말 좋아하거든요. 대학 때도 자주 갔고요. 의외로 분위기 있는 걸 좋아해요. 이번에도 외박 받으면 한 번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하하.

 

LIST 20. 라면과 캔 맥주
바다를 보러 가고 싶어요. 밤에요. 차에서 노래 틀어놓고 드라이브 하면서요. 대학생 때는 한강에 정말 자주 갔었어요. 한강에서 먹는 라면이 정말 맛있거든요. 라면과 맥주 한 캔이 최고죠. (강)상재와 저, 그리고 (김)낙현이, (박)정현이와 방을 써서 자주 같이 갔었어요.

 

LIST 21. 가족여행
가족여행으로 괌을 다녀왔어요. 한국 사람이 제주도보다 많았고, 한국에서보다 절 더 많아 알아보시더라고요(웃음). 호텔의 반이 한국 사람이었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부산을 좋아해서 자주 가기도 했고요. 동생이 두 명이 있는데,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2학년이에요. 저랑 붙어있는 시간이 많이 없긴 했지만, 그래도 막내 동생이 절 좋아해요. 아마 도윤이도 올해부터 농구를 할 것 같아요. 농구를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엄마보다 (농구를) 잘 보고, 아빠도 제법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오리온에서 유소년 농구를 했는데, 주말에는 제 경기를 보러 와야 해서 잠시 쉰 데요. 막내가 농구 한다면 신기할 것 같아요.

 

LIST 22. 전 어떤 장남이었을까요?
부모님이 절 어떤 아들로 생각하실지 저도 궁금하네요. 하하. 어릴 때 속을 엄청 썩였었어요. 농구를 못했으니까요. 학교에도 자주 불려 오셨거든요. 궁금해요, 저도. 전 어떤 아들일까요?

 

LIST 23. 분홍색 농구화
분홍색 농구화요? 제가 튀는 걸 좋아해요(웃음). 지난 시즌에는 암슬리브도 다른 색을 낄 수 있었는데, 올 시즌에는 (유니폼과) 색깔을 맞춰야하잖아요. 그래서 그간 사둔걸 못 끼고 있죠. 그래서 농구화로 대신 절 표현(?)하고 있는데, 튀는 색이 분홍색, 형광색이잖아요. 지난 시즌 분홍색을 신었다가, 얼마 안 신어서 올 시즌에도 계속 신고 있어요. 패션에 관심은 있는데, 맞는 옷이 없어요. 코디 정말 잘 할 수 있거든요. 근데 맞는 게 없어서 추리닝만 입어요.

 

LIST 24. 여행 꼭 갈 거예요!
이번 시즌 끝나면 여행 가고 싶어요. 가족 여행은 아빠가 다 예약 하시죠. 여행으로 간 곳은 많이 없는데, 보통 대회에 참가하면서 가요. 고등학교 때 세계대회가 독일에서 열렸었는데, 거기서 먹은 소시지가 아직도 기억이 나요. 시즌을 치르다보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요. 그래서 저도 어디론가 가고 싶은데, 지금은 시즌 중이잖아요. 하하. 일단 시즌부터 잘 마치고 계획해볼게요! 

 

#사진= 문복주, 한필상, 유용우 기자,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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